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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중앙정부 돈으로만 못 산다…지자체도 '경영'의 시대

  • 2026.08.03(월) 09:05

신승근 한국지방세연구원장

신승근 한국지방세연구원장은 "지역도 이제 경영을 해야 한다"며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진정한 지방자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지방재정을 부정하는 것은 결국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신승근 한국지방세연구원장은 지방정부에 사무만 넘기고 이를 수행할 재원을 주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지방자치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부족하면 중앙정부의 지시만 따르는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신 원장은 단순히 지방세를 더 걷자는 것이 해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걷는 국세 중 지방에 배분되는 비중을 늘려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정부도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을 넘어 미래 세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취임 후 '지방전환(LX)'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역 전통문화와 브랜드를 금융자산으로 활용하는 '지역 콘텐츠 담보권', 재외동포의 기부를 지역 소비로 연결하는 '고향사랑기부제' 등 지방 자산과 세금, 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스워치는 신 원장을 만나 지방재정이 중요한 이유와 중앙·지방 간 재정 배분의 방향,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위한 세제지원의 원칙, 지방정부가 '지역 경영'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신 원장은 지방세가 중요한 이유는 "지역 주민에 맞는 복리 정책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세수에서 국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지방재정 자립도가 낮다. 이 때문에 국민은 국세 세제개편에는 관심이 많지만, 지방세는 취득세나 재산세 정도만 체감한다. 지방재정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지방세수만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운영하기 어렵다. 국세 중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 세목이 전체 국세의 약 75%에 달한다.

법인은 추상적으로 국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특정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있고, 현대제철은 당진, 포항제철은 포항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법인이 위치한 지역에서 법인세를 거두면 될 것 같지만, 법인세 징수를 지방정부에 맡기면 지역마다 세율이나 과세행정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국가가 통일적으로 과세하는 국세로 운영하는 것이다. 국세는 세금을 부담할 능력에 따라 과세하는 '응능주의'를 따른다.

반면 지방세는 지역에서 제공받는 공공서비스의 혜택에 따라 부담하는 '응익주의' 원칙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눈이 오면 지방정부가 제설 작업을 하고, 쓰레기도 수거한다. 이런 행정서비스의 대가로 지방세를 부담한다.

취득세와 재산세에도 이런 원리가 적용된다. 큰 건물이나 부동산을 취득하면 지역의 도로, 환경, 폐기물 처리 등 행정서비스 이용이 많아지므로, 이에 대한 비용을 지방세로 부담한다.

하지만 지방세만으로는 지방정부 운영이 어렵다. 그래서 국세의 일부를 지방교부세로 지방에 배분하고,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일부도 각각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로 전환해 지방재정에 포함시킨다.

Q. 어차피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 등을 통해 지방에 필요한 예산을 나눠준다면, 중앙정부가 모든 재정을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방이 자체 재정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재정 운용의 주체가 지방정부이기 때문이다. 과거 대통령이 지자체장을 임명하던 시절에는 지방정부 운영도 중앙정부가 주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선거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다. 이는 각 지역의 특성과 주민 요구에 맞는 정책을 만들라는 뜻이다. 국가가 모든 지역에 똑같은 복지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지역 상황에 맞춰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주민에게 더 유익하다.

실제로 아동, 노인 복지 등 주민 생활과 관련된 많은 정책을 지방정부가 맡고 있다. 이런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지방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정부에 일만 맡기고 예산을 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마치 자녀가 결혼해 독립했더라도 소득 없이 부모에게 돈을 받아 생활한다면 진짜 독립이라고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지방정부도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있어야 실질적인 자치를 할 수 있다.

지방재정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결국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만약 국가가 모든 일을 똑같이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면, 결국 지방자치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된다.

Q. 한국지방세연구원은 말 그대로 지방세를 연구하는 곳이겠지만, 사실 국민에게 익숙한 기관은 아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방정부의 재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기관이다. 신 원장은 취임 후 '지방전환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내세웠다.

LX는 'Local Transformation', 즉 지방 전환을 뜻한다. 연구원은 이를 'Leading the era of Local Transformation'이라는 비전으로 제시했다. 디지털 전환을 DX, 인공지능 전환을 AX라고 하듯이 지방의 구조와 운영방식을 전환하자는 의미다. 이에 맞춰 전략목표와 추진과제도 새롭게 만들었다.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대규모 지방 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결국 지방전환 시대를 국가적 과제로 제시한 것이라고 본다.

지방전환을 위해서는 지방세제를 개편하고, 지역 통합재정을 설계하며 지역금융과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자주재원을 확대하기 위해 지방세제를 개편하고,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보유세 합리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보유세 합리화라는 표현에는 결과적으로 보유세 부담을 지금보다 높이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과거 국토보유세 도입을 추진했지만,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컸기 때문에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보유세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 밖에도 지역 콘텐츠 담보권 활성화와 재외동포형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등을 추진하려고 한다.

Q. 재외동포형 고향사랑기부제는 기존 제도와 무엇이 다른가?
  고향사랑기부제에 지역화폐를 연계하는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0만원을 기부하면 지자체에서 3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제공하고, 나머지 기부금은 지역에 필요한 사업에 사용하는 구조다.

기부자는 기부금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10만원을 기부한 경우 세액공제와 3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합쳐 총 13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는 셈이다. 답례품 역시 지역 농가나 소상공인의 상품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기부금과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재외동포가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사랑상품권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외동포들도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고향에 기부하고 싶어 한다. 해외에서 성공한 뒤 고향을 떠올리며 수백만원씩 기부하고 싶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재외동포는 국내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어렵고 답례품을 받는 데도 제약이 있다. 예를 들어 답례품이 수박이나 고기라면 해외로 보내기 어렵다.

이들에게 세액공제나 답례품에 해당하는 혜택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 실용성이 높아진다. 재외동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해당 지역에서 상품권을 사용하면 지역 방문과 소비도 늘어날 수 있다. 현재 관련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신 원장은 지방전환(LX)의 전략 목표는 재정분권 강화, 지방정부 협력 확대, 지방전환 사업 선도라고 밝혔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지역 콘텐츠 담보권은 처음 듣는 용어다.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담보권은 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때 설정하는 권리다. 주택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받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지역 콘텐츠 담보권은 지역이 보유한 콘텐츠를 금융자산으로 활용해 투자나 대출을 받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지역에는 빈집이 늘어나고 경기도 침체돼 있다. 투자를 끌어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하지만 지방정부의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지역에는 여전히 가치 있는 자산이 많이 남아 있다. 전통문화와 자연환경, 지역의 역사와 추억,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도 모두 자산이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는 아파트나 토지처럼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일반적인 담보로 제공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전주 한옥마을은 장소 자체도 자산이지만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브랜드도 중요한 지식재산이다. 그렇다고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브랜드를 다른 곳에 팔 수는 없다.

지역 콘텐츠 담보권은 이런 지역 고유 콘텐츠의 소유권이 아니라 이용권을 지방정부의 산하기관이나 자회사 등에 넘긴 뒤, 전문기관의 가치평가를 받아 금융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담보로 투자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업이 새로 들어오기 어렵고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이라면 이미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외부의 자금이 들어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역 콘텐츠와 금융을 결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구상이다.

Q. 지역 브랜드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담보로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맡기는 구조가 필요하다.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전문기관이 평가하고, 금융기관은 그 평가와 담보권을 바탕으로 투자하거나 대출하는 것이다.

핵심은 금융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가치평가 기준과 담보권 관리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면 결국 금융이 움직여야 한다. 지역에서 성공한 사업의 수익이 다시 새로운 지역 사업에 투자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콘텐츠 담보권은 지역 고유의 무형자산을 활용해 지역 안에서 자금이 순환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금융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

Q.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배분은 적절하다고 보는가?
  지방정부가 주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스스로 추진하려면 지금보다 안정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현재의 재정 배분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지방정부에 새로운 독립세목을 만들어주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다.

일본은 과거 지방의 자주재원을 늘리기 위해 소득세 일부를 주민세로 넘기는 개혁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세를 크게 줄였고, 결과적으로 지방이 오히려 손해를 봤다. 자체 세원이 늘었더라도 지방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전체 재원은 감소한 것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 지방정부가 독자적인 세목을 신설하는 것보다 중앙정부가 걷은 국세 가운데 지방에 돌아가는 몫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지방소비세와 지방교부세 비율을 높여 지방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부가가치세의 25.3%가 지방소비세로 배분되고 있는데, 이를 45%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부가가치세 가운데 지방 몫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명목상 지방세 세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실제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을 늘리는 일이다. 중앙정부가 세금을 걷은 뒤 지방에 안정적으로 배분하는 것도 지방의 자주재원을 확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Q.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의 경우,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금을 감면하면 기업이나 사람이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다만 그만큼 국가의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로 도입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법인세와 상속세는 성격이 다르다. 법인은 지역으로 이전하면 일자리와 투자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상속세는 기업이 아니라 재산을 상속받은 개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어느 지역으로 이전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상속세를 감면하는 것은 공평과세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한다는 국세의 원칙을 지역 이전만을 이유로 달리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 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법인세 감면과 개인의 상속세 감면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신 원장은 지방 이전을 한 기업의 근로자에게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인프라까지 갖춰야 숙련된 인력이 지역에 정착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기업을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근로자에게 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방안은 효과가 있을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때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가 임직원의 이전 기피다. 수도권에서 직장과 생활 기반을 갖춘 사람이 지방으로 함께 내려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은 세제혜택과 투자 지원을 받기 위해 이전하고 싶어도 핵심 인력을 잃을 수 있어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근로소득세 감면은 이런 근로자에게 지방으로 이전할 유인을 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세금을 깎아준다고 해서 실제로 지방으로 갈 것인지, 이전을 결정할 만큼 감면 규모가 충분한지는 따져봐야 한다.

소득세 감면 효과를 체감하려면 원래 부담하는 소득세가 많아야 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소득세 부담이 큰 대기업이나 정보기술 기업의 고소득 인력을 유치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세금 감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우수한 인력이 지방으로 오려면 임금뿐 아니라 주거환경과 교육, 먹을거리와 즐길거리 등 생활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근로자가 수도권의 집을 유지한 채 지방에서 임차해 생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거비나 임차료 지원도 필요할 수 있다. 소득세 감면은 여러 지원책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소득 보전 수단으로 볼 수 있다.

Q. 지역별 세금 감면 경쟁이 과도해지면 지방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세금 감면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감면을 통해 실제로 어떤 기업이 들어오고, 얼마만큼의 투자와 고용이 발생하며, 이후 어느 정도의 세수가 만들어지는지를 따져야 한다.

경영은 돈을 무조건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는 것이다. 지방정부가 기업에 혜택을 주더라도 그보다 더 큰 일자리와 소비, 세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계산 없이 혜택만 주는 것은 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

지역마다 산업 기반과 인력, 생활환경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감면 경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지역의 여건과 유치하려는 산업의 특성을 살펴 가장 효과적인 곳에 먼저 투자해야 한다.

지역도 이제 예산을 단순히 집행하는 데서 벗어나 투자 비용과 장기적인 경제효과를 함께 따지는 경영 주체가 돼야 한다.

Q. 지역 행정이 아니라 지역 경영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이건 무슨 의미인가?
  지방정부는 그동안 주어진 예산을 집행하고 발생한 문제에 대응하는 행정의 역할에 익숙했다. 하지만 지역의 인구가 줄고 기업과 산업 기반이 약해지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행정 방식만으로 지역을 살리기 어렵다.

기업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인구가 줄어든 뒤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이 살아남으려면 필요한 산업과 기업을 스스로 선택하고, 이를 유치하기 위해 먼저 투자해야 한다. 지역정책에도 투자와 경영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행정과 경영은 돈을 쓰는 방식부터 다르다. 행정은 발생한 상황에 대응하고 필요한 곳에 예산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경영은 적은 돈을 들여 더 큰 효과를 얻는 방법을 고민한다.

또 하나의 차이는 경영에는 선투자의 개념이 있다는 점이다. 당장 눈앞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큰 성과를 얻기 위해 먼저 돈을 쓰는 것이다.

지역 경영은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역에 필요한 산업을 선택하고 기업과 인력이 정착할 수 있도록 세제, 주거, 교육, 교통, 생활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Q. 기업 유치를 위한 세금 감면도 '지역 경영'의 수단이라고 보는 것인가?
  세금 감면은 단순히 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아니다. 기업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방정부가 먼저 투자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들어오면 법인에서 발생하는 세금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가 지역에서 생활하면서 소비하고, 주택을 구하고, 가족과 함께 정착하면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준다. 일자리가 늘고 소비와 소득이 증가하면 다른 세금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기업 한 곳의 유치 효과를 해당 기업이 직접 내는 세금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고용과 소비, 주택과 교육 수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당장 감면하는 세금과 기업 유치 이후 지역이 얻게 될 장기적인 경제효과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세금을 조금 감면해 기업을 유치한 뒤 더 많은 세수와 일자리를 얻는 것이 경영적인 접근이다.

Q. 결국 지방전환을 실현하는 방법이 '지역 경영'이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 지방은 중앙정부의 지원만 기다리는 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금과 금융, 지역이 가진 자산을 활용해 먼저 투자하고 기업과 사람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 성과가 소비와 소득, 세수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새로운 지역 투자에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경영은 중앙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을 수동적으로 집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방정부가 그 재원을 활용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방이 살아남으려면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만 고수해서는 어렵다. 지방재정이 넉넉하다는 것은 단순히 쓸 수 있는 돈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자치의 주체가 되려면 안정적인 재원과 함께 투자 대상을 선택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영 역량을 갖춰야 한다.

신승근 한국지방세연구원장. [사진: 이대덕 기자]

☞신승근 한국지방세연구원장은?
국립세무대학 내국세과를 졸업하고 국세청에서 근무했다. 경희대에서 미국법무학 석사, 서울시립대에서 세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회사무처 정책연구위원과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한국공학대 복지행정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5월 한국지방세연구원 제6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지방세·지방재정과 고향사랑기부제 전문가로, 주요 저서로 『고향사랑기부제 교과서』, 『지역경영을 위한 새로운 재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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