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국세 체납관리단' 시범사업의 성과로 내세운 숫자는 명확했다. 42억원을 들여 100억원을 거뒀다. 지난 3월 5일부터 5월 22일까지 500명의 체납관리단이 체납자의 실태를 확인한 결과다. 이 기간 6022명의 체납자가 밀린 세금을 자진 납부했다. 쓴 돈의 2배가 넘는 세금을 거둔 셈이다.
문제는 2000억원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본사업에서도 이러한 효율을 이어갈 수 있느냐다. 올해 추가로 선발한(또는 선발 예정인) 체납관리단 9500명(국세 2500명·국세외수입 7000명)을 운영하는 데 드는 예산은 약 2134억원이다. 시범사업과 비교하면 예산 규모만 50배 넘게 커진다.
1만명 체납관리단은 얼마나 거둬야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까. 현재 국세청은 별도의 징수 목표액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한다. 체납자의 생활실태를 확인해 생계곤란자를 복지 사업과 연계하는 것도 체납관리단의 역할인 만큼, 징수액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세청이 성과로 내세운 시범사업을 잣대로 1만명(9500명) 체납관리단의 비용 대비 징수 효과를 따져봤다. 시범사업과 같은 효율을 '본전'으로 삼으면 5000억원 넘게 거둬야 한다.

500명 체납관리단, 11주간 남긴 성적표
2025년 말 국세 누계 체납액은 114조96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체납자는 134만명. 이 가운데 80%인 91조6227억원은 '정리보류' 상태다.
500명 체납관리단이 시범사업에서 먼저 찾아간 이들도 정리보류 체납자였다. 재산이나 납부 여력이 확인되지 않아 국세청도 당장 세금을 걷기 어렵다고 봤던 이들이다. 이 때문인지 정리보류 금액은 사실상 '징수를 포기한 세금'으로 불린다.
체납관리단은 이들을 다시 찾아가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세금을 낼 형편은 되는지를 확인했다. 11주간 들여다본 체납자는 3만6532명. 이 가운데 6022명이 밀린 세금을 스스로 냈다. 실태를 확인한 체납자 6명 중 1명꼴이다. 그렇게 다시 국고로 들어온 돈이 100억원(99억7700만원)이다.
한 번 걷기 어렵다고 판단했던 세금이 다시 들어온 데는 이유가 있다. 체납 당시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었더라도 시간이 지나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형편이 달라진 체납자가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거의 정리보류 여부에만 머물지 않고 체납자의 현재 생활실태와 납부 여력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체납관리단의 역할"이라고 했다.

100억원, 정말 체납관리단이 거둔 돈일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100억원 징수' 성과를 온전히 체납관리단의 몫으로 돌릴 수 있을까. 관리단은 체납자의 생활실태와 납부 여력 등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압류나 수색 같은 강제징수 권한도 없다.
국세청은 체납관리단이 실태를 확인한 뒤 체납자가 스스로 납부한 금액을 성과로 잡았다. 그렇게 모인 돈이 100억원이다. 하지만 기존 세무서의 독촉 등으로 세금을 낼 예정이었던 체납자가 섞여 있을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도 "체납관리단이 찾아가지 않았더라도 들어왔을 돈까지 구분해 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체납관리단의 성과가 모두 징수액으로만 잡히는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생계가 어려운 체납자 904명을 찾아 복지제도와 연결했다. 걷을 세금과 걷기 어려운 세금을 가려내는 것도 역할 중 하나다. 실제 실태확인(시범사업)을 거쳐 479명의 체납액 75억원에 대해서는 납부의무 소멸이 승인됐다.
다만 국세청이 성과로 제시한 100억원 전액을 체납관리단의 몫으로 놓고 계산하면 투입 예산 대비 징수액은 약 2.38배다.
42억원에서 2134억원으로…같은 효율 내려면
시범사업과 본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인력 규모다. 500명으로 시험했던 체납관리단에 올해 9500명이 추가로 합류한다. 인건비에 전화비, 현장 활동에 필요한 각종 운영비(랜터카 등)까지 더해지면서 국세와 국세외수입을 합쳐 2133억82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그렇다고 인력이 늘어난 만큼 실태확인 실적이 비례해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국세 체납관리단은 먼저 전화로 체납자와 접촉한 뒤 필요하면 현장을 찾는다. 관리원 1명당 하루 전화 15건·방문 5건 정도를 기준으로 삼지만, 연락이 닿지 않거나 지역에 따라 방문 여건도 다르다.
국세와 국세외수입 체납 징수를 하나의 잣대로 비교할 수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과태료 등 국세외수입까지 통합 징수하려면 관련 법안 통과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만, 아직 체계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이런 차이를 제쳐두고 시범사업의 성적표를 본사업에 그대로 대입해봤다. 국세청이 성과로 내세운 시범사업과 같은 수준을 '본전'으로 잡으면 5000억원 넘게 거둬야 한다. 42억원을 투입해 100억원을 거둔 비용 대비 징수실적을 본사업 예산에 적용하면 약 5081억원이다.
본사업은 이제 막 자리를 잡는 단계다. 국세 분야 추가 인력 2500명은 7월부터 현장에 투입됐지만 업무 숙련에 시간이 필요한 데다 혹서기까지 겹쳤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다만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 체납관리단은 예산(634억원) 대비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100억원 넘게 들어가는 체납관리단의 성과를 무엇으로 평가할지는 여전히 숙제다. 복지 연계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효과도 있어 징수액만으로 성패를 가르기는 어렵다. 사업 규모가 수십 배로 커진 만큼, 국세청이 시범사업 때 내세운 '42억원 투입·100억원 징수'를 넘어선 보다 촘촘한 성과표가 요구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