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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에서 600억까지…가업상속공제 30년 변천사

  • 2026.04.17(금) 07:00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다시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이 제도의 혜택을 받는 업종과 자산 범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불거진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논란에 대한 답은, 단순히 '세금을 얼마나 깎아주느냐'가 아닌, 우리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업의 실체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되짚어 보는 데에 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언제, 왜 도입됐으며 어떤 변화를 거쳐왔을까.

가업상속공제는 1997년 도입됐다. 당시 대한민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라는 시련에 직면해 있었다. 가업상속공제가 탄생한 이유는 명확했다. 기술 대물림이 필요한 업종이 세부담 때문에 가업을 잇지 못하고 문을 닫는 일을 막자는 취지였다. 

공제 대상은 가족이 승계하지 않으면 가업이 단절될 경우로 한정했다. 때문에 공제 한도는 1억원으로, 다소 소박했다. 특혜라기보다는 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가까웠다. 

논쟁의 시작…2014년 '대폭 확대'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기업 하기 좋은 나라' 기조 속에 공제 한도가 30억원으로 상향됐다. 이때 15년 이상의 경영 요건과 계획적인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가업승계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를 신설했다. 창업주가 사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생전에 주식을 증여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넘기라는 의도였다. 이후 2009년부터는 가업 영위기간(10~20년)별 60억~100억원까지 공제한도를 늘렸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일어났다.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해 주는 파격적인 개편안이 시행된 것이다. 당시 여권은 백년기업 육성을 주장했지만,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를 '부자 감세', '재벌을 위한 선물 보따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논쟁 끝에 경영기간별 10년 200억원, 15년 300억원, 20년 500억원으로 한도를 대폭 상향했다.

보수 정부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도 가업상속공제 대상은 확대됐다. 2018년 적용 대상을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까지 넓혔다. 다만, 대기업 집단을 제외하고 대표이사 취임 의무와 고용·자산 유지 등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했다. 혜택을 주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해 제도 남용 우려를 제어하려는 목적이었다.

완화 이후 선별로…정책 방향 전환

윤석열 정부 들어 2023년,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다시 한번 한도를 600억원으로 상향하고 매출 기준을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완화하는 변화를 겪었다. 사후관리 기간 역시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고용 유지 요건도 5년 통산 100%에서 90%로 줄이는 등 승계 실행 부담을 대폭 낮췄다. 

특히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의 세율 구간을 명확히(과표 60억 이하 10%, 초과 20%)해, 생전 승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2024~2025년에는 업종 변경 허용 범위를 대분류까지 넓히고, 임직원 사택이나 학자금 지원 등을 사업무관자산에서 제외했다. 또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납부유예 제도를 신설해 지속 경영을 위한 실무적인 장치들을 마련했다.

현재 논의 중인 가업상속공제 개정안의 핵심은 '진짜 가업 선별'이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기술력 있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치가 급등한 주차장이나 베이커리 카페 등이 공제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정부는 공제 한도 확대보다는 업종과 자산의 적격성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토지나 비업무용 자산을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경영 실질 증빙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쟁점이다.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은 지난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업상속공제 실태조사 결과 및 개선방안'을 보고하고, 주차장업이나 직접 생산 없이 빵을 사다 판매하는 카페 등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소 의무 사업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상향 조정하고, 공제가 적용되는 토지 범위를 축소하는 한편, 면적당 공제 한도 기준도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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