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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외친 세무 플랫폼의 민낯…매출 절반이 광고비였다

  • 2026.05.22(금) 07:00

세금 환급 플랫폼 재무제표 분석해보니

세금 환급을 '30초면 끝', '간편 조회', '숨은 돈 찾기'로 포장해온 세무 플랫폼들이 실제로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비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앞세운 '혁신 세무 서비스'라는 이미지와 달리, 주요 플랫폼의 비용 구조는 연구개발(R&D)보다 광고·마케팅 중심에 가까웠다.

특히 세무사법 개정 논의가 활발해진 2025년 들어 주요 세무 플랫폼의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은 증가했다. 오는 6월 개정 세무사법 시행을 앞두고 규제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플랫폼들이 기술 고도화보다는 이용자 확보를 위한 광고전에 더 의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삼쩜삼(자비스앤빌런즈)·비즈넵(지엔터프라이즈)·토스인컴·혜움(더낸세금) 등 주요 세무 플랫폼 운영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의 광고비는 매출액 대비 적게는 30%대, 많게는 50%를 넘는 수준에 달했다.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외벽에 '숨은 돈 끝까지 찾는다'는 대형 현수막 광고가 걸려 있다. 세무 플랫폼 삼쩜삼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마감을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사진: 이대덕 기자]

삼쩜삼, 매출 줄어도 광고비↑…토스인컴, 매출 절반이 광고비

3.3% 인적용역자 세금환급 플랫폼 업계 1위인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의 2025년 매출액은 838억원으로, 전년 862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매출이 줄었음에도 광고비는 오히려 늘었다. 자비스앤빌런즈의 2025년 광고비는 291억원으로, 전년 272억원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 대비 광고비 비중은 2024년 31.6%에서 2025년 34.7%로 3.1%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도 광고 지출을 확대한 셈이다.

토스인컴은 2025년 매출액 623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341억원과 비교하면 3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광고비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토스인컴의 2025년 광고비는 313억원으로, 전년 164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매출 대비 광고비 비중도 2024년 48.0%에서 2025년 50.2%로 상승했다. 매출의 절반가량을 광고비로 지출한 것이다.

다만 자비스앤빌런즈와 토스인컴은 연구개발비를 별도 항목으로 공시하지 않았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비즈넵·혜움과 달리, 이들 기업은 K-IFRS 회계기준을 적용해 R&D 개별 항목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즈넵 연구개발 비중 1%대…혜움, 광고비 비중 15%p ↑

사업자 대상 세무 플랫폼 비즈넵 운영사 지엔터프라이즈는 4개 업체 가운데 광고비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지엔터프라이즈의 2025년 매출액은 192억원으로, 2024년보다 3억원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광고비는 크게 늘었다. 비즈넵은 2025년 110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매출 대비 광고비 비중은 2024년 38.7%에서 2025년 57.3%로 18.6%포인트 급등했다. 매출 증가폭은 미미했지만 광고비는 대폭 늘어난 것이다.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크게 줄었다. 2024년 25억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는 2025년 2억원대로 감소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3.0%에서 1.1%로 떨어졌다. 광고비 비중은 급등한 반면 연구개발비 비중은 1%대에 그친 셈이다.

혜움은 지난해 매출액 75억원 가운데 광고비와 연구개발비가 각각 35억원, 31억원 수준이었다. 매출 대비 비중으로는 광고비가 46.2%, 연구개발비가 41.8%를 차지했다.

혜움의 매출액은 1년 새 128억원에서 7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광고비 총액은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매출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에 매출 대비 광고비 비중은 오히려 상승했다. 혜움의 광고비 비중은 2024년 30.9%에서 2025년 46.2%로 15.3%포인트 증가했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매출의 절반 가까운 금액이 광고비로 쓰인 것이다.

이는 세무사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한 시점과 맞물린다. 플랫폼의 세무 대리, 광고,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커지자, 일부 업체들이 법 시행 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광고 집행을 늘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세무업계에서는 세무 플랫폼의 비용 구조가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단순 환급 대행으로 성장한 플랫폼일수록 이용자 확보를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해야 하고, 규제 환경이 바뀌면 매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음 달 세무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세무 플랫폼의 영업 방식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국세청이 직접 제공하는 환급 서비스가 확대되면, 민간 플랫폼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세청의 환급 서비스 대신 10~20% 수수료를 내고 민간 플랫폼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무 플랫폼들은 AI와 혁신을 내세워왔지만, 재무제표를 보면 실제로는 기술 고도화보다 마케팅에 중점을 둔 구조가 드러난다"며 "IFRS 적용 대상이 아닌 업체들이 공시하는 경상 연구개발비도 엄밀한 의미의 기술 개발비라기보다는 인건비나 정보기술(IT) 제품 임차료 성격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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