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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앞두고…전문가들이 짚은 보완 과제는

  • 2026.09.03(목) 13:39

가상자산을 맡기고 보상을 받거나,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다면 세금은 어떻게 매겨야 할까.

내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지만, 거래 방식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현행 세법만으로 각각의 소득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과세체계의 빈틈을 점검하기 위해 세법·회계 전문가들이 국회에 모였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가상자산 소득과세는 2020년 처음 도입이 결정됐지만 시행이 계속 유예되면서 내년 시행 예정이다. 그러나 시행을 네 달 앞둔 지금도 과세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3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택스워치]

매매는 기타소득인데…스테이킹·에어드롭은?

발제를 맡은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현행 소득세법 규정만으로 포섭하기 어렵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현행법에서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가 매매·교환을 넘어 채굴과 스테이킹·에어드롭·하드포크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각각의 소득을 어떤 방식으로 과세할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지급은 가상자산 양도로 발생하는 기타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채굴과 스테이킹은 양도·대여 개념에 넣을 수 없고 에어드롭이나 하드포크 역시 소득 또는 증여로 볼 수 있는 지점이 있어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가상자산은 해외주식 등 금융투자상품과 투자 성격이 유사하지만, 해외주식의 양도차익은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반면 가상자산은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

박 교수는 "국내 상장주식 소액투자자의 양도차익은 원칙적으로 전액 비과세되는 반면, 가상자산은 투자 규모와 상관없이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순이익에 과세된다"며 "투자자산 간 세 부담 차이에 명확한 정책적 근거가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금 매기려 해도 모든 거래 합산 어려워

실제 세금을 매기기 위한 집행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상자산 소득을 정확하게 계산하려면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에서 이뤄진 취득·거래내역을 합산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납세자의 모든 거래내역을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취득가액을 어떻게 계산할지, 여러 거래소에서 사고판 가상자산의 손익을 어떤 방식으로 합산할지 등 세부적인 계산 기준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과세할 것이냐가 아니라 현행법으로 제대로 과세할 수 있는가"라며 "자산 자체가 아니라 매매·채굴·스테이킹 등 거래 유형별 소득 구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주식 신고체계에 준하는 '가상자산투자소득 통합신고서'를 마련해 국세청이 사후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상자산 취득가액과 평가방법, 손익통산, 손실 이월공제 등 가상자산에 맞는 별도의 계산체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 발생 원인 따라 과세해야

이날 토론자들도 현행 가상자산 과세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구성권 명지전문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는 "가상자산을 하나의 자산으로 취급하지 않고, 매매·교환에 따른 처분손익과 채굴·스테이킹·예치 등에 따른 보상소득을 구별해야 한다"며 "손실 이월공제 허용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재무·회계·세무학과 교수 역시 가상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일률적으로 분류하기보다 소득이 발생한 원인에 따라 과세할 수 있도록 소득 분류체계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면서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투자를 복권과 비슷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며 "가상자산과 관련한 금융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을 전체 금융·투자소득 과세체계 안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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