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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만 잘 계산하면 좋은 세무사?…세무상담의 함정

  • 2026.10.21(수) 07:00

미네르바 올빼미가 알려주는 '부동산 세무상담 포인트'

#. 재건축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하기로 마음먹은 A씨. 증여세가 얼마나 나올지 상담까지 마쳤으니 이제 증여 절차만 거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자녀에게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조합설립인가가 난 아파트라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 상황이었다. 세금을 얼마나 낼지만 따져봤지, 정작 증여가 가능한지는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B씨의 경우는 더 황당하다. 증여까지 마쳤는데 자녀가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됐다. 아파트를 물려주려던 계획이 예상과 달리 복잡해질 수 있다.

#. C씨 가족은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공시가격 20억원이 넘는 토지를 상속받았다. 상속인은 어머니와 자녀 세 명이었다. 하지만 유산 분배에 대한 의견이 달라 상속재산을 정리하지 못했고, 6월 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이 지나갔다. 토지 소유자 신고도 놓쳤다. 결국 법정상속지분이 가장 큰 어머니에게 종부세가 집중적으로 부과됐고, 금액은 수천만원에 달했다. 네 명이 나눠 부담할 수 있었던 세금을 어머니 혼자 부담하게 된 것이다.

김호용 세무사(필명: 미네르바 올빼미)가 택스워치가 주최한 ~ 에서 부동산 세무상담에 대한 팁을 소개했다. [제공: 더존비즈온]

두 사례에서 놓친 것은 복잡한 절세 기법이 아니었다. 재건축 아파트 증여 가능 여부와 상속재산 소유관계 신고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세금 계산에만 집중하면서 실제로 더 중요한 문제를 간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세금을 정확하게 계산해 주는 것만으로 좋은 세무사일까? 고객은 단순히 세금 액수를 확인하려고 전문가를 찾는 것이 아니다. 어떤 선택이 더 유리한지, 예상치 못한 손해가 없는지 판단해 주기를 기대한다. 좋은 세무상담은 세금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고객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데서 시작한다.

택스워치가 지난 15일 개최한 '2026 TAX Leaders Summit'에서 부동산 세제 전문가로 유명한 김호용 세무법인 화담 대표세무사는 세무사와 변호사들이 고객 상담에서 놓치기 쉬운 사례들을 소개했다.

'미네르바 올빼미'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김 세무사는 정부와 국세청에서 14년간 부동산 세제 정책과 법령 입안, 세무조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부동산세법을 강의하고 있다.

김 세무사의 강연을 바탕으로 실패하지 않는 부동산 세무상담을 위한 네 가지 체크포인트를 정리했다.

체크포인트① 증여세 계산 전, 재건축 입주권부터 확인하라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증여할 때는 증여세보다 먼저 조합원 지위를 자녀에게 넘길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아파트 소유권을 자녀에게 넘길 수 있다고 해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권리까지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 지위를 승계하지 못하면 새 아파트 대신 현금으로 보상받는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예외는 있다.

1세대 1주택자가 재건축 아파트를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했거나,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에 따라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예외가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조합설립인가 후 3년 이상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지 않아 양도가 가능해졌더라도,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면 다시 제한될 수 있다. 같은 아파트라도 언제 증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김 세무사는 "재개발·재건축 상담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나 재당첨 제한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며 "세금 영역이 아니라고 해서 모른 채 넘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체크포인트② 재건축 아파트 두 채라면 5년 재당첨 제한을 살펴라

재건축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했다면 각각의 사업 진행 속도도 살펴봐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는 5년 재당첨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대상자로 선정되면 일정한 경우 5년 동안 다른 투기과열지구 정비사업에서 분양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재건축 아파트 두 채를 가진 사람이 A아파트에서 먼저 조합원 분양을 받았다고 하자. 5년이 지나기 전에 B아파트에서도 분양신청 시기가 온다면, 재당첨 제한에 걸려 B아파트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B아파트를 늦게 팔려고 해도 이미 조합설립인가가 나 있으면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없다는 점이다. 새 아파트 분양도 어렵고, 다른 사람에게 팔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다.

김 세무사는 "이런 경우에는 조합이 설립되기 전에 빨리 팔거나 증여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증여세만 계산해 줄 것이 아니라 재당첨 제한에 걸릴 위험까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당첨 제한에는 주택 취득 시기 등에 따른 예외도 있다. 따라서 두 아파트의 취득 시점과 사업 진행 단계, 분양신청 시기까지 확인해야 한다.

체크포인트③ 국세청은 비과세라는데 대법원은 아니라면?

집을 세 채 가진 사람이 한 채를 먼저 팔고 나머지 두 채에 대해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을까.

A·B·C 주택을 가진 사람을 가정해 보자. A주택의 양도차익은 3억원, B주택은 8억원이다. 이 사람은 양도차익이 큰 B주택을 비과세받기 위해 A주택을 먼저 팔았다. 이제 B주택과 C주택만 남았으니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국세청은 과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이러한 경우에도 비과세를 인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13일 선고한 판결(2024두55426)에서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는 국내에 1주택을 소유한 1세대가 신규 주택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를 전제로 한다고 판단했다.

처음부터 두 채를 가진 상태에서 세 번째 주택을 샀다면 나중에 한 채를 처분하더라도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기존 국세청 해석과 대법원 판결이 엇갈리는 것이다.

김 세무사는 "국세청이 관련 질의를 재정경제부 세제실에 전달해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기존 유권해석이 변경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제는 고객이 정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사이 비과세를 받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세무사는 거래 시점에 따라 비과세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까지 고객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상담 사례도 있다. 기존 국세청 해석을 적용받기 위해 올해 안에 집을 팔려고 했지만, 매수인이 잔금은 내년 2월에 주겠다고 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사이 정부의 해석이 바뀔 수도 있다.

김 세무사가 제시한 방법은 잔금을 받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치는 것이다.

김 세무사는 "잔금도 못 받았는데 등기를 먼저 넘기는 것이 불안할 수 있다"며 "방법은 못 받은 금액만큼 차용증을 쓰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도세는 잔금을 받은 날과 소유권이전등기를 접수한 날 중 빠른 날을 양도 시점으로 본다. 따라서 잔금 전에 등기를 넘기면 그날이 양도 시점이 된다.

체크포인트④ 상속세 신고 잘하고도 수임료 못 받을 수 있다

김 세무사는 강연을 통해 "상속 상담에서 종부세를 간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공: 더존비즈온]

상속세 신고를 준비할 때 종부세 과세기준일을 놓치면 예상하지 못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선 사례에서 말한 C씨 가족이 이런 경우다. 아버지가 5월에 사망했지만 어머니와 자녀 세 명은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하지 못했다. 그 사이 6월 1일 종부세 과세기준일이 지났고, 상속재산의 소유관계도 신고하지 않았다.

결국 법정상속지분이 가장 큰 어머니에게 종부세가 집중적으로 부과됐다. 세금은 수천만원에 달했다.

김 세무사는 "어머니와 자녀 등 4명에게 나눠서 과세했다면 각각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신고하지 않아 어머니에게만 종부세가 부과됐다"며 "몇천만 원의 세금을 불필요하게 부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 현재 부동산 소유자에게 과세된다.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 말일부터 6개월 이내 신고하면 되지만, 종부세 관련 소유관계 확인과 신고는 그보다 앞서야 할 수 있다.

김 세무사는 상속세 신고를 맡았다면 종부세 과세 대상 부동산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속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재산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현재의 소유관계를 확인하고, 6월 15일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사실상 소유자를 신고해야 한다는 점을 상속인들에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세를 아무리 정확하게 신고했더라도 전문가가 미리 알려줬다면 피할 수 있었던 세금이 발생했다면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세무사는 "상속세 신고 시 종부세가 중요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잠시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상속세 신고를 잘해 놓고도 종부세 문제 때문에 수임료를 못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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