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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고위직 머니리포트]②주식은 엔비디아, 차는 아반떼…그들의 재테크

  • 2026.11.02(월) 07:00

강민수·임광현 전 국세청장·1급 고위직 재산 비교 분석(주식·차량)

세금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자산을 어떻게 축적하고, 돈을 어떻게 사용할까.

임광현 전 국세청장의 퇴임으로 차기 청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현직 1급 고위공무원들의 재산공개 내역을 들여다봤다. 최근 국세청 고위직들의 자산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강민수·임광현 전 청장과 두 청장 시절 국세청 1급 고위공무원들의 재산도 함께 살펴봤다.

재산공개 내역에는 128억원대 자산가부터 4억원대 고위직까지 등장한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와 수십억원대 상가건물을 보유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세종시 아파트 한 채를 신고한 고위직도 있었다. 국세청 최고위직들의 재산 규모와 부동산 보유 현황을 비교했다.

아울러 두 국세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해 각 청장이 어떤 업무에 방점을 두고, 직원들을 어떻게 격려했는지 살펴봤다.

128억원의 자산을 가진 이동운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신고한 차량은 2015년식 아반떼와 2018년식 쏘나타였다. 두 차량의 신고가액을 합해도 1415만원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최고급 수입차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오래된 국산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세청 고위직들의 자동차는 대체로 소박했다. 예를 들어, 한 전직 국세청장은 2006년식 쏘나타를, 한 지방국세청장은 2007년식 클릭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고위직은 주식 투자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지방청장은 엔비디아 주식 1603주를 보유했고, 다른 고위직은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된 2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다. 미국 우주기업과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도 투자 목록에 포함됐다.

엔비디아 1603주 보유한 부산청장…우주기업에도 투자

주식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오상훈 부산청장이다.

오 청장은 본인 명의로 신고 당시 평가액 기준 5억2680만원 상당의 주식을 신고했다. 보유 종목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다. 보유 수량만 1603주에 달한다.

오 청장은 반도체뿐 아니라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 425주, 지구관측 위성기업 플래닛랩스 199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7주, 그리고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 관련 지분 65주도 보유하고 있다.

AI 반도체부터 우주탐사·위성산업까지 미국 첨단기술 기업에 투자한 것이다.

오 청장만 미국 첨단산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아니다.

강성팔 전 부산청장도 본인 명의 주식 신고가액이 2억2939만원에 달했다. 가장 많은 수량을 보유한 종목은 미국 배터리 기술기업 앰프리어스 테크놀로지스로, 9332주에 달한다.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 135주, 일본 반도체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100주, 스페이스X 관련 지분 50주도 보유했다. 국내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 15주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클래스A 15주도 투자 목록에 올랐다.

오 청장과 강 전 청장 모두 반도체와 우주산업 관련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 사람 모두 스페이스X 관련 지분을 신고했다. 

128억원 자산가가 선택한 비트코인 2배 ETF

재산 규모가 가장 큰 이동운 전 청장의 주식 투자도 눈길을 끈다.

이 전 청장이 본인 명의로 신고한 주식 가액은 1억3938만원이다.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디웨이브퀀텀 주식을 2158주 보유하고 있으며,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주식도 약 19.9주 신고했다.

특히 눈에 띄는 종목은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다. 이 전 청장이 보유한 수량은 397주다.

이 상품은 비트코인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ETF로,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것과는 다르다.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도 2배로 커질 수 있는 고위험 투자 상품이다.

또한 이 전 청장은 반도체 업종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SOXL' ETF 9주도 보유했다.

부동산 자산가인 이 전 청장이 금융시장에서는 양자컴퓨터 관련주와 고위험 레버리지 ETF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반면 국내 주식에 투자한 고위직도 있었다.

박재형 전 중부청장은 에코프로비엠 116주, LS머트리얼즈 30주, 삼성SDI 20주, 포스코퓨처엠 2주를 보유했다. 모두 배터리와 관련 소재 산업에 연관된 기업들이다. 본인 명의 주식 신고가액은 1772만원이었다.

박해영 차장은 헝셩그룹 2만5010주, 동일스틸럭스 6957주, 메드업 111주를 신고했다. 박 차장이 신고한 주식 가액은 2212만원이다.

주식 투자를 정리한 고위직도 있다. 이승수 전 중부청장은 보유하던 HL홀딩스 200주, 삼성전자 100주, JYP엔터테인먼트 27주를 모두 처분했다. 재산공개 시점의 본인 명의 주식 신고가액은 0원이었다.

같은 국세청 고위직이라도 투자 대상은 제각각이었다. 미국 첨단기술주에 투자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국내 배터리 관련주를 보유하거나 주식을 모두 처분한 인물도 있었다.

보유 주식만으로 재테크 성적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주식을 언제, 얼마에 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신고가액이 높아도 투자 수익이 많다는 뜻은 아니다.

재산 많아도…자동차는 오래된 국산차

주식 투자에서 첨단기술 기업과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 등장한 것과 달리, 자동차 보유 내역에서는 오래된 국산차가 눈에 띈다.

자산가인 이동운 전 청장뿐만이 아니다. 재산 규모가 두 번째로 큰 박재형 전 중부청장도 2011년식 싼타페와 2007년식 클릭을 신고했다. 두 차량의 신고가액을 합하면 477만원이다.

강민수 전 국세청장은 2006년식 NF쏘나타를 신고했고, 차량 가액은 103만원이다. 그는 41억365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재산이 51억1177만원인 이승수 전 청장은 2015년식 제네시스를 보유했다. 신고가액은 921만원이다.

25억3121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오상훈 청장의 자동차도 2013년식 제네시스다. 신고가액은 1235만원이다.

수십억원의 자산을 가진 국세청 고위직들이 꼭 최신형 고급차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었다.

분석 대상 가운데 재산이 가장 적은 박해영 차장의 자동차는 2005년식 쏘나타와 2020년식 그랜저 IG 하이브리드다. 2005년식 쏘나타의 신고가액은 96만원으로, 분석 대상 차량 가운데서도 낮은 편이다.

안덕수 서울청장은 배우자 명의로 2014년식 쏘나타를 신고했고, 차량 신고가액은 400만원이다. 

최근 차량을 구매한 고위직도 있다. 이성진 전 국세청 차장은 2025년식 제네시스 G80을 신고했고, 차량 가액은 6205만원이다. 김지훈 중부청장도 2025년식 그랜저를 3404만원에 신고했다.

최재봉 전 차장은 2020년식 팰리세이드를, 정재수 전 서울청장은 2019년식 싼타페를 보유하고 있다.

임광현 전 국세청장의 재산공개 자료에는 2022년식 제네시스 G90이 등장한다. 다만 이 차량은 처분한 것으로 신고돼 분석 기준 시점에는 보유 차량이 없었다.

분석 대상의 자동차 보유 내역에서 확인된 수입차는 이성진 전 차장이 신고한 2014년식 폭스바겐 골프 2.0 TDI가 유일했다. 신고가액은 427만원이다. 

국세청 고위직이 국산차 선호하는 이유는?

국세청 고위직들의 자동차 보유 현황은 공직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도 무관하지 않다.

고위공무원이 고급 수입차를 소유할 경우, 사회적 시선에 따라 사치나 과소비로 해석될 수 있어 경제적 여유와는 별개로 국산차를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세청이 직원들의 골프 활동에 엄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전직 지방청장 출신 세무사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오래된 차를 타고 다녀 가족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공무원 남편 만나서 평생 좋은 차도 못 타 본 아내에게 퇴직하자마자 좋은 차를 선물해줬다"고 말했다.

물론 국산차를 선택한 이유가 모두 공직자로서의 이미지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개인의 소비 성향이나 생활 여건에 따라 자동차 선택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고위직들은 재산 규모부터 주식 투자, 자동차 선택까지 국세청 최고위직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그렇다면 조직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돈에서는 어떤 차이가 나타날까.

3편에서는 강민수·임광현 전 국세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한다. 두 청장이 어떤 업무에 방점을 두었고, 간담회와 직원 격려, 간식 제공 등에 업무추진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살펴본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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