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세청이 법인이 보유한 주택 등 부동산에 대해 '업무관련성'을 집중적으로 따지는 신고내용 확인(소명 요구)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 특히 제주·강원 등 지방 소재 타운하우스, 펜션형 주택을 법인 명의로 취득하여 임직원 복리후생시설이나 워크숍·교육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법인들이 주된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과세 결과가 단순한 비용 불인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해당 부동산 취득자금이 대표이사에 대한 '업무무관가지급금'으로 의제되어 인정이자가 익금산입되고, 동시에 대표이사에 대한 '상여 소득처분'이 이루어져 법인세와 소득세가 이중으로 과세될 수 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다수의 조세소송이 하급심에서 국세청이 승소한 바 있어, 납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왜 지금 이 문제가 부각됐을까
최근 국세청은 법인의 주택 보유에 따른 비용의 손금불산입 여부를 확인하는 소명요구서를 발송하며 ▲주택임대차계약서 ▲보증금 및 월세 수취내역 ▲유지·관리비용 관련 계정별 원장 및 세무조정내역 등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법인세법 제60조 제6항 및 제122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4조에 근거한 것으로, 이미 법적 근거가 탄탄하게 뒷받침되는 조치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법인 명의 주택취득에 대한 취득세 중과 등 각종 규제 강화 이후에도 일부 법인이 복리후생 목적을 표방하며 고가 주택을 보유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둘째, 국세청이 빅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법인 보유 부동산의 실질 이용자가 대주주인 경우를 체계적으로 가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세법상 업무무관자산·지출 규율
법인세법 제27조는 법인의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인정되는 자산의 취득·관리 비용과 업무와 무관한 지출금액을 손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범위는 시행령이 정하는데, 법인세법 시행령 제49조는 '법인의 업무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는 부동산'을 업무무관자산으로 열거하고, 제50조는 업무무관지출로 특히 다음 두 유형을 명시한다.
▶ (제50조 제1항 제1호) 해당 법인이 직접 사용하지 않고, 주주 등이 아닌 임원·소액주주인 임원·직원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장소·건축물·물건 등의 유지비·관리비·사용료
▶ (제50조 제1항 제2호) 해당 법인의 주주 등(소액주주 제외)이거나 출연자인 임원 또는 그 친족이 사용하고 있는 사택의 유지비·관리비·사용료
즉, 대주주나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의 유지관리비는 무조건 손금불산입 대상이며, 이는 부당행위계산부인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적용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나아가 국세청은 법인의 부동산 취득자금이 '실질적으로 대주주에 대한 대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그 취득자금을 업무무관가지급금으로 보아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6호의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한다. 이 경우 당좌대출이자율(현재 연 4.6%)을 기준으로 계산한 인정이자 상당액이 법인의 익금에 산입되고, 그 금액은 대표이사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되어 근로소득세도 추가로 부과된다.
예컨대 법인이 20억원 상당의 주택을 취득하여 대주주가 5년간 사용하면, 인정이자 산정액만 수억 원에 달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를 합산하면 실질적인 세부담이 취득가액의 상당 부분에 이를 수 있다.
관련 판례 흐름은 어떨까
이 문제에 관한 하급심과 대법원의 판단은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납세자에게 중요한 지침이 된다.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57700 판결 및 이를 유지한 서울고등법원 2017누30292 판결(환송 전 2심)에서 법원은, 법인이 취득한 제주 소재 부동산을 최대주주가 실질적으로 점유·사용하면서 그 취득 목적이 대주주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인정될 경우, 취득자금을 대주주에 대한 가지급금으로 보아 인정이자를 익금산입한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아울러 서울고등법원 2018누30015 판결(환송 후 2심)은 특수관계자에게 사택을 무상 또는 시가보다 낮은 임대료로 제공하는 경우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 되며, 주주 등인 임원 또는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의 유지관리비를 손금불산입하는 것과 부당행위계산부인을 동시에 적용하는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명확히 설시하였다. 둘 중 하나만 선택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대법원은 단순히 대주주가 부동산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취득자금을 가지급금으로 볼 수는 없다는 중요한 법리를 제시하였다.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4두43301 판결 및 이를 원용한 2017. 12. 28. 선고 2017두56827 판결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부당행위계산의 유형으로서 금전 대여에 해당하는지 또는 자산·용역 제공에 해당하는지는 그 거래의 내용이나 형식, 당사자의 의사, 계약체결의 경위, 거래대금의 실질적·경제적 대가관계, 거래의 경과 등 거래의 형식과 실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거래관념과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즉, 법인이 자신의 자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여 대주주에게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한 경우, 그것은 '자산 제공'에 해당하여 시가와 실제 임대료의 차액을 익금산입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취득자금 전체를 대여금으로 의제하여 인정이자를 익금산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핵심 쟁점은 '법인이 실질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인지, 아니면 대주주가 취득자금을 빌려 실질적으로 취득한 것인지'이며, 이는 법인이 취득 당시부터 업무목적을 표방하는 내부문서를 구비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실제로 위 대법원 판결에서도 '게스트하우스 구입 품의서'의 존재가 법인의 업무목적 취득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로 인정되었다.
납세자가 갖춰야 할 증빙은
이러한 과세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취득 시점부터 사후 운영 단계까지 체계적인 증빙 관리가 필수적이다.
업무목적 입증의 출발점인 취득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료가 필요하다.
▶ 이사회 결의서 또는 대표이사 품의서 : '임직원 복리후생시설' 또는 '교육·워크숍 장소'로 취득한다는 내용과 그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기재
▶ 이사회 의사록 또는 결의서 : 취득 목적, 예산 승인 내역 포함
▶ 부동산 매매계약서 및 관련 품의서 : 법인 명의 거래임을 확인하는 서류 일체
취득 목적을 내세웠더라도 실제 사용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업무관련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운영 단계를 증빙하기 위한 자료도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
▶ 사내 인트라넷 공지사항 : 임직원 대상 시설 이용 안내, 신청 절차, 이용 규정 등을 공지하고 해당 게시글·이메일 발송 이력을 보존
▶ 시설 예약 및 이용 대장 : 이용 임직원 성명, 이용일, 목적(휴양·워크숍·교육 등)을 기록하는 양식 운용
▶ 출장보고서 또는 워크숍 결과보고서 : 법인 업무 목적 방문임을 확인하는 내부 문서
▶ 교통비·숙박비 처리 내역 : 임직원의 해당 시설 방문에 따른 출장비 정산 자료
▶ 법인카드 사용내역 : 시설 유지관리, 비품 구입 등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경우 그 내역
재무와 세무 관리 측면에서는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의 사용이 있다면 시가 수준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실제로 수취하고, 유지관리비와 세무조정도 명확하게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임대차계약 :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이 해당 시설을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시가 임대료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수취해야 한다.
▶ 계정별 원장 정비 : 유지관리비(세금과공과, 수도광열비, 전기·가스비, 감가상각비, 지급이자 등)를 복리후생비 또는 교육훈련비 계정으로 분류하고, 세무조정 명세를 명확히 유지
▶ 감가상각 적정성 검토 : 업무무관자산으로 분류될 경우 감가상각비도 손금불산입 대상임을 인식하고 세무조정 시 선제적으로 검토
이미 소명요구를 받았다면
국세청의 소명요구서를 이미 수령하였다면, 다음과 같은 절차로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① 제출 기한 확인 : 통상 수령일로부터 1개월 내외이며,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기한 연장 요청 가능
② 납세자 해명자료(별지 제14호 서식) 작성 : '임직원 휴양시설 및 워크숍 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법인 업무용 자산'임을 명확히 기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빙 목록을 함께 제출
③ 증빙의 완결성 점검 : 제출 전 취득 목적 서류, 실제 이용 실적, 임대차계약 및 임대료 수취 내역, 비용 계정 처리 내역을 통합적으로 검토
④ 과소신고 자진수정 검토 : 세무대리인과 협의하여 업무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자진 수정신고·납부를 통해 가산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 고려
⑤ 권리보호요청제도 활용 : 소명 범위를 초과하는 자료 제출 요구 등 부당한 세무행정이 예상되는 경우 관할 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국번 없이 126-3)에게 권리보호요청
세무 리스크 관리, 취득 시점부터 시작
법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국세청의 업무관련성 검증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광범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취득 목적 서류 한 장, 임직원 이용 공지 한 건이 수억 원의 세금 분쟁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법인이 부동산을 보유하는 진정한 목적이 임직원 복리후생이나 업무 효율화에 있다면, 그 사실을 취득 시점부터 운영 전 과정에 걸쳐 충실하게 문서화해야 한다. 특히 대주주나 그 가족이 해당 부동산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시가 수준의 임대료 수취 구조를 갖추고, 사택 유지관리비의 손금불산입 처리 및 부당행위계산부인 위험에 대한 세무 검토를 주기적으로 실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세무 리스크는 문제가 발생한 후 대응하는 것보다, 취득 단계부터 체계를 갖추어 예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하다. 법인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전문 세무사와 함께 재점검하고, 업무관련성 입증을 위한 내부 관리 시스템을 조기에 정비할 것을 당부드린다.

☞황재훈 세무사는?
국립세무대학 14기를 졸업한 후 1996년 공직에 입문하여 국세청 조사국 및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등 조사 핵심 부서에서 15년 이상 대기업·고액자산가·조세범칙조사 업무를 수행한 정통 조사통이다. 2011년부터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파트너 세무사로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세무조사 대응, 사전 세무진단, 불복 업무 등 복합 세무컨설팅을 10년 이상 수행하였으며, 현재는 세무법인 에이치케이엘의 총괄 대표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