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처음 사서 취득세가 감면되는 줄 알았는데, 대상이 아니랍니다."
주택을 둘러싼 다툼은 조세심판원에서 반복되는 장면이다. 실제로 지난해 접수된 심판청구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주택 관련 세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 단계에서는 생애최초 주택 감면 적용 여부가, 처분 단계에서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취득세 불복 최다…조세 분쟁 45%는 주택
지난해 국세청·관세청·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과세당국이 부과한 세금에 불복,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한 건수는 7225건이었다. 전년 이월 사건까지 포함한 처리 대상 건수는 1만403건으로, 이 중 76.9%(7996건)가 처리됐다.
조세 불복이 가장 많았던 세목은 취득세였다. 작년 한 해 접수된 건수는 1651건으로, 전체 세목 중 유일하게 1000건을 넘겼다. 전년(1586건)과 비교해서도 65건 증가했다. 심판원 관계자는 "취득세 사건 중 가장 많은 쟁점은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이라고 설명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샀다면 취득세를 감면(소형 주택 300만원, 그 외 200만원)해주는데, 주택을 샀다는 행위만으로 감면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감면을 받으려면 ①주택 취득일로부터 3개월 이내 전입신고 후 실거주를 해야 하며 ②취득세를 감면받고 3년 내 매각, 증여, 임대하면 감면 세액을 추징당한다.
다만 주택 보유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하면서도, 거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정은 일정 부분 고려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심판례를 보면, 과거 주택의 부속 토지 지분을 소유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감면이 인정되지 않은 사례(조심2024지0489)가 있는 반면, 전입 지연의 경우에는 임차인 퇴거 지연 등 현실적인 사정을 인정해 감면을 유지한 사례(조심2025지1660)도 있다.
양도소득세(768건) 역시 주요 분쟁 세목으로 꼽힌다. 단일 세목으로 종합소득세(991건)에 이어 세 번째로 심판청구가 많이 접수된 세목이다. 심판원 관계자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적용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라고 말했다. 보유기간에 따라 세금을 줄여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적용 여부를 둘러싼 불복도 적지 않다고 한다.
주로 주택 등 부동산과 얽힌 세목(취득, 양도, 재산, 종합부동산세)으로 따지면 전체 불복 사건의 약 45%(7225건 중 3257건)를 차지했다. 상속세와 증여세까지 포함하면, 조세 분쟁이 소득보다 자산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구조가 뚜렷해진다.

재산세·종부세 불복 급감, 이유는
부동산 관련 세목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불복 건수가 1년 새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재산세 관련 심판청구 건수는 593건으로, 전년(1749건)보다 약 66% 줄었다. 2024년 심판청구 건수가 높았던 배경에는, 서울 한 자치구의 토지 소유주 800여명이 집단을 재산세 감면을 요구한 영향이 컸다.
이들이 보유한 토지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이후 10년 이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사권제한토지'였다. 토지 이용이 제한된 상태에서 재산세가 부과되자, 소유주들은 "국토계획법상 감면 대상에 해당한다"며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결국 감면이 인정됐다. 이 영향으로 당시 재산세 심판청구 인용률은 81.2%까지 치솟았다.
종부세도 불복 감소 흐름이 뚜렷하다. 2024년 1271건에서 지난해 245건으로 크게 줄었다. 심판원 관계자는 "종부세 사건은 그동안 위헌 여부를 다투는 사례가 많았지만, 각하·기각 결정이 반복되면서 위헌을 이유로 한 심판청구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세 분쟁이 어디에 몰리는지만큼이나, 해결까지 걸리는 시간도 관심사다. 지난해 심판청구 사건의 평균 처리일수는 225일로, 세목별로 차이를 보였다. 부동산 관련 세목만 보면 취득세가 269일로 가장 오래 걸렸고 재산세는 219일, 종합부동산세는 185일, 양도소득세는 181일로 집계됐다. 모든 세목이 국세기본법상 법정 처리기한(90일)의 두 배를 넘는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