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자비스앤빌런즈는 종합소득세 신고 서비스 '삼쩜삼'을 출시했다. 이름은 프리랜서 등 인적용역 사업자의 소득에서 떼는 원천징수세율 3.3%(지방소득세 포함)에서 따왔다. 환급액이 크지 않아 세무사를 찾기는 부담스러운 이들을 겨냥했고, '3.3'이라는 숫자만으로도 세금 환급을 떠올릴 만큼 이름을 알렸다.
그런데 6년 만에 이 숫자가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정부가 원천징수율을 현행 3.3%에서 2.2%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 인적용역 사업자의 실질소득을 늘려주겠다는 취지로, 국회에서도 큰 이견은 없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삼쩜삼 간판도 이제 '이쩜이'로 바뀌는 걸까. 공교롭게도 이쩜이라는 상표는 이미 다른 사람이 먼저 등록해 놓은 상태다.

'이쩜이' 누가 선점했나 봤더니…3년 전 출원
원천징수세율 2.2%는 올해 처음 나온 게 아니다. 2023년 3월 한국세무사회는 인적용역 사업자의 원천징수세율을 3%에서 2%로 낮춰달라고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에 건의했다.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3.3%에서 2.2%로 낮추자는 얘기다. 정부가 매년 8월 세법개정안을 내놓기에 앞서 각계의 개정 건의를 받던 시기였다.
지식재산처(특허청)에 따르면 ‘이쩜이’가 상표로 출원된 것도 이 무렵이다. 출원인은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가 아니었다. 임우승씨가 2023년 3월 26일 먼저 출원했고, 이듬해 말 등록까지 마쳤다.
더 눈에 띄는 건 이쩜이가 겨냥한 서비스다. 상표 설명에는 '프리랜서 소득세 환급신고, 도움 서비스'라고 적혀 있다. 세무신고서비스업과 세무신고절차대행업, 세무대리업 등도 지정했다. 이름뿐 아니라 사업 영역까지 삼쩜삼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는 셈이다.
올해 8월 6일에는 이쩜이가 다시 상표로 출원됐다. 정부가 8월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인적용역 사업자의 원천징수세율을 3.3%에서 2.2%로 낮추겠다고 밝힌 지 사흘 뒤다. 출원인은 2023년 이쩜이를 등록했던 임우승씨였다. 이번에는 세금 관련 재무자문과 소득세 관련 재무자문, 세금설계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3.3% 정말 사라질까…삼쩜삼의 앞날은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인하된 원천징수세율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지급하는 소득분부터 적용받는다.
현재 국회에서도 원천징수세율 인하에 반대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국세청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간담회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은 원천징수세율 인하를 언급하며 세제개편안이 국회에서 확정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여야 의원들도 인적용역 소득자의 세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쩜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세금을 돌려받는 길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세청이 직접 찾아 안내한 인적용역 소득자의 환급금만 1985억원(147만명)에 달한다. 손택스에서는 최대 5년치 환급액을 한 번에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당시 "궁극적으로 영세납세자의 종합소득세 신고·환급은 국세청이 알아서 해주도록 개선하겠다"고 했다. 세율 인하를 떠나, 삼쩜삼의 설 자리가 예전보다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삼쩜삼도 살아남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경쟁 플랫폼이 빠르게 치고 나오자 올해 5월 환급액이 예상과 달라질 경우 최대 200만원까지 보상하는 제도를 내놨다. 이용료도 실제 환급금을 받은 뒤 내도록 바꿨다. 환급금이 없으면 이용료도 받지 않는다.
2.2% 시대 와도 '삼쩜삼'은 안 바꾼다
원천징수세율이 2.2%로 낮아진다고 삼쩜삼까지 이쩜이로 바뀌는 건 아닐 듯하다.
한국세무사회 내부에서도 이 문제가 한 차례 화제가 됐다. 한 세무사가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에게 '이쩜이' 상표를 선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미 이쩜이 상표 등록이 끝난 상태였다. 세무사회는 삼쩜삼 측에 직접 명칭 변경 계획이 있는지 문의했지만, 바꿀 의사가 없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3.3%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모집원과 방문판매원, 음료품배달원, 의료용역 사업자는 지금처럼 3.3%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받는다. 2.2%로 낮아지는 건 이들 4개 직종을 제외한 인적용역 사업자다.
현재도 삼쩜삼 측은 세율 인하와 브랜드명 변경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삼쩜삼 관계자는 "브랜드명 변경은 내부에서도 전혀 논의한 바 없다"며 "2.2%가 모든 인적용역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삼쩜삼이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브랜드로 자리 잡은 만큼 세율이 바뀐다고 이름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