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자기주식을 둘러싼 회사법과 세법의 전제가 함께 바뀌고 있다.
올해 3월 6일 공포·시행된 제3차 상법 개정으로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취득일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고, 기존 보유 자기주식에는 2027년 9월 6일까지 유예기간이 부여되었다.
임직원 보상 등 법정 예외에 해당하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 보유·처분할 수 있지만, 자기주식을 장기간 보유해 필요할 때 활용하던 종전 관행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도 이러한 상법 개정에 맞추어 자기주식 과세체계를 손질했다.
핵심은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을 주주 단계에서 원칙적으로 의제배당으로 보고, 회사 단계에서는 자기주식 처분손익을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정부안대로 입법될 경우 2027년 1월 1일 이후 자기주식 취득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왜 샀는지'가 중요
현행 세법에서는 회사가 주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했다고 해서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과세하지 않는다. 거래의 실질이 자본의 환급이라면 의제배당으로, 실질적인 주식 매매라면 양도소득으로 과세해 왔다.
대법원 역시 자기주식의 취득 목적, 거래 경위, 취득 후 처리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해 그 실질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두27091 판결 등).
문제는 동일한 자기주식 거래라도 사실관계에 따라 과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거래 단계에서 매매라고 판단했더라도 사후적으로 소각 여부나 자본 환급의 성격 등이 문제되면 과세구분이 달라질 수 있어 기업과 주주가 세부담을 정확히 예측하기 쉽지 않았다.
내년부턴 원칙적으로 의제배당
개편안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취득 목적과 관계없이 의제배당'이라는 원칙으로 정리한다. 법인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소각 목적이 아니더라도 주식을 넘긴 주주에게 원칙적으로 배당소득이 발생하고, 의제배당의 귀속시기는 회사가 취득대금을 지급한 날이 된다.
다만 거래소 또는 대체거래시스템(ATS)을 통한 일반적인 장내거래는 종전과 같이 양도거래로 본다. 반면 시간외 대량매매나 바스켓매매는 형식상 장내거래라도 의제배당으로 과세될 예정이다.
또한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이나 배당가산(Gross-up)과 같은 이중과세 조정은 이익소각 목적의 자기주식 취득에 대해서만 적용할 예정이다. 이익소각 목적의 구체적인 범위와 판단기준은 향후 확정 법률과 시행령을 확인해야 한다.
비상장법인 개인 대주주 세부담 확대
이번 개편의 체감효과가 가장 클 수 있는 곳은 비상장법인의 개인 대주주다. 종전에는 자기주식 취득이 실질적인 주식 매매로 인정되면 양도소득세가 적용될 수 있었지만, 개편 후에는 원칙적으로 배당소득으로 과세된다.
비상장주식 양도에는 사안에 따라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통상 11%에서 27.5%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는 반면,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되어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최고 49.5%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연간 이자·배당소득 합계가 2,000만원 이하라면 일반적으로 15.4% 원천징수로 과세가 종결될 수 있으므로, 자기주식 거래 전 금융소득종합과세 여부를 반드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기주식 처분손익, 회사단계 과세 제외
회사 측 과세는 반대 방향으로 단순화된다.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처분해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익금에 산입하지 않고, 손실이 발생해도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다.
자기주식 처분을 일반 자산의 매각이 아니라 주식 발행과 유사한 자본거래로 보는 접근으로, 기업회계와 세무처리의 차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주주는 배당소득과 주식 양도차익이 모두 원칙적으로 법인세 과세소득에 포함되므로 개인주주만큼 소득구분 변경의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이익소각 목적에 해당하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이 가능한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예측가능성 제고…거래 전 검토 중요성 커져
개편안은 자기주식의 취득 목적과 실질을 둘러싼 기존의 과세 불확실성을 줄이고, 상법과 기업회계, 세법의 방향을 맞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모든 자기주식 취득을 원칙적으로 의제배당으로 보는 만큼, 특히 비상장법인 개인주주에게는 과거보다 높은 세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주식 거래를 계획하는 기업과 주주는 취득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취득 시기, 장내·장외 등 거래방식, 주주의 개인·법인 여부, 이익소각 해당 여부와 금융소득종합과세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기존 보유 자기주식의 처리, 예외적 보유·처분, 임직원 주식보상 등에 관한 세부기준도 아직 남아 있다.
이번 개편은 자기주식 세무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라기보다, 불확실성의 중심을 '거래의 실질'에서 '거래구조와 적용요건'으로 옮기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서승원 변호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39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제52회 사법시험에도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제42기)을 수료한 후 법무법인 태평양에 입사해 조세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조세일반자문, 조세불복, 관세일반자문, 관세불복,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제반 법률문제와 관련된 자문 및 소송을 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