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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환자 아닌 의사를 진료한다…'병의원 전문' 세무사의 세계

  • 2026.09.21(월) 07:00

이요한·홍성욱 세무법인 진솔 파트너세무사

병원 진료실에서는 의사가 환자를 진료한다. 그런데 분기마다 병원을 찾아가 거꾸로 의사를 '진료'하는 사람들이 있다. 환자의 건강이 아니라 병원의 재무 상태를 들여다보는 세무사들이다.

진료실에 들어가 원장과 마주 앉아 펼치는 것도 환자의 차트가 아니다. 매출은 얼마나 늘었는지, 비용은 어디에서 많이 나갔는지, 세금은 얼마나 나올지 등이 담긴 병원의 손익 자료다. 숫자를 하나씩 살펴보며 병원의 재무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가 생길 만한 부분을 미리 찾아낸다.

이요한·홍성욱 세무사(세무법인 진솔)는 이런 일을 하는 '병의원 전문' 세무사다. 직접 병원을 찾아가는 일이 잦다 보니 원무과에서 환자도 아닌 사람이 원장을 찾는다며 경계하기도 하고, 때로는 국세공무원이 찾아온 줄 알고 병원이 긴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소득 전문직의 대표 직종인 의사를 고객으로 둔 세무사는 일반 사업자를 상대하는 세무사와 무엇이 다를까. 올해 택스워치가 선정한 'TAX 차세대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린 두 사람에게 병원 원장을 '진료'하는 세무사의 일을 들어봤다.

이요한(왼쪽), 홍성욱 세무법인 진솔 파트너세무사가 택스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세무 상담이라면 보통은 세무사무소로 찾아오는 고객을 떠올린다. 수많은 병원을 일정한 시기마다 직접 찾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일 것 같다. 
 (이요한 세무사) 일단 병원 원장님들은 너무 바쁘기 때문에 진료 틈틈이 10분만 내달라고 찾아가서 설명할 수밖에 없다. 

또 병의원 특성이기도 한데, 원장님 대부분이 고소득자로 세금 부담이 높은 편이라 세금 낼 때 돼서 "이번에 세금 1억원 내셔야 합니다"하면 크게 당황한다.

소득이 많더라도 의료기기를 사거나, 다른 투자를 하면서 자산이 묶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기마다 병원을 찾아가 지금까지의 손익을 보여주고, 앞으로 세금이 어느 정도 나올지를 미리 설명한다.

개인사업자다 보니, 소득이 커지면 커질수록 세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 '진료를 할수록 낼 세금이 많아 일할 의욕이 떨어진다'는 고민도 듣는다. 

그럴 때 주변에서 적절하지 않은 절세 방법을 듣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그 방법을 썼을 때 나타날 부작용을 설명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 

주로 세무조사나 사후검증 위험이나 가산세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알려드리고 안전한 범위 안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Q. 전화나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상담할 수 있는 시대다. 굳이 직접 찾아가는 것을 원장들이 더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
 
(홍성욱 세무사) 직접 원장님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진료시간 중에 5~10분이라도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게 좋은지, 퇴근 후 비대면으로 상담하는 것이 편한지 물었는데 10명 중 7~8명은 직접 와주는 게 좋다고 했다.

얼굴을 보고 앉아 있어야 평소 궁금했던 것을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세무사에게 맡기다가 저희 쪽으로 옮겨오는 원장님들도 있는데, 그 이유의 90% 이상은 결국 소통 문제다.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인데 왜 적용이 안 됐는지, 세금이 이렇게 많이 나올 거라면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는지 같은 불만이 많았다.

세금 신고를 정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병원이 얼마나 벌고 있고 앞으로 세금이 얼마나 나올지를 제때 알려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래서 중간 손익을 계산하고 담당 세무사가 직접 설명하는 과정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홍 세무사는 "세금 신고를 정확하게 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 병원이 어떻게 수익을 내고 있는지 제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대면 상담을 하면 소득에 대한 세금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최근 원장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은 무엇인가.
 
홍) 올해는 사업양수도 질문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우리 병원은 지금 팔면 얼마 받을 수 있는지, 병원 가치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병원을 당장 팔 계획이 있는 원장뿐 아니라 자신이 오랫동안 키워온 병원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묻는 분들도 많다.

병원도 결국 원장님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놓은 사업체다. 병원을 어느 정도 키운 뒤 다른 원장에게 넘기고, 다시 새로운 지역에서 처음부터 병원을 만들어가는 분들도 있다.

그 과정에서는 영업권이 어느 정도인지, 병원을 넘기면 세금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야 한다. 이전까지는 특정 지역에서 양수도 관련 상담이 몰렸다면, 올해는 특히 지역을 떠나 영업권 평가 등 문의가 많아졌다.

Q. 병원을 사고파는 것뿐 아니라, 의료기기를 새로 사거나 병원을 이전하는 것처럼 경영상의 결정도 함께 논의하나.
 
이) 그런 질문도 많이 받는다. 특히 병원은 의료기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새 기기를 살지, 리스로 할지, 할부로 할지를 많이 물어본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어떻게 사든 저렴하게 구매하면 된다. 예를 들어 세율이 40%라고 가정하면 기기를 사면서 그만큼의 절세 효과는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60% 정도는 결국 원장님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돈이다.

그렇다면 그 기계가 60%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세금이 줄어든다는 이유만으로 필요하지 않은 기계를 사면 오히려 손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필요한 기계를 싸게 사고, 그 기계가 얼마나 수익을 만들어내느냐다.

이 세무사는 의료기기 구매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세금뿐 아니라 투자와 병원 운영까지 오랫동안 보다 보면 '잘되는 병원'의 공통점도 보일 것 같다.
 
이) 오히려 진료 실력이 정말 뛰어난 원장님이 병원을 크게 키우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자기 환자는 반드시 자기 손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그렇게 하면 원장님이 하루 동안 볼 수 있는 환자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병원 매출에도 자연스럽게 한계가 생긴다.

반대로 병원을 빠르게 키우는 원장님들은 모든 환자를 자신이 직접 보려고 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환자는 직접 보되 페이닥터를 빨리 채용하고, 진료 과정을 매뉴얼화해서 병원이 시스템으로 돌아가도록 만든다.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과 병원을 키우는 경영자가 되는 것은 서로 다른 역량이 필요한 것 같다.

Q. 병의원 경영과 관련해 대표님들과 많은 대화가 오고 갈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원장님이 있었나.
 홍) 바로 떠오르는 분이 한 명 있다. 진료도 잘하지만 병원 경영도 굉장히 잘하는 분이었다. 직원 관리나 인사도 잘했고, 세무사를 단순히 세금 신고를 대신해주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병원 경영을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로 봐줬다.

세금을 대하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실적이 좋아서 다른 원장님보다 세금을 많이 내는 분인데도 '법이 그렇게 돼 있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세금을 많이 낸다고 불편한 내색을 한 적이 없었다.

함께 일하는 직원 한 분은 오히려 급여를 25% 줄여달라고 원장에게 제안하기도 했다더라. 자신이 아직 1인분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 병원에서 계속 일하고 싶으니 급여를 줄이고 더 열심히 배우겠다는 이유였다.

저도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다. 직원이 그렇게까지 생각하게 된 데에는 결국 원장이 평소 병원을 운영하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 세무사가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수임 고객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병의원 전문'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면 단순히 병원 고객을 많이 맡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병의원 세무가 일반 사업자와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
 
홍) 매출을 집계하는 방식이 가장 다르다. 병원은 환자에게 직접 받는 돈뿐 아니라 건강보험공단 등 국가기관에서 들어오는 돈이 있다. 환자에게 받는 돈도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진료와 면세되는 진료가 함께 섞여 있다.

예를 들어 미용·성형 목적의 진료는 과세되는 경우가 있지만 같은 비만 진료라고 해서 모두 과세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환자의 주된 증상이 무엇인지, 치료 목적인지, 보험 진료와 어떻게 결합돼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결국 병원에서 일어나는 진료 구조 자체를 이해하고 있어야 제대로 세금 신고를 할 수 있다.

Q. '병의원 전문'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려면 병원 업계 자체를 계속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이) 오스템임플란트 등에서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세무 웨비나와 강의를 하고 있다. 생방송으로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방식이다.

강의에 나갔다고 바로 세무대리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병의원 전문이라고 했을 때 다른 세무사와 무엇이 다른지를 보여주는 데는 도움이 된다.

홍) 의사들은 차별성을 중요하게 본다. 세무사라는 업무 자체는 굉장히 넓기 때문에 자영업자를 주로 할 수도 있고 법인을 전문으로 할 수도 있다. 저희는 그중 병의원이라는 업종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병의원 전문이라는데 다른 세무법인과 뭐가 다른가'를 볼 수밖에 없다. 웨비나나 치과의사회 강연, 학회·보수교육 등의 활동이 전문성을 조금씩 쌓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세무사는 "병의원 전문 세무사로서 오스템임플란트 등 세무 웨비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의사들은 공부를 많이 했고 세금에도 상당히 깐깐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전문직 고객을 상대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이) 생각보다 반대다. 오히려 소통하기 편한 부분이 있다. 의사들은 세무에 대해서도 일반인보다 많이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1부터 10까지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전체적인 흐름을 빠르게 이해한다.

대신 세무사 입장에서는 말 하나를 하더라도 더 신중하게 된다. 고객이 이해하는 속도가 빠르고 질문도 구체적이기 때문에 애매하게 알고 답할 수는 없다. 정확한 근거를 갖고 설명해야 한다.

Q. 인공지능(AI)이 장부 정리를 하고 세법과 판례까지 찾아주는 시대가 됐다. 지금까지 세무사의 전문영역으로 여겨졌던 업무가 자동화되면 병의원 전문 세무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 단순하게 장부를 맞추고 세무조정하는 업무는 앞으로 AI가 상당 부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세무사는 그보다 다른 일을 해야 한다.

병원에 직접 찾아가 원장님과 대면해서 이야기하면 숫자로는 알 수 없는 고민들이 나온다. 지금 병원이 잘되고 있는지 불안할 수도 있고, 의료기기를 새로 사야 할지, 병원을 더 키워야 할지 고민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여러 선택지 가운데 어떤 결정이 가장 나은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홍) 세법도 모든 상황을 법에 정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예규와 판례, 행정해석까지 확인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많다. AI가 이런 자료를 빠르게 찾아주면 종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에 필요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세무사는 자료를 찾는 것보다 그 자료가 지금 원장님의 상황에 맞는지 판단하고, 문제가 생길 가능성까지 살펴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AI가 단순 업무를 대신할수록 결국 원장과 직접 마주 앉아 고민을 듣고 판단을 돕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성욱(왼쪽)·이요한 세무법인 진솔 파트너세무사. [사진: 이대덕 기자]

☞이요한 세무사는?
제54회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후, 한국세무사회 자격시험 운영위원회 위원 및 법제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세무 제도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오스템임플란트 덴올(DENALL) TV와 아임닥터 세미나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병·의원 맞춤형 세무 강의와 실무 컨설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병·의원 전문 세무법인 진솔의 파트너세무사로서 병의원 맞춤형 세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성욱 세무사는?
조세 전문 학부인 서울시립대 세무학과를 졸업한 후 제55회 세무사시험에 합격했다. 병·의원 전문 세무법인 진솔의 파트너세무사로서 풍부한 병·의원 세무 관리 및 결산·조정 실무를 전담해 왔다. 축적된 의료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병·의원 양수도 컨설팅, 객관적인 영업권 평가, 고난도 세무조사 입증 대응에 이르기까지 의료경영에 특화된 고부가가치 세무 서비스를 집중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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