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들은 이제 다양한 AI 도구를 사용한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여러 AI의 장단점을 비교해 업무에 적합한 도구를 선택한다. [침고기사: ①챗GPT 하나로 부족해?…세무사 절반이 AI 도구 3개 이상 쓴다]
AI 활용 방식도 달라졌다. 단순히 세법을 검색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세무사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모든 세무사가 직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대안으로 세법과 예규, 판례 검색부터 검토의견서 작성까지 지원하는 세무 특화 AI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대표적인 세무 특화 AI로는 더존비즈온의 'ONE AI 세법·노무도우미'와 삼일PwC의 '삼일택스에이전트'가 있다. 세무법인 센트릭처럼 자체 AI를 개발해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세무 특화 AI가 실제 업무에서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 세무사들이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기능은 무엇이고, 아쉬운 점은 없을까. 택스워치는 더존비즈온의 'ONE AI 세법·노무도우미'를 사용한 세무사 3인의 실제 업무 경험을 물어봤다.

모호한 질문 바꿔주고…의견서 초안까지
곽창환 세무법인 솔루젠 대표세무사는 세법도우미가 질문을 구체화해 주는 기능을 장점으로 꼽았다.
곽 세무사는 질문이 모호해도 AI가 의도를 파악하고 부족한 내용을 보완할 선택지를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검토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쟁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입력해도 AI가 일반적인 세법 설명만 제공하는 경우가 있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병의원·약국 분야의 세무업무를 담당하는 홍성욱 세무법인 진솔 세무사는 세법도우미를 이용해 공동사업자 합류 과정에서 발생한 권리금 문제를 검토했다.
일반적인 사업 양수도와 달리 기존 사업에 공동사업자로 합류하면서 지급한 권리금을 어떻게 비용처리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홍 세무사는 "세법도우미가 구체적인 사례를 확인해 재정경제부 질의회신서를 찾아 정리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관련 법령과 해석례를 답변의 근거로 제시한다는 점을 유용하게 평가했다.
홍 세무사는 "결론에 대한 근거자료를 사용자가 다시 처음부터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적용 법령과 해석례를 직관적으로 열거한다"며 "각 링크가 연결돼 있어 조문 원본을 빠르게 발췌해 이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무사가 AI의 답변을 검토하며 법령과 해석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무에서 제출하는 의견서의 초안 작성에도 AI를 활용한 사례가 있었다.
곽 세무사는 관세조사에 따라 발급된 수정수입세금계산서의 매입세액 공제 여부를 검토하면서 세법도우미로 의견서 초안을 작성했다.
담당 세무사가 이를 수정·보완해 제출했고, 해당 건은 매입세액 공제 대상으로 마무리됐다.
곽 세무사는 AI가 경정청구나 불복청구 서면과 유사한 형식으로 의견서 초안을 제공해 실무 문서 작성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최종 판단과 제출은 담당 세무사가 직접 했다.
"세법은 잘 찾는데, 세금 계산은 아쉬워요"
법령과 해석례를 찾아주는 기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실제 세액 계산이나 후속 세무업무에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안주원 세무법인 다솔 법인컨설팅센터 세무사는 세법도우미가 법조문과 판례 등 근거를 제시하는 기능을 높이 평가했다.
안 세무사는 "단순 질문에 대한 대답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적용되는 법조문과 해석, 판례 등 논거를 탄탄하게 제시한다"며 "인용된 조문과 판례 번호에 하이퍼링크가 연동돼 있어 검증의 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문이 많아 가독성이 떨어질 때가 있으며, 답변 생성 시간이 길다는 점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세무사가 실제 업무에서 필요한 것은 법령 설명만이 아닐 때가 많다. 고객이 여러 선택지 중 어느 쪽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한지 묻는다면 각각의 세액을 계산하고 비교해야 한다.
안 세무사는 "현행 제도에 따른 구체적인 수치나 시뮬레이션 안내가 부족하다"며, "세무사로서는 법률적 설명보다 실무적인 변화를 알고 싶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조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 각각의 상황을 나눠 안내하는 기능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법 검토 이후의 업무와 연결되는 기능도 과제로 꼽혔다.
곽 세무사는 회계처리나 세무조정 질문에서 손금·익금 판단만이 아닌, 실제 신고에 필요한 세무조정과 소득처분까지 연결되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대화 맥락을 이어서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는 기능과 최신 판례·해석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기능도 보완이 필요하다.
세법을 잘 설명하는 AI에서 실무를 돕는 AI로
세무사들은 세법도우미가 모호한 질문을 구체화하고, 법령과 해석례를 찾거나 의견서 초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무사들이 원하는 것은 세법을 잘 설명하는 AI만이 아니었다. 복잡한 사실관계에 따라 어떤 선택이 유리한지 판단하고, 세액을 계산하며, 세무조정과 신고업무까지 연결해 주는 기능을 기대하고 있었다.
AI가 제공한 근거를 세무사가 추가로 검토하고, 별도의 도구를 활용해 세액을 계산한 후 실제 신고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업무 효율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세법을 얼마나 정확하게 설명하느냐를 넘어, 세무사의 실제 업무를 어디까지 도울 수 있느냐가 세무 특화 AI의 다음 과제인 셈이다.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