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회계사 합격해도 갈 곳 없다…AI 때문인 줄 알았더니

  • 2026.09.22(화) 07:00

국회예정처, '생성형 AI 노동시장 영향' 보고서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 기관을 찾지 못하는 이른바 '미지정 회계사'가 늘고 있다. 회계법인의 전체 회계사 수는 늘고 있는데, 새내기 회계사가 들어갈 문은 좁아지는 모습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가 회계·세무 업무까지 빠르게 파고드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회계사 채용 감소도 AI 때문일까.

회계사는 늘었는데, 새내기 자리는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생성형 AI의 노동시장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공인회계사 합격자 1200명 중 수습 기관에 등록한 인원은 338명(지난해 10월 22일 기준)에 그쳤다. 미등록자는 무려 72%(862명)였다.

신규 회계사의 수습 기관 등록률은 낮아지는 흐름이다. 2022년 합격자 1237명 중 1122명(91%)이 수습 기관에 등록했지만 2023년에는 82%, 2024년에는 79%로 내려갔다. 예정처는 "전체 전문인력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신규 진입자의 수습·채용 기회는 축소되는 이중적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회계법인에서도 새내기 회계사들의 자리는 줄었다. 삼일회계법인은 등록 회계사가 2022년 2046명에서 2025년 2512명으로 늘었지만, 수습 회계사는 383명에서 260명으로 감소했다. 안진회계법인도 같은 기간 등록 회계사는 872명에서 1049명으로 늘어난 반면, 수습 회계사는 108명에서 94명으로 줄었다.

AI 영향 큰 줄 알았는데…회계사는 '중저노출'

새내기 회계사들의 취업 문이 좁아진 데 생성형 AI도 영향을 미쳤을까. 예정처는 생성형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57개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AI를 사용한 뒤 업무처리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따져 직업별 'AI 노출도'를 매겼다. 일부 유사 직업을 묶은 뒤 최종적으로 노출도를 비교한 직업군은 48개다.

정작 회계사의 AI 노출도는 높지 않았다. 회계·세무·감정 전문가의 AI 노출도는 9.0%로, 48개 직업군 중 31위였다. 분류상으로도 '중저노출' 직업에 속했다. 회계·경리 사무원 역시 노출도 8.3%(36위)로 낮은 편이었다.

다른 전문직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뚜렷했다. 법률 전문가의 AI 노출도는 17.6%(11위·고노출)로 회계·세무·감정 전문가의 두 배에 가까웠다. 

다만 노출도 9%는 일자리 대체 비율이 아니라 AI 사용에 따른 업무 처리량 증가 폭을 뜻한다. 예정처는 "회계·세무·감정 전문가는 흔히 AI 노출도가 높다고 여겨지지만, 실제 AI 사용에 따른 노동생산성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분석했다.

AI가 회계사 취업난과 전혀 관계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예정처가 고용과 채용·임금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생성형 AI가 노동시장에 미친 일관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AI 노출도가 높을수록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현재 청년이 경험하는 취업난의 원인을 AI로 돌리는 진단은 성급할 수 있다"며 "경기 요인과 산업구조 변화, 채용시장의 경력자 선호 등 여러 요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현장의 인식은 다르다. 대형 회계법인 등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신입 회계사 채용을 줄이는 배경 중 하나로 AI 도입을 꼽았다. 과거 주니어 회계사들이 맡던 자료 정리와 기초 분석 등의 업무를 AI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예전만큼 많은 신입 인력을 뽑을 필요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