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입장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내용이다. 앞으로 국세청이 어떤 분야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지, 반대로 어디에서 세무 부담을 덜어줄지가 운영방안 곳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통해 기업들이 미리 알아두거나 특히 주의해야 할 세무 포인트를 정리했다.
수도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하던 한 기업이 제주 서귀포시로 본사를 옮겼다.
직원들도 거주지를 제주로 바꿨지만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직원 일부가 본사 사무실이 아닌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공유오피스에서 일한다면 이들도 본사와 함께 이전한 직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 회사가 이런 궁금증을 가진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수도권 밖으로 본사를 옮긴 기업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 등을 기준으로 감면액을 계산한다.
지방 이전 기업에는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지만, 복잡한 세법을 모두 알고 내 회사가 그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꿰뚫긴 어렵다.
그렇다면 지방으로 본사나 공장을 이전한 기업들은 세금에 관해 무엇을 가장 궁금해했을까?

국세법령정보시스템에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지방 이전', '본사 이전', '공장 이전'을 검색한 결과, 관련 세법질의는 총 22건이었다.
질의 내용을 분석해보니 키워드는 이전 요건과 감면 범위, 인원 요건, 사후 관리, 이전 시점 등 5가지로 나뉘었다.
가장 많았던 질문은 '이전 요건'으로 8건(36.4%)이었다. 공장을 어느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지, 시설은 어디까지 가져가야 하는지 등 세법상 이전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을 물었다.
'감면 범위'에 대한 질문은 7건(31.8%)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지방으로 옮긴 뒤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어디까지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
직원을 어디까지 이전 인원으로 볼 수 있는지를 묻는 '인원 요건'과 이전한 뒤 지켜야 할 조건을 묻는 '사후 관리'는 각각 3건(13.6%), 언제부터 공장을 이전한 것으로 볼 것인지 등 '이전 시점'에 관한 질문은 1건(4.5%)이었다.

제주서 재택근무하면 '이전 직원'일까
앞서 제주로 본사를 옮긴 기업의 질문에 국세청은 어떻게 답했을까.
제주로 거주지를 옮긴 직원이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실제 본사업무를 하고 있다면 '이전본사 근무인원'에 포함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공유오피스에서 근무한다면 조금 달랐다. 단순히 제주에 있는 공유오피스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직원이 하는 업무와 근무기간, 사업자등록 여부, 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일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 기업은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면서 연구개발 전담부서에서 일하는 연구원도 이전본사 근무인원에 넣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국세청은 "연구개발 전담부서의 연구전담요원은 세액감면을 계산할 때 이전본사 근무인원에서 제외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내 장비 다 옮겼는데…빌린 설비는?
공장을 옮긴 기업들은 '사람'보다 '설비'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
회사 생산설비에 더해 임대인이 보유한 설비까지 빌려썼던 한 육류가공업체는 지방에 새 공장으로 옮기면서 임대 설비는 기존 공장에 그대로 남겼다.
이 업체가 궁금했던 것은 이 경우에도 '공장시설 전부를 이전했다'고 볼 수 있는지였다.
재정경제부는 "기존 공장에서 실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 설비라면, 빌려 쓴 장비도 전부 이전해야 감면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석했다.
지방서 번 돈이면 다 감면될까
어떤 소득까지 세금을 깎아주는지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한 기업은 수도권 밖으로 공장을 옮긴 뒤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부동산 임대수입까지 세액감면을 받을 수 있는지를 국세청에 물었다.
국세청은 "이전한 공장에서 발생한 소득과 다른 소득을 나눠 봐야 한다"며 "부동산을 빌려주고 받은 임대소득은 공장이전 세액감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세금 고민은 지방 이전을 마친 기업들에게도 이어졌다. 세제혜택을 받은 뒤 일정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이미 받은 혜택을 다시 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을 옮긴 뒤 법인으로 전환하거나 대표를 바꾸고, 주식 일부를 자녀에게 넘겨도 괜찮은지를 물은 기업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런 변화만으로 혜택을 바로 거둬들이지는 않는다고 봤다. 다만 대표 변경이나 지분 처분으로 사실상 기존 사업이 중단됐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이전 기업 세법질의 '패스트트랙'
국세청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의 이런 세금 고민을 줄이기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중소기업이 세 부담 없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납부기한을 연장하고, 지방이전 기업을 위한 전용 세무상담 창구도 신설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판단이 필요한 경우 '세법해석 패스트트랙'을 통해 답변을 보다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