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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품 챙기고 출국 안 한 관광객…관세청이 금세 포착하는 방법은?

  • 2026.08.21(금) 09:00

[세관 신입은 일잘러]⑥우범구매자 골라내는 한선별 주무관

한선별 주무관 앞에 두 개의 명단이 놓여 있다.

하나는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받아간 사람들, 다른 하나는 출국한 사람들이다.

한 주무관은 두 명단을 놓고 이름을 하나씩 맞춰본다. 면세품을 받아간 사람의 이름이 출국 명단에도 있으면 통과.

그렇게 하나씩 지워가다 보면 가끔 끝까지 남는 이름이 있다. 면세품은 챙겼는데 출국 기록은 없는 사람이다.

한 주무관이 가장 잘하는 일이 이런 '짝 맞추기'다. 수많은 구매 기록과 출입국 기록을 맞춰보고, 서로 맞지 않는 사람만 쏙 골라낸다.

관세청과 서울세관이 만든 '시내면세점 우범 구매자 선별 자동화 시스템'이 바로 이 한선별 주무관이다.

한 주무관이 구매자들의 출국 여부까지 챙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시내면세점에서 국산품을 사면 공항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면세품 현장인도' 제도 덕분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여행 중 산 물건을 바로 쓸 수 있어 편하지만, 물건만 받고 출국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가 생긴다. 면세 혜택을 받고 산 물건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 그대로 남을 수 있다.

세관 직원들은 그동안 면세점에서 누가 물건을 받아갔는지 확인한 뒤 출입국 기록을 다시 찾아 실제 출국했는지 맞춰봤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은 1958만여 명. 하루 평균 5만40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면세품을 현장에서 받아간 구매자를 가려내 출국 여부까지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우범 구매자를 골라 관련 세관과 면세점에 알리기까지 보통 7~14일이 걸렸다.

한 주무관은 이 일을 최대 이틀 반만에 해결한다. 적게는 일주일, 길게는 2주 동안 들여다보던 자료를 약 이틀이면 정리하는 셈이다.

현장 직원들이 대화하며 교육

한 주무관에게 일하는 방식을 가르친 것은 서울세관 수출입물류과 직원들이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받아간 사람은 누구인지, 실제 출국했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는지, 따로 떨어져 있던 구매 정보와 출입국 정보를 어떻게 연결해 살펴보는지를 교육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런 자료를 이렇게 확인한다', '이 과정은 이렇게 처리한다'는 식으로 현장에서 하던 일을 설명하면서 프로그램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물론 출국 기록이 없다고 모두 불법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 주무관의 역할은 불법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구매자 가운데 한 번 더 들여다볼 대상을 추려내는 것이다.

김기동 관세청 정보데이터정책관은 "우범 구매자 선별 시스템이 소모적인 분석 업무를 덜어줬다"면서 "덕분에 직원들이 면세제도 관리와 면세산업 경쟁력 강화 등 더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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