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를 팔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사례가 나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를 두고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이라며 초고가 주택에 대한 장특공제의 공정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임 청장은 26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현행 1세대 1주택 장특공제의 역진성을 지적하며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특공제는 실거래가 12억원을 초과하는 1세대 1주택에 적용된다. 12억원 이하 주택은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소득세가 면제돼 장특공제 개편 논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 않다. 반면 초고가 주택은 공제액에 상한이 없어 양도차익이 클수록 세제 혜택도 커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고가 주택에 유리한 역진적 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 청장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에서 장특공제를 적용받은 주택은 2만4816호로, 공제액은 모두 5조32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이 4조5298억원으로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다. 서울 안에서도 혜택은 특정 지역에 몰렸다.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4개 자치구의 장특공제액은 3조5607억원으로 서울 전체의 78.6%에 달했다.
반면 외곽 지역은 사실상 혜택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도봉구는 장특공제를 적용받은 주택이 2건에 불과했고 공제액도 2000만원이었다. 금천구는 9건(공제액 1억원), 중랑구는 17건(4억원), 강북구는 19건(10억원)에 그쳤다. 같은 서울이라도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에 장특공제 규모가 극명하게 갈린 것이다.
장특공제액 상위 사례도 서울 강남권에 집중됐다. 상위 100건 가운데 99건이 서울 소재 주택이었고, 강남구가 68건, 서초구가 19건을 차지했다. 두 지역만 합쳐도 87건에 달한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주택 한 채를 양도하면서 장특공제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사례도 있다는 게 임 청장의 설명이다.
임 청장은 "조세는 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누진성이 기본 원칙"이라며 "현행 장특공제는 양도차익이 클수록 세 부담이 더 크게 줄어드는 역진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은 초고가 주택 보유자가 더 크게 누리는데 장특공제가 그러한 불로소득을 사실상 보장하고 있다"며 "'똘똘한 한 채'를 권하는 제도가 되고 있다"고 했다.
장특공제는 2009년 개편 이후 17년간 한 번도 손질되지 않았다. 임 청장은 "세제는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이를 미세 조정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이어 "중산층에 대한 장특공제는 보호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에 장특공제를 무한정 적용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세금 혜택이 공정하게 정상화돼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