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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세청 납보관, 내부 견제 못 하면…검찰처럼 개혁 대상"

  • 2026.04.02(목) 07:23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세무학과 교수)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았을 때, 납세자의 억울함은 제대로 전달되고 있을까.

국세청 납세자보호관(고위공무원 나급)은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무조사 기능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사반 교체 요구는 물론, 경우에 따라 직권으로 세무조사를 중지시킬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납세자 권리 보호를 상징하듯, 과거에는 '납세자의 호민관(고대 로마에서 평민의 권리를 보호하던 관직)'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제도의 독립성과 영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 내부 조직이라는 한계로 인해, 조직 논리에서 벗어난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납세자 보호 기능을 외부로 분리해 별도 기구나 위원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반복돼 온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결국 쟁점은 세무조사 기능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견제할 것인가에 있다. 제2대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을 지낸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세청 내부 통제 장치로 설계됐지만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스스로 통제 기능을 입증하지 못하면 검찰처럼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택스워치는 박훈 교수를 만나 납세자보호관 제도의 한계와 개선 방향을 들어봤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택스워치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납세자보호관 제도가 세무조사에 대한 견제 장치로 작동하는데는 현행 구조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외부 통제 기능을 갖춘 별도 위원회를 두자는 논의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납세자보호관 제도가 세무조사를 견제하는 장치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
  핵심은 납세자보호관의 태도다. 납보관은 외부에서 영입된 개방형 직위로 조직 논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 임기가 끝나면 원 소속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국세청 소속으로 계속 근무해야 해 조직 논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제도 운영의 자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결국 외부 출신 납보관이 조직 논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는 개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 납보관 조직을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전화 체계까지 별도로 분리돼 있다. 한 번 배치되면 장기간 근무하도록 설계된 점도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이를 벤치마킹하면서 심사 기능까지 결합한 구조를 택했다. 이 때문에 권한은 미국보다 강한 측면이 있지만 국세청 내부 조직에 속한 만큼 독립성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현행 구조만으로는 국세청 세무조사 기능을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외부 통제 기능을 갖춘 별도 위원회나 납보관 제도의 외부 분리 논의가 반복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제도를 외부로 분리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세무조사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제가 이뤄질 수 있고, 국회나 감사원 등 기존 통제 장치가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조직을 만드는 것은 옥상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독립위원회 논의가 계속되는 것은 국세청 조사 기능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반복되는 반면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방어적인 입장에 있는 반면, 재정경제부나 청와대는 새로운 통제 방식을 모색하려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Q. 납세자보호관 재직 당시 세무조사의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셨다. 그 이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하는가? 
  큰 변화로는 조사국에 변호사 출신 인력이 대거 유입된 점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불복 분야에 변호사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조사 분야에도 참여하면서 절차적 통제와 내부 관리가 강화됐다. 이런 점에서 일정 부분 개선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세무조사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기보다는 절차적 권리 보장이 강화됐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한 기업 오너가 조사4국 조사를 두 차례 받고도 문제없이 기업을 운영해 상을 받았다는 점이 강조된 적이 있다. 철저한 조사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부분 납세자는 이러한 사례를 직접 경험하지 못해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세무조사는 본질적으로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 긴장 관계를 전제로 하는 절차인 만큼,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박 교수는 납보관실에 인사권과 예산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납보관실과 조사국 간 힘의 균형이 맞지 않다"며 "조사국을 제대로 견제하려면 그에 걸맞은 권한과 위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납세자보호관이 조사국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준의 권한과 위상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국세청은 조사국과 납보관실이 긴장 관계에 있는 구조다. 납보관실은 조사 기능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제도적으로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만 납보관 권한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실무적으로 영향은 줄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핵심은 운영이다. 인사권과 예산권 문제다. 현재는 국세청장의 영향이 상당히 크지만, 납보관실의 권한을 독립적으로 보장하면 조직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승진 인사 정원을 일정 부분 확보하면 우수 인력이 유입되고 조직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

지금은 국세청의 핵심 조직이 조사국으로 인식되고 납보관실은 지원 부서 성격이 강하다. 힘의 균형이 맞지 않는 구조다. 조사국을 제대로 견제하려면 그에 걸맞은 권한과 위상이 필요하다.

결국 납보관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기능을 외부로 분리해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진다. 내부 통제가 작동하지 않으면 외부 통제로 갈 수밖에 없다. 검찰의 사례처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면 외부 개혁이 뒤따른다. 국세청도 예외는 아니다. 국세청이 과거 권력기관의 위상에 안주한다면, 결국 개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Q. 국세청 심사청구 제도는 또 다른 내부 통제 장치로 꼽힌다. 불복 단계에서는 조세심판원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두 기관을 모두 경험한 입장에서 판단 기준이나 역할에서 차이를 느꼈나?
  국세청은 내부 기관이고 조세심판원은 외부 기관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인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라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 어느 한쪽이 더 전문적이거나 공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구성 측면에서 보면 국세청 심사청구는 본청 기준 심사위원이 11명이며, 심판원은 4인 합의체로 운영된다. 국세청에는 과세전적부심이 있어 사전 구제 기능도 수행한다.

사실관계 판단에서는 국세청 단계가 상대적으로 명확한 측면이 있다. 새로운 과세 시도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과세관청 입장에 다소 우호적이며, 심판원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태아 상속공제' 문제가 있다. 이 사안은 심판원이 해석을 통해 기존에 인정되지 않던 부분을 인정한 경우다. 만약 국세청 심사청구 단계였다면 구제가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사례로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 이후를 들 수 있다. 2003년 법 개정 이후 국세청은 적극적으로 과세를 시도했고, 이러한 흐름은 2011~2012년에도 이어졌다. 

다만 당시에는 국세청 내부 불복 단계에서 과세 판단을 뒤집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후 사건들이 심판원으로 넘어가면서 일부 조정이 이뤄졌고, 최종적으로는 2015년 대법원에서 과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새로운 과세 시도가 이뤄질 경우 국세청 내부에서는 과세 부서와 다른 해석을 내리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반면 심판원은 조직 내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법원 단계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는 사안을 사전에 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Q. 국세청 불복 절차는 과세 기관이 구제 기능까지 함께 수행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조직 논리나 내부 분위기가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지?
  영향이 있다고 본다. 국세청의 불복 업무는 납세자보호관실이 담당하는데, 심사1·2과가 본청 국 단위 조직에 소속돼 순환보직 체계로 운영된다. 심사 업무에는 조사부서 출신 인력이 상당수 포함되는 구조다.

이 경우 초기에는 기각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조사 업무를 수행하던 시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조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판단하도록 교육이 이뤄지고, 시간이 지나 경험이 축적되면 점차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된다.

다만 조사 경험이 있는 만큼 사실관계 판단에서는 강점이 있다. 실제 과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그 판단에 설득력이 실리는 측면도 있다.

기본적으로 국세청 내부 불복 절차는 잘못된 과세를 스스로 바로잡는 '자기시정' 기능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과세 부서와 판단 조직이 일정 부분 분리돼 있는 만큼 권리구제 기능도 작동한다.

물론 동일 기관 내에 있다는 구조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충분히 타당하다. 다만 그 보완 방식이 반드시 외부 기관으로의 이관일 필요는 없다. 판단 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내부적으로 어떻게 강화할지가 핵심이다.

박 교수는 조세불적 절차 일원화와 관련해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역할 부담은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며 "국세청은 과세 전 단계에서의 사전 구제에, 심판원은 과세 이후 사후 구제에 무게를 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조세불복 절차가 국세청·조세심판원·감사원으로 나뉘어 있어 납세자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기관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일원화 문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국세청, 조세심판원, 감사원 모두 각자의 존치 논리가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제도 개편도 쉽지 않다.

다만 기능적으로는 일정한 역할 구분이 이미 형성돼 있다. 감사원이 지적한 사안은 감사원 단계에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고, 사실관계 판단이 복잡한 사건은 국세청 심사로 가는 경향이 있다. 반면 국세청과는 다른 시각, 즉 제3자의 판단을 원하는 경우에는 조세심판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기관별 역할이 일정 부분 구분돼 있는 만큼, 단일 기관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납세자가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제도 보완은 필요하다. 납세자 선택권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일한 쟁점이라도 어느 기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문제는 줄여야 한다. 

따라서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역할 분담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국세청은 과세 전 단계의 사전 구제에, 심판원은 사후 구제에 각각 기능을 집중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기관 간 교류를 통해 판단 기준을 정비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일관성을 높여야 한다. 납세자의 선택권은 보장하되, 결과의 편차는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직 납세자보호관이 현 체계 내에서 납세자 보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어떤 점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는지?
  공식적인 방식으로라도 다양한 목소리를 폭넓게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 납세자와 세무대리인 등 외부 의견은 물론, 필요하다면 내부 의견까지 균형 있게 청취해야 한다. 

김영란법 등으로 제약이 있지만, 공식 절차를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내부에 있을수록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될 수 있는 만큼, 의식적으로 소통의 창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국세청 사람이 아니라 납세자를 대표하는 자리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임기가 끝나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만큼, 국세청의 시각이 아니라 외부의 관점에서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부 인력과의 접촉이 많아질수록 조직 논리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국세청 역시 인사와 예산을 통해 납세자보호관 조직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납세자보호관이 납세자 권리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이 조직 안팎에서 분명해질 때, 제도 역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사진: 이대덕 기자]

☞박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바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가 됐다.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원장, 한국지방세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세법에 관한 학문적 기반을 다졌다. 현재는 서울시립대 대외협력 부총장을 맡고 있다.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행정안전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장,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재정개혁특별위원회(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위원 등을 거치며 한국 조세정책 발전에 기여했다. 2025년 한국세법학회 16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달에는 한국국제조세협회 21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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