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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체납정리에 전력 쏟아붓는다…조사4국에 AI까지 총동원

  • 2026.08.12(수) 11:00

조사·체납 연계 전담팀 신설…고액체납자 탈루혐의 동시 검증
은닉재산 분석에 AI 활용…가상자산 거래추적 시스템 구축

유재준 국세청 기획조정관이 12일 국세청 기자실에서 '2026 하반기 국세행정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 국세청]

국세청이 악의적 고액체납자를 잡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까지 투입한다. 체납자의 재산을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무조사를 동시에 벌여 숨겨진 재산과 추가 탈세혐의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전국에는 1만명 규모의 체납관리단을 투입해 130조원에 달하는 국세·국세외수입 체납 실태를 확인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은닉재산 분석과 탈세적발 시스템, 가상자산 거래추적 프로그램까지 구축하면서 사실상 체납 정리에 가용한 인력과 조사조직, 기술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국세청은 12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조사4국까지 체납 추적 나선다…세무조사·징수 '동시 집행'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조사와 체납추적을 직접 연결한 전담조직의 신설이다.

국세청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과 중부청 조사3국에 각각 ‘체납추적·세무조사 연계 전담팀’을 설치한다.

주요 고액체납자의 재산을 추적하면서 재산은닉이나 체납처분 면탈 혐의를 조사하고, 동시에 역외탈세나 법인자금 유출 등 추가 탈루혐의가 발견되면 비정기 세무조사까지 실시한다.

기존에도 징세 조직을 중심으로 잠복·탐문과 실태파악, 수색 등을 통해 고액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추적해왔지만,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해외 관계사를 여러 단계 거치게 하거나 국내 법인의 주식을 명의신탁하는 등 실제 소유주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어서다.

이 경우 단순한 현장 추적만으로는 은닉재산을 찾기 어려워 역외정보 수집·분석이나 자료 일시보관 등 비정기 세무조사에서 활용하는 수단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서울청 조사4국과 중부청 조사3국을 우선 투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조직은 비정기 세무조사를 전담하면서 사주와 관계사 간 거래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데 전문성을 갖춘 조사국이다. 주요 고액체납자가 서울·중부청 관할에 상대적으로 많이 있을 가능성도 고려됐다.

전담팀은 팀당 7명 안팎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통상 조사팀은 7명가량으로 구성되지만 이번 전담팀은 체납추적 인력 2명을 비롯해 체납처분 면탈 범칙조사와 비정기 세무조사, 역외정보 분석까지 수행해야 하는 만큼 인원은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 추적조사와 체납 면탈 범칙조사, 비정기 세무조사까지 두 가지 성격의 업무를 같이 해야 한다"며 "역외정보를 받아 분석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역량 있는 직원들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국세청은 대여금고를 이용한 재산은닉, 허위 근저당·가등기 설정, 수표 발행 후 은닉, 고가 외제차 리스보증금 등 새로운 재산은닉 수법에 대한 기획분석도 확대한다.

지방자치단체·관세청과 합동수색을 벌이는 한편 정상 거래를 가장한 특수관계자 간 재산 이전, 위장 상속포기, 상속 미등기 등에 대해서는 사해행위 취소소송 등 민사소송을 적극 제기한다. 압류된 부동산을 계속 사용하면서 체납처분을 피하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공매도 강화한다.

국세청은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체납자에 대해서도 자산은닉 가능성이 높은 국가와 정보교환과 징수공조를 확대할 방침이다.

재산 숨겨도 AI가 찾는다…탈세적발 시스템까지 개발

인력과 조사조직뿐 아니라 AI도 체납·탈세 대응에 투입된다.

오는 9월에는 AI가 은닉재산을 분석해 소장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능을 도입한다. 체납관리단의 업무를 지원하는 'AI 챗봇 어시스턴트'도 이달부터 개발·활용하고, 11월에는 법령과 판례 검색에 특화된 'AI 법령정보' 시스템을 마련한다.

더 나아가 국세청이 보유한 과거 세무조사 사례와 조사 노하우에 AI 알고리즘을 결합한 'AI 탈세적발 시스템'으로 조사 체계를 개편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탈루유형 발굴부터 고위험 탈루혐의자 추출, 조사도움자료 검색, 조사자료 분석 등을 수행하게 된다. 사람이 일일이 자료를 대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이용해 조사대상과 탈루혐의를 보다 정밀하게 골라내겠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을 통한 재산은닉과 탈세 대응도 강화한다.

국세청은 거래소가 제출한 개인·법인 거래명세와 블록체인 공시자료, 해외 정보교환 자료 등을 종합 분석해 탈루혐의를 포착하는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을 오는 12월 구축한다.

가상자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거래추적 프로그램'도 추가로 도입한다. 포렌식 시스템에는 자료 삭제 혐의를 분석하고 삭제된 자료를 확보하는 기능과 함께 거대언어모델(LLM)을 이용한 검색·요약·번역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1만명 130조원 훑는다…체납자 '옥석 가리기'

국세청이 조사4국 투입과 AI를 통해 악성 체납자에 대한 추적을 강화한다면 전국에서는 1만명에 달하는 체납관리단이 대규모 실태확인에 나선다.

지난해 말 기준 국세 체납 규모는 114조원, 134만명이다. 여기에 올해 5월 기준 국세외수입 체납 16조원, 424만명까지 더하면 실태확인 대상 체납액은 약 130조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지난 3월 500명 규모의 체납관리단을 출범한 데 이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9500명을 추가 채용했다.

7월부터 국세 체납관리단 2500명과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 3000명이 활동에 들어갔으며 오는 10월에는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 4000명이 추가 투입된다. 9500명의 실태확인 인력은 전국 133개 세무서에 배치된다.

체납관리단의 전화상담과 현장 확인 등을 통해 체납자가 실제로 세금을 낼 능력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체납자를 유형별로 분류한다.

일시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체납자에게는 분납을 안내하고 사후관리한다. 생계가 곤란한 체납자는 납부의무 소멸과 복지서비스 연계 등을 통해 재기를 지원한다.

반면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고의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체납자에게는 가택수색과 압류·공매, 사해행위 소송, 추적조사 등 강도 높은 징수절차를 가동한다.

상반기 500명 규모로 먼저 출범한 체납관리단은 3월부터 6월 말까지 6만5000명의 실태를 확인해 274억원을 징수했다.

투입예산 70억원 대비 388%에 달하는 실적이다. 이와 별도로 2만1119명에게 납부약속을 받았고 329명은 추적조사 대상으로 넘겼다. 생계곤란 등이 확인된 1150명은 복지서비스에 연계했으며 3558명은 납부의무 소멸 절차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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