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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엔 어떤 술 어울릴까?…국세청이 K-푸드 꺼낸 까닭

  • 2026.08.04(화) 14:11

국세청, K-푸드 연계한 '우리 술' 수출지원 검토

지난해 5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주류박람회 '비넥스포 아시아'. 국세청은 처음으로 K-SUUL(우리 술) 전시관을 열고 해외 바이어들에게 국내 주류를 선보였다. 당시 해외 바이어들이 가장 많이 찾은 한국 술은 소주.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이 아니었다. K-드라마와 K-팝을 통해 이미 '힙한 술'이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은 영향이 컸다고 한다.

반면 지역 전통주는 뛰어난 품질에도 해외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이야기'가 필요했다. 박람회에 참석한 국세청 관계자는 "수출을 확대하려면 술 자체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도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국세청이 K-푸드와 우리 술을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된 계기다.

맛보다 먼저 팔린 건 스토리

국세청의 우리 술 지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영세 주류업체를 대상으로 수출지원 설명회를 열고, 지역 양조장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온 이야기는 판로였다. 좋은 술은 만들었지만 해외에 내놓을 기회가 부족하다는 하소연이었다. 메이저 주류사와 협업해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있지만, 수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국세청이 지난해 'K-SUUL AWARDS(K술 어워드)'를 만든 것도 이런 고민에서다. 우수한 우리 술을 해외 바이어에게 직접 소개하고 수출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서다. 실제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비넥스포 아시아에서는 해외 바이어와 약 200건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고, 일부는 실제 수출 협의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얻은 결론은 분명했다. 좋은 술만으로는 부족했다. K술 어워드는 블라인드 심사로 오직 술의 품질만 평가한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맛만큼이나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는 술인지, 어떤 이야기를 가진 술인지가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류 수출업체들에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대표 술, 이젠 이야기를 더한다

"김밥에는 어떤 술이 어울릴 것 같으세요?"

최근 국세청사에서 만난 국세청 관계자가 기자에게 불쑥 던진 질문이다.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 질문에는 국세청이 구상 중인 우리 술 수출 전략이 담겨있었다. 실제 국세청이 찾은 해법은 K-푸드다. 김밥과 비빔밥, 떡볶이, 삼겹살처럼 해외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한 한식과 우리 술을 연결하면 지역 전통주도 훨씬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국세청 소비세과는 K술 어워드 수상작을 해외에 소개하는 과정에서 K-푸드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막걸리에는 김치전, 소주에는 삼겹살처럼 술과 음식의 조합은 소비자가 술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이를 해외시장으로 넓혀 외국인에게 익숙한 K-푸드와 지역 전통주의 궁합을 찾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K술 어워드는 해외 수출을 겨냥했지만,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올해 초에는 CU·GS25 온라인 기획전으로 전국 3만5000여 편의점에서 수상 주류를 선보였고, 6월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획전도 열었다.

이런 배경에는 위축된 주류 소비시장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주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지역에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술을 소개하고 관심을 높이려는 취지도 있다"고 했다. 수입분을 합산한 주류 출고량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335만3149㎘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K술 어워드 수상작은 11월께 선정된다. 국세청은 이를 계기로 K-푸드와 연계한 지원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밥에는 어떤 술이 어울릴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이때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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