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기대와 걱정 속에 2026년 세제 개편안이 지난 3일 발표됐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정말 많은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집권 초기에는 정권 말기보다 굵직한 개편이 많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세제 개편에도 사이클이 존재합니다.
올해 세제 개편안의 하이라이트는 부동산 세제입니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분야였습니다. 비거주 주택 및 초고가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주택을 보유하기만 해도 양도소득세 계산 시 공제해주던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주택에 실거주하는 경우에만 공제해주는 거주 공제로 개편했습니다. 다만, 2027년부터 2028년까지는 아래와 같이 유예기간을 두고 2029년부터 개정 세법이 적용되도록 했습니다.

1세대 1주택자로서 실거주하는 경우에는 개정 이후에도 개정 전과 동일하게 10년 거주 기간 동안 양도차익의 최대 80%에 대해 장기거주 소득공제를 적용 받을 수 있으므로, 이번 개편이 불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 표에서 보는 것처럼 장기거주 소득공제에 대한 공제 한도가 신설되어 1세대 1주택 실거주자에게 대단히 불리해졌습니다. 그 적용 방법은 인별로 연간 및 양도 물건별로 각각 10억원(2028년 20억원)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자면, 주택 1채를 연도를 달리하여 분할하여 양도한 경우에는 분할 비율에 따라 양도 물건별 한도 10억원을 안분하여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여러 해에 걸쳐 한 주택의 지분을 양도하여도 공제 한도가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뜨겁게 떠오른 이슈가 주택의 맞교환입니다. 아파트라면 같은 동의 인접한 층 등 비슷한 위치의 아파트와 교환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양도차익이 12억5000만원(장기거주 소득공제 10억원 상당)을 초과하는 주택이라면 공제 한도를 고려한 절세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보유하여 거액의 미실현 양도차익이 누적된 주택을 한 번 양도하여 그 차익을 실현한 뒤, 비슷한 가치의 다른 주택을 새로 취득함으로써 당초보다 높아진 취득가액을 새로운 취득가액으로 설정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동일 자산을 다시 매수하는 것이 아니므로 주식거래에서 통용되는 엄밀한 의미의 자전거래는 아닙니다.
이러한 주택의 맞교환은, 연말이면 미국 주식의 자전거래를 통해서 취득가액을 재설정하는, 주식거래의 자전거래와 유사합니다. 소액주주의 국내 상장 주식은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므로 국내 주식만 거래하는 경우에는 자전거래의 필요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경우에는 자전거래를 통해 연말에 평가 이익 중인 주식을 매도하여 당해 연도 손실과 상계하고, 매도한 주식을 재취득하게 되면 취득가액이 상향되어 장래의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제가 거래시기를 결정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미국 주식과 주택의 자전거래는 동일한 목적을 달성합니다.
하지만, 유동성이 높고 거래절차가 간편한 주식 거래에서는 자전거래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지 않지만, 거래 상대방을 찾기 어렵고 이사 비용, 중개수수료, 취득세 등 거래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자전거래를 한다면 그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래로 상당한 이익이 발생한다면, 예를 들어 본인의 양도차익이 30억~40억원을 초과할 경우 주택 보유자는 자전거래의 유혹을 받을 것이며, 자전거래를 완성했을 때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새로운 유행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4조에서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가 집을 옮기는 자유뿐 아니라 자신의 주거지에서 오래 살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한다면,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만 장기간 거주를 이유로 세제상 불이익을 부과하는 문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에 그 적정성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의 대부분 공제 감면에는 한도가 없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조특법에서 10여 개 정도의 감면에 대해서 그 한도를 두고 있는데, 익숙한 예를 들자면 제7조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 제126조의2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제126조의6 성실신고 확인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등이 있습니다.
신용카드등 사용금액 소득공제와 성실신고 확인비용 세액공제는 그 제도의 활성화를 통하여 자영업자나 고소득 사업자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이 그 취지입니다. 세원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어서 국민의 자유 또는 권리와 직접적 관련성이 적으므로 그 취지를 달성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한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은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보호, 육성하기 위한 특례이지만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기간의 제한 없이 감면하면 조세 정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기술 개발이나 투자 등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어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효과는 낮기 때문에 그 한도에 정당성이 존재합니다.
반면에, 장기거주 소득공제의 취지인 거주이전의 자유, 장기 거주 장려는 다른 조세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고, 헌법상의 권리이어서 다른 제도에 비해 더 두터운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거주한 사람에게 공제혜택을 주겠다는 장기거주 소득공제가, 오래 거주하여 양도차익이 크게 누적된 사람에게 공제한도를 적용하여 오히려 세부담을 증가시키는 기묘한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세제가 개인의 거래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조세중립성 원칙의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무의미한 거래를 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장기거주소득공제가 설계되기를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