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도 팔지도 않았는데 수십억 원의 세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A씨는 입사 당시 회사로부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행사가격은 주당 933원. 몇 년 후 회사가 성장하면서 주가가 주당 5만3600원까지 올랐고, A씨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신주를 인수했다. 주식을 팔지는 않았다.
그런데 세무서로부터 수십억원의 종합소득세 고지서가 날아왔다. "주식을 아직 팔지도 않았는데 왜 지금 세금을 내야 하느냐"는 A씨의 항변은 세법 앞에서 통하지 않았다.
스타트업 붐과 함께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구조이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근로소득'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자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회사의 성장과 기술혁신에 기여한 역무에 대한 보상으로 활용된다.
주가가 오를수록 임직원의 이익이 커지므로, 임직원이 회사 성장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도록 유인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세법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시점에 '행사 당시 시가'와 '실제 매수가액(행사가격)'의 차액을 근로소득으로 과세한다(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17호).
A씨는 주식을 주당 933원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주가는 5만3600원이어서 주당 약 5만2667원의 행사이익이 발생했고, 이 금액이 근로소득으로 잡힌다.
여기에 최고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되니 세금만 수십억 원이 나오는 것이다.
대법원도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확인해 왔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두5172 판결 등)
스톡옵션은 고용관계를 전제로 한 보상이고, 행사이익은 실질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받는 급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행사 당시 시가'
핵심 쟁점은 과세 시점과 평가기준이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주식을 취득하지만, 그 주식을 즉시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상장주식이라면 매각 자체가 어렵고, 상장주식이라도 보호예수 기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세법은 주식을 실제로 처분하는 시점이 아니라 '행사하는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한다. 행사 후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행사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세금은 그대로다.
A씨의 경우가 바로 그랬다. 스톡옵션 행사일(2021년 12월 1일) 당시 시가는 주당 5만3600원이었으나, 신주를 실제로 교부받은 날(2021년 12월 20일)의 시가는 주당 3만6000원으로 떨어져 있었다.
A씨는 "행사일이 아닌 신주 교부일의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며 경정청구를 했지만 거부당했고, 행정소송에서도 패소했다.
A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다.
소득세법 제20조 제3항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이 근로소득에 포함되는지 여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의 발생 시점, 구체적 산정 기준 등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하위법규인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조세법률주의를 위반하였고, 행사 시점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 실제로 향유할 수 없는 이익에 대한 과세로서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의 산정 시점 및 구체적 기준은 경제현실의 변화에 즉응해야 하는 세부 사항으로서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행사이익을 근로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로 소득세법 제20조 제3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헌법재판소 2026. 1. 29.자 2025헌바143 결정)
납세자를 위한 완충 장치는 있다
다만 입법자도 이 문제를 전혀 외면하지는 않았다.
벤처기업 임직원의 경우 일정 요건을 갖추면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해 연간 2억원 이내, 누적 5억원 한도로 소득세를 비과세하는 특례가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6조의2).
또한 행사이익을 행사 시점에 근로소득세로 납부하는 대신, 주식을 양도하는 시점에 양도소득세로 납부하는 과세이연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6조의4). 행사이익을 5분의 1씩 5년에 걸쳐 분할납부할 수 있는 납부특례도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6조의3)
그러나 이러한 특례는 벤처기업 요건, 행사가액 한도, 전용계좌 개설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일반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 임직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메시지는 명확하다.
스톡옵션을 받았다면 행사 전에 반드시 세금 규모를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행사 시점의 주가가 높을수록 세금도 커지고, 주가가 이후 하락하더라도 세금은 줄어들지 않는다.
비과세·과세이연·분할납부 특례 요건을 미리 점검하고, 행사 시기와 수량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주식을 팔지 않았다는 항변은 세법 앞에서 통하지 않는다.

☞서승원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 조세팀의 파트너 변호사로, 조세 일반 자문과 조세불복, 관세 자문·불복,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등 세금·관세 분쟁 전반을 다룬다. 공인회계사(CPA)로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와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등 실무를 경험한 뒤 법조계로 진출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42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으며, 회계와 법률을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조세 분쟁과 기업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