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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50년사 "라떼는 세금이 70%였다?"

  • 2026.05.08(금) 08:15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 되면 3000만 사업자와 근로자들은 머리를 싸맵니다. 근로소득자야 매월 따박따박 세금을 걷어가니 걱정 없을 것 같지만, 부업하는 직장인이 많아진 요즘 종합소득세 역시 내야 하는 근로소득자들도 적지 않죠. 

돈을 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는 소득세는 마치 사람이 존재할 때부터 있었던 것 같지만, 우리 세법에 의한 소득세는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7월 5일 처음 제정됐습니다. 이 때에는 소득세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는데요.

생각보다 지금의 종합소득세가 태어난 때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그렇게 옛날 일은 아닙니다. 종합소득세는 1975년에 도입돼 나이로 치면 만 51세에 불과한 중장년입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합산(종합) 소득세율 체계를 마련하고 국민의 전체 소득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50여 년간 이어진 현재의 종합소득세는 어떻게 변화해왔을까요. 그 변천사를 연대별로 살펴봤습니다.

종합소득세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소득의 종류별로 세율을 따로 매기는 분류소득세제가 중심이었습니다. 근로소득은 근로소득대로, 사업소득은 사업소득대로, 부동산소득은 부동산소득대로 따로 세금을 냈는데요. 

당시에는 5개(부동산소득·사업소득·기타소득·근로소득·배당이자소득)의 과세 베이스에 4개의 서로 다른 세율표를 적용했습니다. 때문에 소득을 여러 갈래로 쪼개 신고하면 각각 낮은 세율 구간을 적용받아 전체 세부담을 줄일 수 있었죠. 이를 바로잡기 위해 1975년, 비로소 전체 소득을 한 바구니에 담아 세금을 매기는 종합소득세가 등장합니다.

1970~80년대 '70%' 최고세율 시대

1975년 1월 1일 시행된 최초의 종합소득세율표는 강력한 누진 구조가 특징입니다. 국가 건설 재원 확보를 위해 고소득층으로부터 많은 세금을 거두려는 의지가 반영됐습니다.

최고세율은 무려 70%에 달했습니다. 구간 역시 16단계로 매우 촘촘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70% 세율을 적용받는 4800만원 초과 소득은 당시 공무원 월급이 4만원대였던 것을 감안했을 때 100년 일해야 벌 돈을 한 해에 버는 초고소득자라고 볼 수 있죠. 

1990년대, 세계화와 세제 단순화

1990년대에 들어서며 소득세는 크게 달라졌는데요. 김영삼 정부는 세계화 기조에 따라 1996년, 16단계였던 복잡한 구간을 단 4단계(10·20·30·40%)로 대폭 축소했습니다. 납세 편의를 높이고 글로벌 기준에 맞게 세율을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이 시기부터 이자·배당소득을 합산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가 처음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역대 최저세율 35% 기록

2000년대 소득세의 특징은 저세율 기조 유지와 자연 증세 논란입니다. 최고세율은 2005년 35%까지 내려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하지만 세율은 낮아졌는데 최하위 과표 구간(1200만 원 이하 등)이 십수 년간 고정되면서, 물가 상승률만큼 월급이 오른 서민들이 오히려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됐습니다. 정부가 대놓고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세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조용한 증세가 본격화된 셈입니다.

2010~2020년대, 다시 돌아온 타깃형 증세

2010년대 들어서는 다시 양극화 해소와 소득 재분배에 초점을 두는 소득세제가 등장합니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최고세율은 다시 높아졌는데요. 최고세율은 38%, 40%, 42%를 거쳐 2021년 45% 구간이 신설되며 현재의 8단계 체계가 완성됐습니다.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우는 타깃형 증세라고 볼 수 있죠.

소득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시대의 거울입니다. 정부는 때때로 세율을 낮춰 경제 활성화를 도모했고, 때로는 세율을 높여 분배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20년 간 큰 변화가 없는 과표 구간과 그로 인한 서민들의 체감 세부담 증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매년 5월이면 우리가 머리를 싸매는 이유는, 소득세가 우리 삶과 가장 치열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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