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대표자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회에서 기업승계를 별도 법률로 지원하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기업승계는 주로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가업승계'와 세제 지원 문제로 다뤄졌지만, 최근 발의된 법안들은 친족 승계를 넘어 제3자 승계, 인수·합병(M&A), 영업양수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중소기업 승계와 관련한 특별법안은 3건이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인수·합병 등을 통한 중소기업 승계 촉진에 관한 특별법안'을 냈고, 같은 당 김동아 의원은 올해 1월 '중소기업 기업승계 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어 지난 4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도 '기업경영의 계속성 강화를 위한 기업승계 지원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세 법안은 모두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회부됐거나 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세 법안의 공통된 문제의식은 중소기업의 '승계 공백'이다. 김원이 의원안은 중소제조업 CEO의 60세 이상 비중이 2012년 14.1%에서 2023년 36.8%로 급증했다는 점을 들며, 가족 간 상속·증여 중심의 기존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특히 일본처럼 종업원 승계나 M&A 방식의 승계를 포함하는 통합적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아 의원안은 승계 실패가 기업 지배구조 불안, 금융기관 대출 회수, 흑자도산, 기업 매각, 일자리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이에 따라 기업승계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이 정부에 승계지원 등록을 신청하고, 등록기업에 대해 컨설팅·융자·보증·사업재편 지원을 제공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가장 최근 발의된 이철규 의원안은 후계자 부재로 기업과 기술, 고용이 함께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승계자를 발굴·육성하고, 승계 이후 경영안정과 성장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뒀다. 특히 기업승계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승계 자문·중개업자를 등록·관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를 인식하는 시작점은 같지만, 각 법안들의 차이도 돋보인다. 김원이 의원안은 기업승계를 '가업승계'와 '인수·합병형 승계'로 나눠 정의하고, 중개업자의 등록과 의무, 보증보험 가입, 비밀준수 의무 등을 규정했다. 제3자 승계와 M&A 중개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성격이 강하다.
김동아 의원안은 정책 대상과 사후관리 요건이 가장 구체적이다. 승계지원 등록기업 제도를 두고, 승계자가 일정 기간 기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지분율이 낮아지는 경우, 고용·급여 수준이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을 확대하되, 고용유지와 경영 지속성을 조건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이철규 의원안은 기업승계자 발굴·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승계 절차를 쉽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를 넘겨받을 사람을 찾고 키우는 지원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자문·중개업자 등록 요건과 플랫폼 공시 의무도 포함해 승계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내용이 담겼다.
세 법안 모두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라는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어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병합심사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모두 유사한 취지의 법안을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세제 감면, 융자·보증, 수수료 지원 등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정부와 재정당국의 입장이 변수다. 또 M&A형 승계를 어디까지 지원할지, 지원받은 기업에 고용유지 의무를 얼마나 부과할지, 자문·중개업자 규제를 어느 수준으로 둘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