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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고위직 머니리포트]③국세청장은 왜 그 식당에 자주 갔을까

  • 2026.11.02(월) 14:19

강민수·임광현 전 국세청장 업무추진비 비교 분석

세금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자산을 어떻게 축적하고, 돈을 어떻게 사용할까.

임광현 전 국세청장의 퇴임으로 차기 청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현직 1급 고위공무원들의 재산공개 내역을 들여다봤다. 최근 국세청 고위직들의 자산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강민수·임광현 전 청장과 두 청장 시절 국세청 1급 고위공무원들의 재산도 함께 살펴봤다.

재산공개 내역에는 128억원대 자산가부터 4억원대 고위직까지 등장한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와 수십억원대 상가건물을 보유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세종시 아파트 한 채를 신고한 고위직도 있었다. 국세청 최고위직들의 재산 규모와 부동산 보유 현황을 비교했다.

아울러 두 국세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해 각 청장이 어떤 업무에 방점을 두고, 직원들을 어떻게 격려했는지 살펴봤다.

국세청장의 업무추진비에는 유독 자주 등장하는 식당들이 있다. 맛집이라서 여러 번 찾은 걸까, 아니면 그곳에서 꼭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었던 걸까. 업무추진비는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썼느냐에 따라 청렴성 논란으로 번지기도 한다. 시선을 조금 달리하면, 누구를 위해 돈을 썼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국세청장이 어떤 분야에 주력했는지 엿볼 수 있다.

강민수 전 국세청장은 재임 기간 특정 식당을 7차례나 찾았고, 임광현 전 청장(현 대통령비서실장)은 유독 세종청사를 고집했다. 두 사람 모두 한 달에 200만원 넘는 업무추진비를 쓴 적도 있다. 

국세청장 자리가 공석인 지금, 차기 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에도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직전 두 청장은 이 돈을 어디에, 누구를 위해 썼는지 비교해 봤다.

강민수는 메밀꽃필무렵, 임광현은 구내식당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강민수 전 청장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업무추진비로 1771만4000원을 썼다. 결제 횟수는 81건으로, 건당 평균 지출액은 약 22만원이었다.

임광현 전 청장은 2025년 7월부터 2026년 8월까지 33차례에 걸쳐 1144만원을 썼다. 월평균 약 82만원으로 강 전 청장(약 148만원)보다 적었지만, 건당 평균은 약 35만원으로 더 많았다.

두 청장의 업무추진비에서는 유독 자주 등장하는 식당들이 눈에 띈다. 강 전 청장은 세종시에 있는 '메밀꽃필무렵'에서 7차례에 걸쳐 162만6000원을 결제했다. '세종장어대가'와 '소쿠리밥상 세종청사점'도 각각 6차례씩 찾았다. 두 곳에서 쓴 돈은 120만9000원과 81만6000원이다.

반면 임 전 청장이 자주 택한 곳은 외부 식당이 아닌 국세청 구내식당이었다. 이곳에서 5차례에 걸쳐 240만2000원을 결제했다. 외부 식당 중에서는 '다담스시다이닝'과 '밥상차려주는집'을 각각 2차례 찾았으며, 67만7000원과 59만3000원을 썼다. 

두 청장이 자주 찾은 식당은 달랐지만, 모두 국세청 본청이 있는 세종시 안에 있었다.

직원 챙긴 강민수, 체납관리단에 힘준 임광현

식당 이름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다. 두 청장 모두 직원 격려에 공을 들였지만, 돈을 쓴 목적은 조금씩 달랐다.

강 전 청장은 업무추진비를 쓴 81차례 중 80차례가 직원 격려나 내부 간담회 자리였다. 여기에 쓴 돈만 1723만4000원으로, 전체 업무추진비의 97%에 달했다. 임 전 청장도 직원 격려와 내부 간담회에 전체 업무추진비의 75%인 862만5000원을 썼다.

강 전 청장이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쓴 달은 2024년 12월이었다. 한 달 동안 10차례에 걸쳐 258만4000원을 결제했다. 연말정산 담당자들을 격려하고 국세행정개혁위원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데 쓴 돈이다. 이어 2025년 5월(199만1000원)과 2024년 10월(179만1000원)에도 지출이 많았는데, 주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다.

2024년 말, 국세청 본청 로비에 직원 추첨 경품과 크리스마스 용품 등이 장식된 모습. 이 모든 비용은 당시 강민수 국세청장이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강상엽 기자]

강 전 청장은 평소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청장으로도 유명했다. 직원 생일에는 태블릿PC를, 세무서 방문 때는 커피 기프티콘을 선물하고, 크리스마스에는 청사 로비에서 선물 추첨 행사까지 열었다. 이 비용은 사비로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3월 재산공개에서는 예금이 줄어든 이유로 '직원 격려' 등을 적기도 했다.

임 전 청장도 업무추진비를 많이 쓴 달에는 직원 격려가 빠지지 않았다. 다만 눈에 띄는 건 정책사업 참여자들을 위해 쓴 돈이다. 3차례에 걸쳐 206만5000원으로, 전체 업무추진비의 18%를 차지했다. 자신이 힘을 쏟았던 국세체납관리단 직원들과의 간담회 등이 대표적이다.

납세자와 민생 현장을 챙긴 지출도 있었다. 전통시장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등 2차례에 57만3000원을 썼다. 강 전 청장의 업무추진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지출이다.

국세청장도 찾은 웨이팅 맛집

국세청장의 업무추진비에는 요즘 인기 있는 맛집도 등장한다. 2026년 4월, 임 전 청장이 104만4000원을 결제한 '코끼리베이글 성수'가 대표적이다. 긴 웨이팅 줄이 생길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젊은 직원들의 입맛에 맞춘 선택이었을까. 공교롭게도 당시 사용 목적은 신규 직원 워크숍 간담회(대상 인원 120명)였다.

강 전 청장은 한 번에 무려 156명을 위해 업무추진비를 쓴 적도 있다. 두 청장의 전체 사용 내역을 통틀어 대상 인원이 가장 많았던 사례다. 2025년 4월 3일 도미노피자에서 48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세무서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외부 활동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임 전 청장은 2026년 7월과 8월 업무추진비를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국세청에 확인한 결과 실제 지출이 0건이었으며,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한다. 

두 청장의 업무추진비 내역은 '공적이냐, 사적이냐'의 경계가 모호한 사례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깔끔했다. 오히려 일부 지출이 빠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국세청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국세청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이 전부이며, 누락된 지출은 없다"고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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