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②'황제사택·슈퍼카' 겨눈 국세청…기업이 조심할 세무포인트

  • 2026.08.27(목) 07:00

세무관서장회의로 본 법인 보유 부동산·슈퍼카 검증 방향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전국의 세무관서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는 국세행정 운영방안이 발표된다. 세금 징수와 세무조사부터 납세서비스, 기업 지원까지 국세청의 주요 업무가 총망라된 운영방안은 앞으로의 국세행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기업 입장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내용이다. 앞으로 국세청이 어떤 분야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지, 반대로 어디에서 세무 부담을 덜어줄지가 운영방안 곳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통해 기업들이 미리 알아두거나 특히 주의해야 할 세무 포인트를 정리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SNS에 올린 법인 보유 부동산 사적사용 관련한 글이다. [캡처: 엑스]

"비정상의 정상화, 황제사택 관행 바로 잡겠습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임 국세청장은 국세청이 고가 법인주택 2639채를 전수점검한 결과, 42%가 사적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세청은 50개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8개 법인은 사주일가가 거주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부동산 투기형 5개 법인, 별장으로 사용한 법인이 17개로 이들 업체의 탈루 혐의 금액은 1조9000억원이다.

국세청은 올해 4월부터 슈퍼카의 사적 사용 실태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슈퍼카의 사적 사용에 대해선 지난 4월 19개 법인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 사례를 공개하면서 이들이 보유한 고가 차량이 90대, 취득가액만 300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밝혔다. 

해당 법인들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3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국세청은 보도자료 서두에 "직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인데 대표는 법인카드로 명품 사고 스포츠카를 탄다"는 기업 리뷰를 내세웠다.

고가 법인주택에는 황제사택, 슈퍼카에는 직원과 오너의 소비 격차를 부각하는 식으로 법인자금 사적유용을 '불공정' 문제로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법인 보유 부동산, 주택만 타깃 아니다

국세청의 검증 대상은 고가 아파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하반기에는 오피스텔과 임차주택, 비업무용 토지까지 범위를 넓힌다.

하지만 '초고가주택'이라는 별도 금액 기준이 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 명의 초고가주택이라는 표현에 별도의 세법상·행정상 정의를 둔 것은 아니다"라며 "초고가라는 단어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검증의 핵심은 법인이 해당 부동산을 왜 보유하고 있는지, 실제로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에 있다.

국세청이 공개한 법인 보유 부동산 사적사용 사례. B법인은 부산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40억원대의 고가 아파트를 취득해 사주일가에 무상 제공했다. 관련 비용은 모두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제공: 국세청]

고가 오피스텔을 본점이나 사무실로 등록했지만 실제로는 대표나 사주 일가의 주거공간으로 사용한다면 업무 관련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는 "고가 오피스텔을 사무용으로 사용한다고 해놓고 실제로 대표자만 사용한다면 업무용인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법인의 업종과 규모, 실제 이용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업무용 토지도 마찬가지다. 사업 확장을 위해 토지를 취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회사 업종이나 사업계획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토지를 장기간 보유한다면 취득 목적과 업무 관련성을 설명해야 할 수 있다.

박정수 세무법인 다솔 법인컨설팅 센터장(세무사)는 "법인이 고가 부동산을 대출로 취득하고 이자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며 "해당 부동산의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관련 비용처리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사업장, 사택, 사업 확장용 부지 등이라면, 계약서와 사내 규정, 사업 계획 등 실제 업무용임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해둬야 한다.

법인 슈퍼카, 비싼 차보다 중요한 건 '누가 왜 탔나'

국세청 유튜브에 올라온 법인 보유 슈퍼카 관련 영상. 해당 영상은 법인 보유 차량을 사적사용한 혐의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다는 내용이다. [캡처: 국세청 유튜브]

법인 명의 슈퍼카도 가격이나 차종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이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세무조사 과정에서 업무용 여부를 더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슈퍼카를 타고 골프장에 갔다면 바로 사적 사용으로 판단될까.

꼭 그렇지는 않다. 거래처 미팅이나 행사 참석 등 업무 목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슈퍼카를 끌고 골프장에 갔다고 하더라도 업무 미팅일 수 있다"며 "관련 증빙을 보고 업무 관련성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무업계는 업무 관련성이 애매하다면 법인의 외형과 업종, 보유 차량 수, 실제 이용자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법인이 수억원대 고급차를 여러 대 보유하고 있고 실제 이용자가 대표나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다면 업무용이라는 점을 설명해야 할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비용처리다.

대표나 사주 가족이 사적으로 이용한 차량의 리스료나 감가상각비, 보험료, 유류비 등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면 해당 비용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대표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는 상여 처분 등으로 소득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박 센터장은 "슈퍼카로 골프장에 갔더라도 강의나 행사 참석 등 업무 목적이었다는 자료가 있다면 업무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운행일지뿐 아니라 실제 업무와 관련됐다는 증빙을 제대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