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값이 치솟아 '금란'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일부 양계농장에서는 정작 매출을 장부에서 빼고 있었다. 영농조합법인 A사는 거래처에 계란을 팔면서 계산서를 주고받지 않는 무자료 거래를 요구해 수십억원의 매출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일하지 않은 사주의 부모와 배우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관계회사에는 병아리를 싼값에 넘겨 이익을 몰아줬다.
이 업체처럼 계란과 농축산물, 가공식품, 외식·배달 등 국민 먹거리와 밀접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추석 연휴를 10일여 앞두고 국세청이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세금까지 빼돌린 업체들을 상대로 집중 단속에 나선 것이다.
국세청은 조사 대상은 모두 41곳으로, 국세청이 포착한 탈루혐의 금액만 약 1조원에 달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은 농축산물 유통업체였다. 계란 생산농가 11곳을 비롯해 곡물·과일·육류 수입·유통업체 12곳 등 모두 23곳이다.
한 참깨 수입업체는 낮은 관세가 적용되는 물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위장 업체까지 세웠다. 참깨는 최고 관세율이 630%에 달하지만, 일정 물량에는 40%의 저율관세가 적용된다. 해당 업체는 위장 업체를 통해 저율관세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고 매출까지 분산했다.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원가에 얹은 업체들도 있었다. 한 종합식품업체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올렸지만, 실제로는 해외 현지법인의 인건비 등을 대신 부담했다. 이처럼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과도하게 전가한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 등 업체는 16곳이었다.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입점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물리고 가격까지 올린 패션 플랫폼 2곳도 조사 대상이 됐다. 이들은 관계회사에 광고·용역비를 과다 지급하거나 재고를 비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원가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의 원재료비·유통비 등 생산원가가 적정했는지부터 거래처와의 정상 거래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사주 일가의 법인자금 유출과 재산 형성과정도 점검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범부처적인 물가 안정 노력에 발맞춰 실생활 밀접 분야에서의 탈세행위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