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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사택' 걸리면 회사까지 본다…국세청장 "엄정 세무조사"

  • 2026.08.23(일) 12:58

법인 고가주택 열어보니 42% 사주가 사용…최고 200억 넘어

국세청이 처음으로 고가 법인주택의 사용 실태를 전수 확인한 결과, 10채 중 4채꼴로 사주 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이른바 '황제사택'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비정상의 정상화, 황제사택 관행 바로 잡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고가 법인주택을 사적으로 사용한 법인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예고했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된 사회부패·불공정 대응의 연장선에서 국세청이 내놓은 후속 조치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국세청]

임 청장에 따르면 국세청은 국민주택 규모 이상이면서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종합부동산세 대상 고가 법인주택 2639채에 대해 실태를 전수 확인했다. 임대법인이 임대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은 1157채, 직원 기숙사 등 업무용 주택은 385채였다. 이를 제외한 1097채는 사주 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조사 대상의 약 42%다.

공시가격은 평균 20억원을 넘었다. 30억원 초과 주택은 453채에 달했으며 100억원 초과는 12채, 최고가는 200억원을 넘었다. 임 청장은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 법인은 연 매출 수십억원 규모 중소기업부터 수십조원 규모 대기업까지 광범위하게 적발됐다"고 했다. 

현행 출자 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의 이익과 유지비를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법인 소유 주택에 사주 일가가 무상으로 거주하는 변칙적인 방식이 업계 일각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임 청장은 "일부 기업들은 한강뷰가 좋거나 강남·용산에 자리한 초고가 아파트를 사주나 자녀의 고급 사택으로 제공하면서 평직원들에게는 공공연한 비밀로 유지해왔다"고 했다. 다주택 규제를 피하려 고가주택을 법인에 넘기거나, 직원 복지 명목으로 100억원이 넘는 고급 콘도를 법인 명의로 사들인 뒤 사주 일가나 일부 임원이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사주의 법인주택 사적 사용과 같은 비정상적인 행태를 기업 전반의 탈세 위험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혐의가 확인된 법인의 성실도 전반에 대해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검증 대상도 넓힌다. 국내 황제 사택뿐 아니라 고급 콘도, 회장 유학 자녀에 대한 해외 사택 무상 제공이나 유학비 지원 등 법인 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 청장은 "이번 점검이 '회사의 공적 영역'과 '오너의 사익 추구'의 경계가 모호한 기업들에 대해 원칙을 명확히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반칙과 특권을 누리는 일부가 아닌 규칙을 지키는 다수가 존중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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