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 번만 하면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는 광고는 누구라도 혹하게 만든다. 특히 5월 종합소득세 신고(올해는 6월 1일까지) 시즌이면 이런 광고 문구가 카카오톡 알림과 유튜브, 포털 광고를 뒤덮는다.
하지만 광고를 보고 조회해도 실제 환급액이 기대보다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 광고는 환급 가능성이 확정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거나, 특정 사례를 전체 평균처럼 인식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세금 환급 플랫폼 광고가 내달 24일부터는 새로운 법적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개정 세무사법 시행으로 무자격자의 세무대리 오인 광고와 소비자를 혼동시키는 광고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세무 플랫폼들이 현재 사용 중인 광고 문구 상당수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업계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세무 플랫폼들이 사용 중인 광고 문구를 하나씩 따져봤다. 만약 개정 세무사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같은 표현을 쓰고 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이미 공정위 제재는 있었다…무얼 문제 삼았나
세무 플랫폼 광고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에 대해 거짓·과장 광고를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100만원을 매겼다(사건번호 2024서소1172).
공정위가 문제 삼은 광고 유형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삼쩜삼 광고가 소비자에게 실제 환급 여부가 확정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했다(①확정적 오인 유발). 대표적으로 꼽자면 '새 환급액이 도착했습니다', '환급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평균 환급액 광고 방식도 문제 삼았다(②금액 부풀리기). 실제 신고 대행까지 완료한 일부 이용자의 평균 환급금을 단순 조회 이용자까지 포함한 전체 평균인 것처럼 광고했다는 것이다.
특정 공제 요건을 충족한 일부 사례를 별다른 설명 없이 일반적인 환급 사례처럼 사용한 부분(③기준 은폐)이나, '근로소득자 2명 중 1명은 환급 대상(④통계 왜곡)'이라는 홍보 문구도 기만행위로 봤다.
공정위 판단의 핵심은 광고 문구 하나하나보다 소비자가 광고 전체를 보고 어떤 인상을 받느냐다.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해당 광고를 보고 ‘나도 환급 대상이고, 광고에 나온 수준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6월 24일, 세무 플랫폼 시장 바뀌는 날
세무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는 동안 광고나 세무대리 범위를 둘러싼 규제는 사실상 공백 상태에 가까웠다. 세무사 직무를 지키기에는 세무사법 체계가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고, 관계기관도 '주의 필요' 수준의 대응에 머물렀다. 제도와 규제 사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개정 세무사법이 시행되는 오는 6월 24일 이후에는 세무 플랫폼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 세무사법의 핵심은 세무사 자격이 없는 자가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광고·홍보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데 있다. 세무사법 20조(업무 제한)에 새로 신설된 조항이다. 이를 위반했을 때는 형사처벌(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도 가능하다.
세무대리 광고에 세무사의 성명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아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세무사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세무대리 광고의 주체가 되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개정 세무사법 시행을 한 달여 앞둔 현재까지도 세무 플랫폼들은 평균 환급액과 고액 환급 사례를 강조한 광고를 계속하고 있다. 고발 주체인 한국세무사회는 이런 표현 상당수가 '확정적 오인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무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제시한 '소비자가 광고 전체를 통해 받는 인상'이라는 판단 기준이 향후 세무 플랫폼 광고 규제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놓치면 사라집니다"…지금 광고 그대로 괜찮나
개정 세무사법 시행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광고 문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까.
18일 현재 삼쩜삼, 토스인컴, 비즈넵, 세이브택스, 덧셈, 혜움 등 세무 플랫폼의 주요 홍보문구를 분석해 법적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을 따져봤다.
분석은 공정위가 삼쩜삼 사건에서 제시한 네 가지 판단 기준과 한국세무사회 공식 자료를 토대로 진행했으며, AI(더존비즈온의 ONE AI 등) 분석도 활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광고 문구별 예상 쟁점(가장 심각한 위법 유형)을 정리했다.
삼쩜삼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외벽에 '숨은 돈 끝까지 찾는다'는 대형 현수막 광고를 내걸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여기에 더해 '평균 예상 환급액 28만8635원', '지금 조회하지 않으면 평균 28만원을 놓칠 수도 있어요' 등의 광고 문구를 쓴다.
단순 조회만으로도 누구나 일정 수준의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적 오인 유발' 논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토스인컴의 '평균 환급액 21만4000원', 비즈넵의 '사업자 평균 960만원 환급'이란 광고 문구는 금액 부풀리기 사례로 볼 여지가 있다. 일부 사례나 특정 이용자 기준 환급액을 일반적인 환급 수준처럼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비즈넵의 '클릭 몇 번으로 경정청구 끝', '단 30초면 끝' 같은 표현은 플랫폼이 직접 세무대리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이브택스는 평균 환급액 산정 기준을 별도로 표기했지만 작은 글씨로 처리하고 있었다. 공정위가 광고 전체가 소비자에게 주는 인상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은 만큼, 중요 정보가 소비자가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제공될 경우 '기준 은폐'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정 세무사법 시행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광고 문구가 유지될 경우 세무 플랫폼 시장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표현 수위 조절이나 광고 구조 변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세무 플랫폼사들은 서비스가 '납세자의 자기 신고'를 지원하는 구조로 세무 대리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규제를 우회하려는 시도가 생길 수도 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규제 시행 이후에도 우회적인 광고나 편법 운영이 시도될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위반 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계기관 신고·고발 등 필요한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