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은 내야 할 의무도 중요하지만, 잘못 부과된 세금으로부터 내 재산을 지킬 권리를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많은 납세자가 세무조사 통지나 고지서를 받고 억울함을 느끼지만 막상 대응하려 하면 '과세전적부심', '심사청구' 같은 낯설고 딱딱한 용어 앞에서 장벽을 느끼고는 합니다.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임에도 용어가 어려워 권리 행사를 주저하거나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구제 제도 중 하나인 권리보호요청은 구제율이 90%를 넘어서기도 하는데요. 복잡한 세금 구제 제도 5가지를 알기 쉽게 정리해봤습니다.

납세자보호관 '국세청 안의 변호인'
납세자권리구제 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국세청 내부의 납세자보호담당관과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해 구제받거나, 국세청에 공식적으로 불복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전적 권리구제에 해당하는 권리보호요청과 고충민원은 세무조사, 세원관리, 체납처분 등 국세행정 집행 과정에서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됐을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과세 전 단계에서 국세공무원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제도입니다.
권리보호요청은 크게 '조사'와 '일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조사 분야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관의 위법·부당 행위, 조사 범위 확대, 기간 연장, 장부 일시보관 연장 등에 대해 구제를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이를 확인해 시정 여부를 판단합니다.
일반 분야는 신고내용 확인 절차 미준수, 과도한 자료 요구, 무리한 현장 확인 등으로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될 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권리보호요청은 전체적으로 시정률이 90%를 넘는 등 효과적인 제도로 평가됩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분야는 시정률이 91~98%로 높은 반면, 조사 분야는 16.4~45.1% 수준에 그칩니다. 조사 분야의 평균 시정률은 31.6%로, 세무조사 과정에서의 권리구제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참고로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세무서와 지방청, 본청에 설치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세무서와 지방청 납세자보호위원회의 결정으로 판단이 끝났지만, 세무조사와 관련해 세무서와 지방청 납세자보호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권리보호요청과 고충민원 실적은 2017년(2016년 귀속)부터 공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제도는 있었지만, 국세기본법 개정을 계기로 국회에서 실적 공개를 요구하면서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법리로 정당성을 다투는 불복제도
과세전적부심사청구(과세전적부심)와 이의신청, 심사청구는 국세기본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세금 부과의 법적 근거가 맞는지 틀린지를 따지는 행정심판 절차입니다.
과세전적부심은 세금 고지서가 찍히기 전 바로잡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카드인데요. 세무조사 결과 통지를 받은 후, 실제 고지서를 받기 전에 "이 과세는 부당하다"고 미리 소명하는 제도입니다. 사전 예방 단계로, 과세전적부심에서 인용 결정을 받으면 세금을 내기 전에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어 가산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의신청은 세금 고지서를 받은 후 해당 세무서나 지방국세청에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첫 번째 불복 단계입니다. 이의신청은 선택 사항으로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국세청 심사청구나 조세심판원의 심판청구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사청구와 심판청구에서 답변을 받기 위해서는 평균 90일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결과를 얻고 싶을 때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심사청구는 이의신청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법원(소송)으로 가기 전 국세청장에게 직접 판단을 받고 싶을 때 거쳐야하는 절차입니다. 국세청 내부의 최종적인 판단 단계로,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면 심판원(심판청구)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인 구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한 조세 전문 변호사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소송까지 가기보다 행정심판 단계에서 구제받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며 "단순한 탈세가 아니라 세법에 근거해 정당하게 세금을 줄이는 경우라면, 법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심사 단계에서 권리를 구제받는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