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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퇴사자 PC에 남은 파일…세무조사 '숨은 단서' 된다"

  • 2026.03.27(금) 07:00

강승윤 세무법인 센트릭 대표세무사

퇴사 직원 PC에 남아 있는 파일들이요?
세무조사 때 발견하면 이미 늦어요. 핵폭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세무조사 분야에서 오랜 경륜을 쌓은 세무법인 센트릭의 강승윤 대표세무사는 기업들이 무심코 방치하는 퇴사 직원의 PC가, 국세청 조사팀 입장에서는 '단서 창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회사 내부 PC와 이메일에는 세무조사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이 켜켜이 쌓인다. 문제는 이 자료들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 일상적인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런 자료들이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국세청이 빅데이터와 외부 정보를 결합해 기업의 자금 흐름과 거래 구조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면서 관행처럼 처리됐던 거래와 문서들이 그대로 세무 리스크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드러난 문제라면 제거라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보이지 않는 리스크다. 회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 속에 어떤 위험이 숨어 있는지 사전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손을 놓고 세무조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걸까.

강 대표는 이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세무조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리스크를 점검하는 '사전진단(세무조사 리허설)'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택스워치는 강 대표를 만나 최근 세무조사 트렌드와 기업들이 점검해야 할 세무 리스크,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강승윤 세무법인 센트릭 대표세무사는 택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세무조사의 특징에 대해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느끼는 변화는 사주일가(오너) 리스크와 국제거래(이전가격)에 대한 현미경식 검증"이라고 말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오너 리스크·이전가격…세무조사 타깃 바뀌었다

Q. 국세청이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세무조사 방식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
연초 국세청에서 발표하는 보도자료를 보면 어떤 유형에 대해 세무조사를 할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올해 3월 발표 자료에서는 사주의 사적 비용 사용, 지배주주에 대한 부당 이익 귀속,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소액주주 권익 침해, 민생침해, 온라인 신종 탈세, 부동산 탈세, 역외탈세 등이 주요 조사 대상으로 제시됐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흐름은 사주일가(오너) 리스크와 국제거래(이전가격)에 대한 정밀 검증이다.

오너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실제 근무하지 않는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대주주 임원에게 합리적 사유 없이 동일 직위보다 과도한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가 집중 점검 대상이 된다. 법인 소유의 고급 차량이나 골프 회원권을 오너 일가가 사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조사 과정에서 빠짐없이 확인된다.

국제거래 측면에서는 국내 본사와 해외 자회사 간 이전가격(TP) 검증이 한층 엄격해졌다. 해외 자회사에 그룹 상표권이나 기술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본사가 파견한 인력의 인건비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는 경우 대규모 소득 조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수관계기업 간 거래에 대한 과세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고·저가 용역 거래에 대해 법인세만 부과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해당 거래로 주주에게 귀속된 이익까지 따져 증여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수관계 거래에서는 시가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세청은 과세자료제출법에 따른 자료는 물론 기업의 세금신고 데이터, 국가 간 정보교환 자료,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가상자산 거래 정보, 해외금융계좌 신고자료 등 방대한 데이터를 결합해 조사 대상을 선별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실제 조사에서 그대로 활용된다. 해외금융계좌 5억원 신고 누락이 확인되면 해당 자금이 기업에서 유출된 것인지, 자금의 원천이 무엇인지까지 추적이 가능하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납세자가 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도 소득 신고, 대출 여부, 증여 여부, 기업 자금 유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언론 보도 역시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특수관계 거래를 통한 이익 편취나 편법 상속·증여, 계열사 간 합병·분할 과정의 문제 등이 기사로 제기될 경우, 국세청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무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

강승윤 대표는 기업 관련 부정적 언론 보도가 나오면 세무조사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특히 특수관계 거래나 편법 상속·증여 의혹 등이 제기될 경우, 국세청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사진 : 이대덕 기자]

Q. 기업 입장에서는 세무조사를 피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다. 3월 법인세 신고 단계에서 어떤 부분이 조사의 단서가 될 수 있나.
  세무조사의 가장 강력한 징후는 장부상 계정과목의 비정상적인 변동과 불일치다. 국세청은 장부 기록과 경제적 실질이 다른 부분, 특히 자금이 부당하게 유출된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대표적인 사례가 결산기말 자금 이동이다. 거액의 현금을 가지급금 등으로 돌려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다음 해 초 다시 원상 복구하는 패턴은 자금 유용 의심 신호로 곧바로 포착된다.

현장에서는 이런 흔적들이 반복적으로 발견된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장기 미회수 채권, 장부상 재고와 실제 재고의 불일치, 증빙 없이 집행된 거액의 현금 지출 등이 대표적이다. 간이영수증으로 처리된 비용도 조사 과정에서는 그대로 검증 대상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기관을 가리지 않고, 일부 기업에서는 매출 확대나 영업상 필요를 이유로 연말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가 연초에 이를 되돌리는 거래가 여전히 발생한다. 

그러나 국세청은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이러한 거래는 쉽게 확인된다

특히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수취한 금액이 6개월(1과세기간) 기준 5억원 이상이면 조세범칙조사 대상이 된다.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금 추징과 별도로 회사와 실행위자에게 각각 벌과금이 부과된다. 5년간 허위 거래 금액 합계가 30억원을 넘으면 형사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

Q. 불가피하게 세무조사를 받는다면, 대응을 잘해야 할 것이다. 대표님이 보시기에 이런 실수는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할 만한 사례가 있는가?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실수는 '객관적 증빙의 부재'다. 

대표적인 사례가 퇴직 임원 고문료다. 많은 기업이 전직 임원을 고문으로 위촉해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고문료를 지급하지만 세무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업무 수행 내역을 입증하지 못해 전액 가공 인건비(업무무관비용)로 부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도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용역이나 부동산, 비상장 주식 거래 과정에서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거나 관련 증빙을 갖추지 못한 경우, 조사 단계에서 이를 소명하기가 쉽지 않다. 

적격증빙(신용카드, 세금계산서) 없이 현금으로 비용을 처리하는 등 관행에 의존한 대응 역시 세금 추징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다.

조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을 회피하거나 사실과 다른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범칙조사로 전환되면서 조사 기간이 연장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특히 일부 조사에서는 범칙조사를 활용해 조사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 활용되기도 한다. 일반 세무조사는 기간 연장을 위해 납세자보호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범칙조사는 해당 절차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 석유화학 기업은 세금계산서 수수 위반 혐의로 범칙조사로 전환됐다. 해당 기업은 정상 거래라고 주장하며 권리보호를 신청했지만,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은 심의 대상이 아니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미 소명자료를 제출했음에도 조사 종료 10여일을 앞두고 범칙조사로 전환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국세청이 중동전쟁으로 피해를 본 석유화학 업계에 납부기한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는데, 정작 조사기간 연장을 당해 안타깝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예고 없는 세무 리스크 …선제 대응이 관건"

강승윤 대표는 "퇴사 직원의 PC와 파일이 방치되면서 기업이 인지하지 못한 세무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다"며 이를 '핵폭탄'에 비유했다. 이어 "사전에 점검하고 필요시 수정신고를 하면 세금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예고 없이 시작되는 비정기 세무조사가 늘면서, 기업들 사이에서는 미리 점검하자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센트릭의 사전진단은 실제 세무조사처럼 진행된다고 보면 되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들여다보나.
 
국세청이 보는 방식 그대로 들여다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건강검진이랑 똑같다. 아프고 나서 병원 가는 게 아니라, 아프기 전에 찾아내는 것이다. 임직원의 PC, 이메일, 전자문서, 클라우드, 자료는 흩어져 있지만, 흔적은 연결된다.

기업 내부에 이미 징후가 쌓여 있는 것이다.

직원이 퇴사하면 사용하던 PC와 파일이 공유폴더나 부서 문서함에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어떤 자료가 있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잠재적인 세무 리스크가 쌓이게 되고, 경우에 따라 '핵폭탄'이 될 수 있다.

조사 때 처음 발견되면 이미 늦다. 그래서 사전진단은 리스크를 찾는 작업이다.

센트릭은 국세청 조사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포렌식 기법을 활용해 기업 내부 데이터를 들여다본다.

단순히 장부를 보는 것이 아니다. 장부와 실제 거래가 맞는지, 숫자와 흐름이 연결되는지, 그 사이의 어긋남을 찾는다.

점검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계정과목별 이상 징후를 걸러낸다. 이후 거래의 실질을 하나씩 확인한다.

예를 들어, 장기 미회수 채권의 경우 실제 회수 의사가 있는지를 본다. 대여금은 특수관계자에 대한 우회 지원은 아닌지, 외주비와 수선비는 실물 없는 가공 비용은 아닌지를 살펴본다. 

특수관계자 간 재화나 용역 거래가 정상적인 시가 기준에 맞는지, 세무 리스크가 있는 문서가 어디에 있고 왜 문제가 되는지도 점검한다. 필요하다면 수정신고를 권고한다.

Q. 실제 사전진단 과정에서 기업이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리스크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나.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달라.
 
기업들이 과거부터 해오던 관행이라며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던 영역에서 대형 세무 리스크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끼워넣기 거래'를 통한 가공 세금계산서 수수다.

형식적으로 관계사를 거래 중간에 끼워 넣고, 그 사이에서 이른바 통행세를 챙기는 구조다.

이는 부당행위를 넘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판단된다. 이 경우 매입세액 불공제는 물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또 다른 리스크는 해외 파견 임직원 인건비다. 본사가 해외 자회사에 직원을 파견하면서 인건비를 전액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은 해당 인력이 현지 자회사를 위해 일했다면 그 자체가 용역 제공이 된다. 용역 제공에 따른 마진(Mark-up)을 반영해 이전가격 과세 조정을 적용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부담일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기업이 인지하지 못한 자료가 곳곳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메일 등을 통해 문서가 공유되는 과정에서 파일이 각 PC에 임시 형태로 쌓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게 세무 리스크가 되는 자료가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강승윤 세무법인 센트릭 대표세무사. [사진: 이대덕 기자]

☞강승윤 세무사는?
반포세무서장·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3과장 등을 지냈다. 국세청 본청 조사국에서 탈세 혐의자를 선별하고 조사대상자를 선정하는 업무를 많이 해왔고, 현장에서는 주로 서울청 조사 1·4국에서 근무했다. 공직 시절에는 직원들로부터 "동료직원과 상하간에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 세무법인 대륙아주를 설립해 대표세무사를 맡았으며, 지난해 8월 세무법인 이현과 세무법인 대륙아주가 합병을 통해 출범한 '세무법인 센트릭'에서 세무2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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