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세무사회가 '미등록 세무사'의 세무사 명칭 사용 문제에 칼을 빼 들었다.
세무사회는 그동안 세무 플랫폼이나 신규 세무사 위주로 미등록 세무사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이제는 업계의 자정을 위해 대형 세무법인까지 점검 범위를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세무사회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이트택스 환급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계법인이 홈페이지와 홍보자료 등에 미등록 세무사를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해 시정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현행 세무사법 제20조 제2항에 따르면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세무사 등록부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될 수 있다.
현행법이 버젓이 있음에도 급여를 받으며 근무하는 세무법인 소속 세무사 자격 보유자나 회계법인 또는 금융회사 등에서 근무하는 세무사 자격 보유자의 경우 세무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활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들 상당수는 세무사 등록부에 미등록인 상태에서도 홈페이지, 보도자료, 언론 인터뷰, 명함 등에 세무사 직함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세무업계에 관행처럼 퍼진 미등록 세무사 문제는 왜 생겼을까.
등록비·보험료 부담에 굳어진 관행
대개는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면 세무사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세무사로 활동하려면 세무사회에 세무사 등록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등록 세무사는 세무사회 회원 관리와 보수교육, 징계 관련 절차 적용을 받는다.
세무사로 등록하는 것에 세무사로서의 업무 수행과 영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등록을 회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세무사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 세무사회에 약 350만원의 입회비와 연간 10만원대의 회비를 내야 한다. 사회초년생이나 근무세무사에게는 부담이 큰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입회비보다 보험료 부담이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세무법인이나 개인 사무소는 업무상 손해배상 위험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데, 보험료는 소속 세무사 수에 따라 결정된다.
세무사 수가 늘어날수록 보험료 부담도 커질 수 있어, 세무법인 대표 입장에서는 근무세무사의 등록을 꺼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세무사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세무사법 위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무사 수가 많아야 영업에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에, 대다수 세무법인과 세무사무소가 세무사 등록을 하지 않은 세무사 자격 보유자를 회사 홈페이지에 세무사라고 표기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미등록 세무사 문제, 왜 납세자 피해로 이어지나
미등록 세무사 문제를 단순히 비용 부담 문제로만 보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납세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미등록 세무사는 세무사회 관리·정화 및 보수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있다. 납세자에게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미등록 세무사에게는 세무사법상 징계 절차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납세자가 세무대리인의 세무사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지만, 납세자 입장에서 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결국 세무사라는 말을 믿고 일을 맡겼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결국 납세자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면 세무사회는 왜 이제야 점검에 나선 것일까.
이유는 세무사법 개정이다. 세무사법 개정으로 지난 24일부터 세무사 광고기준이 시행되면서 사무소에 소속되지 않은 세무사를 소속된 것처럼 표시하거나, 사무직원을 세무사로 오인하게 하는 광고 등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세무사회는 광고심사위원회 담당 인력을 보강해 홈페이지와 SNS 등 각종 홍보물에 기재된 전문가 소개와 직함 표기가 적법한지 점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세무사 등록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규 세무사나 근무세무사는 입회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와 파트너 세무사, 근무세무사의 입회비를 다르게 적용하거나, 준회원 제도를 도입해 입회비 부담을 줄이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세무사회는 아직 입회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과거에 그런 의견이 있기는 했지만, 당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넘어갔었다"며 "현재는 입회비 관련 의견이 나오거나 논의 중인 대안은 없다. 대형 세무법인 중심으로 미등록 세무사를 점검해 실태 파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