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코인 수익, 증명은 어떻게?"…가상자산 자금출처조사 대응법

  • 2026.10.29(목) 14:54

최초 투자금부터 현금화까지 자금 흐름 입증해야

가상자산 투자로 수억원을 벌어 아파트를 샀다면, 그 돈이 어디서 났는지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가상자산 특성상 여러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팔거나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자산을 옮겼다면 자금의 이동 과정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 여부와 별개로, 투자자의 복잡한 거래내역을 정리하고 자금의 출처를 입증하는 일이 세무사·회계사에게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가상자산 재무관리 플랫폼 크립토핀을 운영하는 더블엑스소프트와 세무법인 세움택스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빌딩에서 가상자산 자금출처조사 대응 서비스 시연회를 열고, 실제 조사 사례와 거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세무 소명 방안을 설명했다.

코인으로 집 샀다면, 돈의 흐름부터 증명

김지호 세움택스 대표세무사는 가상자산 투자자가 자금출처조사를 받게 되는 이유부터 설명했다.

국세청은 신고된 소득과 소비·재산 증가액 등을 비교해 자금출처조사 대상자를 선정한다.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재산을 취득하거나 소비했다면 그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김 세무사는 "젊은 투자자들은 축적된 소득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자산과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우가 있어 국세청이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가의 부동산이나 수입차를 취득하는 것은 물론, 고급 주택에 월세로 거주하거나 인터넷 방송에 거액을 후원하는 경우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때 중요한 것은 투자소득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입증하는 일이다. 김 세무사는 최초 투자자금의 출처, 투자자산이 불어난 과정, 현금화 과정 등 세 단계를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세청이 주의 깊게 보는 것은 최초 투자자금의 출처다.

문제는 가상자산의 거래 구조다. 국내 거래소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고액 투자자일수록 파생상품이나 차익거래 등을 위해 여러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김 세무사는 "핵심은 해외 거래소와 지갑의 거래내역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여러 거래소에서 차익거래를 반복하면 거래 데이터가 방대해지고, 폐업한 거래소는 과거 거래내역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다. 거래소가 문을 닫으면서 과거 매매내역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고, 개인지갑 역시 입출금 기록은 남아 있어도 실제 어떤 거래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김 세무사는 조사 현장의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내역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원래 조사기간은 한 달 정도인데 길게는 조사가 6개월까지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거래내역을 확보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소명해야 할까.

김 세무사는 블록체인에 남아 있는 송금 기록과 거래소 지갑주소 등을 대조해 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업한 거래소에 코인을 보낸 기록과 다시 출금한 기록을 확인하고, 당시 시세를 적용해 투자수익을 합리적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개인지갑도 마찬가지다. 거래 목적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더라도 입출금 당시 자산 가치와 잔액 등을 분석하면 투자수익을 추정할 수 있다.

김 세무사는 "정확한 거래내역을 확보할 수 없다면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크립토핀이 개발한 가상자산 재무관리 플랫폼. 개인 투자자 코인별 수익 현황, 거래내역 확인부터 세무사·회계사를 위한 자금출처조사를 소명자료 작성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사진: 택스워치]

흩어진 거래내역, 어떻게 정리하고 소명할까

최병준 더블엑스소프트 대표는 "거래소의 API를 연동하면 자료를 자동으로 가져올 수 있지만, 거래내역을 제공하지 않거나 제공 기간에 제한을 두는 거래소가 많다"며 "고객의 기억을 바탕으로 과거 거래내역을 내려받고, 누락된 지갑을 다시 찾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립토핀은 이러한 작업을 돕기 위해 거래소마다 다른 데이터 양식을 통합하고, 거래 유형을 분류한 뒤 당시 시세와 취득가액 등을 연결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현재 국내 5대 원화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 약 20개 블록체인의 자동 연결을 지원하고 자동 연동이 어려운 거래소는 별도 양식으로 거래내역을 추가할 수 있다.

또한 여러 거래소와 지갑 사이의 입출금 내역을 연결하고, 일치하지 않는 거래는 별도로 표시해 세무사가 추가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거래 유형과 당시 시세, 취득가액, 실현손익 등도 확인 가능하다.

김 세무사는 "통합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다 보면 투자자가 잊어버렸던 지갑이나 과거에 사용한 거래소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며 "거래 당시 시세까지 연결하면 이를 근거로 소명서를 작성하는 일이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내역을 자동으로 정리한다고 해서 자금출처가 모두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 상대방이나 목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내역은 투자자에게 추가 자료를 요청해야 하고, 이를 어떤 근거로 소명할지는 세무전문가가 판단해야 한다.

김 세무사는 "가상자산 자금출처조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거래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기술과 이를 토대로 소명 논리를 구성하는 세무 전문성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