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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병 중 12병만 좋은 술?…'탈락酒' 챙긴 국세청

  • 2026.09.21(월) 08:03

올해로 2회째를 맞는 K-SUUL AWARDS(K술 어워드). 전국 곳곳에 이름은 덜 알려졌지만 '괜찮은 술'을 찾아내 해외시장에 선보이자는 취지로 국세청이 지난해 처음 판을 깔았다. 쉽게 말해 우리 술의 경쟁력을 겨루는 '주류 품평회'다.

지난 10일 중부지방국세청사. 한 모금 맛보고, 향을 맡고, 다시 심사표에 점수를 적는다. 심사대 위에는 중부청 관내(경기 남부·강원도)에서 올라온 전통주가 놓였다. K술 어워드 선정작을 가리기 위한 예선 심사 풍경이다. 이곳에 도전장을 낸 곳만 64개 업체(127개 제품)다.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건 만만치 않다. 중부청뿐 아니라 전국 지방청에서 저마다 지역의 술을 놓고 같은 예선이 치러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역의 작은 주류업체들도 좀 더 쉽게 도전장을 낼 수 있도록 심사 무대를 지방청까지 넓혔다. 그만큼 전국 곳곳에 숨어 있던 술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국에서 도전장을 낸 술은 약 500개. 지방청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오르는 술은 120~130개 정도이고, 다시 경쟁을 거쳐 마지막에 이름을 올리는 건 단 12개다(11월 선정). 하지만 나머지 술도 그냥 묻히는 건 아니다. 올해 국세청은 예선에서 떨어진 술까지 밖으로 꺼냈다.

1등만 기억하는 품평회는 아니다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좋은 술이 아닌 건 아니잖아요. 우리 지역에 이런 술이 있다는 걸 모르는 것과 아는 건 다르죠."

국세청이 예선 심사 모습을 처음으로 보도자료에 담아 외부에 알린 이유다. 최종 12개에 들지 못하더라도, 지역에서 어떤 업체가 어떤 술을 만들고 있는지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방청 홈페이지에도 지역 출품작을 소개하고, 예선에 참여한 업체에는 감사패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 작은 양조장에는 술을 알리는 일부터 쉽지 않다. 소비자가 알아야 한 병이라도 더 팔고, 새로운 판매처를 찾을 기회도 생긴다.

대구의 한 전통주 업체도 그랬다. 칠백주조는 대구청의 도움으로 신세계백화점 팝업스토어에 술을 선보였다. 김현한 대표는 택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청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백화점과 직접 접촉해 팝업스토어를 열었겠느냐"며 "주류박람회에 참가할 때보다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었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주류 소비시장은 위축된 모양새다. 수입분을 합산한 주류 출고량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335만3149㎘로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다. 예선심사가 추석을 앞두고 진행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국세청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지역 전통주를 알리면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업체에도 힘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첫 K술 어워드에서는 탁주(막걸리)가 약주·청주와 같은 부문에서 경쟁했는데, 최종 선정작 12개 가운데 탁주는 한 병도 없었다. 맛과 향이 다른 술을 한데 묶는 게 맞느냐는 얘기도 나왔다. 올해는 심사 부문을 다시 짰다. 탁주를 별도 부문으로 떼어내고, 나머지 술도 발효주·소주·증류주로 구분했다. 떨어진 술도 다시 알리듯, 지난해 심사 결과도 그냥 넘기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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