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인으로 돈을 번 B씨는 조카들에게 명절 용돈으로 코인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B씨는 조카에게 가상자산거래소 계좌를 만들라고 했지만, 미성년자가 계좌 개설이 어렵다는 말을 듣자 어쩔 수 없이 조카의 아버지인 형의 계정으로 코인을 이체했다.
한때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명절에 현금 대신 주식을 사 주는 것이 유행했다.
이제는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킨다며 코인으로 명절 용돈을 주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주식은 증여한 이후 신고하지 않은 상태로 놔뒀다가 가격이 크게 오르면 나중에 오른 주가 가치에 대해 증여세를 낼 수 있다. 코인도 마찬가지일까?
코인으로 주면 용돈이 아닌가요?
현금 대신 코인을 줬다고 해서 무조건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에서는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기념품이나 축하금 등은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명절이나 생일, 입학·졸업 등을 맞아 조카에게 주는 가상자산 역시 금액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용돈이나 축하금 수준이라면 비과세 대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코인을 몇 개 줬느냐가 아니라 코인의 가치다.
국세청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조카에게 준 코인의 가치가 얼마인지에 따라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도 달라진다"며 "비트코인의 경우 1개에 8000만 원 정도인데 이를 조카에게 줬다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용돈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행 상증세법에서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용돈에 대한 구체적인 금액 기준은 없다. 국세청 역시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수준인지는 금액과 지급 경위 등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0만원어치 코인 줬지만…100만원 줬다고 할 수도
코인 용돈이 현금 용돈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도 있다.
바로 '얼마를 증여했느냐'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현금 10만원을 주면 증여한 금액도 10만원이다. 하지만 추석 당일 시세로 10만원어치 코인을 조카에게 보냈다고 해서 세법상 증여재산가액이 반드시 10만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가상자산에 별도의 평가방법을 두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가상자산 평가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다. 국세청장이 지정한 사업자의 가상자산은 증여일 기준, 전후 1개월 동안 공시된 일평균가액의 평균으로 평가한다.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전후 각각 2개월간의 최종 시세가액을 평균해 평가하는데, 가상자산은 그 기간이 각각 1개월인 셈이다.
추석날 시세로 10만원어치 코인을 보냈더라도 추석 전 한 달과 이후 한 달 동안 코인 가격이 크게 움직였다면 최종적으로 계산되는 증여재산가액은 달라질 수 있다.
코인을 보내는 순간에는 세법상 최종 증여가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셈이다.
삼촌에게 받은 코인, 10년간 1000만원 공제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용돈의 범위를 넘어 사실상 재산을 증여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증여재산공제를 따져봐야 한다.
삼촌이나 이모 등이 조카에게 재산을 증여할 경우 기타 친족에 해당해 10년간 1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카가 삼촌에게 과세대상에 해당하는 코인을 증여받았더라도 이전 10년 동안 적용받은 공제가 없다면 10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유의할 점은 삼촌 한 명당 각각 1000만원씩 공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촌·고모·이모 등 기타 친족에게 받은 증여재산에 대해 수증자를 기준으로 10년간 1000만원의 공제 한도를 적용한다.
따라서 삼촌에게 받은 금액만 1000만원을 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공제 한도 안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기간 고모나 이모 등 다른 기타 친족에게 증여받은 재산이 있다면 함께 따져봐야 한다.
평가액 계산도 간단하지 않다.
예를 들어 올해 조카에게 코인을 주고 몇 년 뒤 다시 코인을 줬다고 하자. 나중에 코인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해서 과거에 준 코인까지 오른 가격으로 다시 계산하는 것은 아니다.
코인을 준 날짜마다 당시의 평가방법에 따라 증여가액을 계산하고, 이렇게 평가한 금액을 10년 동안 합산해 공제 한도를 따진다. 국세청도 증여가 이뤄진 날짜마다 평가한 금액을 10년간 합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낼 세금이 없는데…신고해야 할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삼촌이 조카에게 코인을 증여했는데 평가액이 1000만원에 미치지 않아 실제 납부할 증여세가 없다면 굳이 증여세 신고까지 해야 할까.
공제 범위 안에 있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나중에 증여 시점이나 당시 평가액을 분명히 하기 위해 신고를 고려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본인이 증여한 코인의 상승분까지 더해 10년간 증여재산공제 금액인 10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만 코인의 가치가 올라 1000만원을 넘어갈 우려가 있다면 신고를 해두는 것이 향후 증여나 상속세 조사 등이 이뤄졌을 때 불필요한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납부할 세액이 없더라도 증여세를 신고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자녀 명의로 주식을 500만원어치 산 뒤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 몇 년 후, 주식 가격이 2000만원이 됐고, 자녀가 집을 사면서 해당 주식을 팔았다면 과세당국은 자금 출처를 확인하게 된다.
이때 국세청은 2000만원이라는 돈의 원천인 500만원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 아니다. 증여 당시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세대상 금액이 2000만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코인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 역시 증여 후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증여 당시 신고를 해 두면 언제, 얼마의 가치로 코인을 증여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남겨 둘 수 있다.
부모 계정으로 대신 받았다면?
조카가 미성년자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본인 명의의 가상자산 계정을 이용하기 어려워 부모 계정을 통해 삼촌에게 코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계정의 명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누구의 재산이 됐는지를 따진다.
삼촌이 조카에게 주려고 부모 계정으로 코인을 보냈고 이후에도 해당 가상자산이 조카 몫으로 관리돼 실제 조카에게 귀속됐다면 조카에 대한 증여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조카 부모가 받은 코인을 자신의 사업자금이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부모에게 증여한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그 재산이 조카에게 계속 귀속되고 조카가 나중에 사용한다면 삼촌이 조카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만 부모가 직접 사용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