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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고]공무원도 아닌데 원산지 단속…기상천외한 속임수는?

  • 2026.09.21(월) 10:06

'브랜드 바이 코리아(Brand by Korea)' 옷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면 한국산일까요. 

얼핏 보면 한국에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국 브랜드라는 뜻일 뿐, 한국에서 만든 옷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택에 '디자인 프롬 서울(Design from Seoul)'이라고 적힌 것도 마찬가지죠.

원산지를 따로 표시하지 않은 채 이런 문구만 붙였다면 소비자가 국산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요.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런 '수상한 원산지'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관세청 직원은 아닙니다. 대학생과 회사원, 관세사 등으로 구성된 '원산지 국민감시단'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쇼핑몰에서 대체 무엇을 보고, 수상한 원산지는 어떻게 찾아내는 걸까요.

'대한민국 대표새우'인데 태국산?

원산지 표시 위반이라고 하면 중국산 제품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고 적는 것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꼭 원산지를 다른 나라로 바꿔 적어야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태국산 새우에 '대한민국 대표새우', 대만산 치즈에 '스위스 치즈(Swiss Cheese)'라고 적는 것도 소비자가 원산지를 잘못 인식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중국산 골프가방에 상표권자의 국적인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를 크게 표시하는 경우도 있죠.

원산지를 적어놓고도 잘 보이지 않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가방 안쪽 주머니나 선풍기 밑바닥처럼 쉽게 확인하기 힘든 곳에 표시하거나, 제품 바탕과 비슷한 색으로 원산지를 써놓는 식입니다. 

국민감시단은 대형마트와 소매점에서 이런 표시를 직접 확인합니다. 온라인몰에서는 판매 페이지에 적힌 원산지와 실제 배송된 제품의 원산지가 같은지도 살펴보고, 위반이 의심되면 세관에 제보합니다.

생산자·소비자 감시단 정보가 단속으로

이렇게 모은 정보가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생산자단체 국민감시단으로 참여하는 한국철강협회가 철강제품의 원산지 표시 위반 관련 정보를 제공하자 관세청은 고위험 업체를 골라 올해 초 기획단속에 나섰는데요.

그 결과 외국산 철제봉을 국내에서 단순 절단한 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업체 등을 포함해 9개 업체 333억원 상당을 적발했습니다.

일반소비자 감시단의 결정적인 제보로 적발한 사례도 있습니다. 

국민감시단의 레이더에 포착된 한 업체는 외국산 스테인리스 주방용기를 판매하면서 원산지를 제품에는 표시하지 않고 비닐 포장에만 스티커로 표시했는데요. 이 업체가 이런 식으로 판매한 물량은 106만개, 20억원 상당이었습니다.

2009년부터 시작…결정적 제보엔 포상금도

국민감시단이 올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관세청은 원산지 표시 위반 수법이 지능화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7월 감시단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생산자·소비자 단체의 추천을 받은 민간 전문가가 중심이었습니다. 2020년부터 생활 주변의 위반 정보를 더 폭넓게 찾기 위해 대학생과 회사원 등 일반 소비자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번에 선발된 일반소비자 감시단은 36명입니다. 제보가 실제 원산지 위반 적발로 이어지면 포상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사건금액을 기준으로 최대 3000만원, 국고수입액을 기준으로는 최대 5000만원까지 지급합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원산지 감시는 특히 산업 전반을 잘 알고 있는 생산자단체가 제공한 정보의 역할이 크다"면서 "최근에는 미국 고관세 부과 여파로 철강 제품 단속 실적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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