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실무자가 현장에서 세무조사를 맞닥뜨리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현실이 되면 그 당황스러움은 더 크다. 세무조사를 운에 맡기는 일이 아닌 관리 가능한 리스크로 대응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더존비즈온은 25일 WEHAGO(위하고) 사용자 대상 스마트교육 세미나를 열고 세무조사의 개념과 대응 방안 등을 공유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조겸 세무법인 엑스퍼트 대표 세무사가 강연자로 나서 세무조사에 대한 기본 이해와 업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업종별 리스크, 사전 점검 등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세무조사는 '처벌'보다 '검증'…증빙이 핵심
세무조사는 신고된 세금이 사실관계 그대로 신고됐는지 확인하는 행정절차다. 따라서 세무조사의 핵심은 처벌이 아니라 검증이다. 즉 조사관이 이 거래가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물었을 때 적절한 증빙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김 세무사는 세무조사 유형을 정기조사, 비정기조사, 기획조사로 나눠 설명했다. 정기 세무조사는 사전 통지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 만큼 비교적 자료 준비와 대응의 여지가 있다. 반면 비정기조사나 기획조사는 명백한 탈세 혐의나 특정 업종·이슈에 대한 분석을 근거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사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SNS·동종업계 지표도 조사 대상 선정 근거
세무조사 대상 기업은 어떻게 선정할까. 김 세무사는 "최근에는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로 조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자 선정 사유로는 매출·매입 불일치, 동종 업계 대비 낮은 소득률, 반복되는 적자와 결손, 현금거래, 특수관계자 거래, 자료상과의 거래, 급격한 외형 변동, 제보와 언론·SNS 노출 등이 꼽혔다. 단순히 매출이 크거나 작다는 이유만으로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신고서, 세무조정계산서, 통장 거래 내역, 업종 평균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가 있는지를 본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금거래는 안전한 방식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오히려 소명하기 어려운 거래가 될 수 있다. 신고된 매출보다 통장 입금액이 많거나 현금 보유 사실이 자금 출처 조사 등으로 드러나면 매출 누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수관계자 거래 역시 거래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와 다른 가격으로 거래하거나 실제 거래 여부가 불분명하면 조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제조·도소매업, 원가와 입금액 대사가 관건
업종별 조사 포인트 또한 짚었다. 제조업의 경우 원가와 재고, 특수관계자가 주요 검토 대상이다. 원재료 매입, 재공품, 완성품으로 이어지는 공정별 원가가 제대로 산정됐는지, 기말 재고가 실제 재고와 일치하는지가 중요하다. 수출이 있는 제조업은 수출신고, 외화 환산, 국외 이전가격, 관세, 부가세 환급 역시 검증 항목이다.
도소매업은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그만큼 조사할 항목이 잘 드러난다. 김 세무사는 "카드, 현금영수증, 온라인 등 매출 신고금액이 입금 금액보다 적은 경우 타깃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금계산서 발급액, 카드·현금영수증 매출, 통장 입금액 사이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업종인 만큼 매출 과소신고나 지연신고가 주요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건설업 일용직 인건비, 서비스업은 용역 증빙 중요
건설업은 관리가 까다로운 업종 중 하나다. 공사수익 인식 시점, 현장별 원가배분, 일용직 인건비 등 시점과 배분을 정확히 해야 세무조사에 잘 대응할 수 있다. 김 세무사는 특히 인건비와 현장별 원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용직 인건비가 실제 근무자에게 지급됐는지, 작업반장 등을 통해 지급된 금액이 실제 근로자별 신고 내역과 일치하는지, 과세·면세 현장에 따라 매입세액이 적절히 안분됐는지도 검토 대상이 된다.
서비스업은 언제 용역이 완료됐는지, 인건비와 외주비가 실제로 오갔는지에 대한 증빙이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를 거래하기 때문에 그 증빙을 잘 갖춰야 세무조사가 나왔을 때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계약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투입 시간, 제공한 용역의 내용, 결과물, 대금 산정 근거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서비스업 기업에 대해 조사관이 먼저 들여다보는 항목 중 하나는 누구를, 왜 만나, 무엇을 위해 접대비와 복리후생비 등을 지출했는지다. 접대비는 업무추진비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한도와 증빙 관리의 중요성은 그대로다. 상품권이나 경조사비처럼 지출 목적과 수령자를 입증하기 어려운 항목은 관리대장과 관련 증빙을 갖춰야 한다.
김 세무사는 "국세청은 사적 지출은 아예 불공제 항목으로 처리한다"면서 "특히 병원, 반려동물 관련 비용, 미용실, 백화점, 면세점, 학원비 등은 사적 지출로 보기 때문에 미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지급금·고가차량·임원보수 '공통 항목'
모든 업종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세무 리스크는 6가지다. 법인 자금이 설명할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간 가지급금, 미술품과 고가 차량 등 업무무관 자산, 한도를 넘긴 접대비를 포함해 임원보수·상여 지급이 정관 내용과 일치하는지, 휴일이나 사적 목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원천세·4대보험 신고 과정에서 가공 인건비가 있지는 않은지다.
가지급금은 특히 대표자가 법인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가지급금 자체가 곧바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정이자 계산, 원금 상환 노력, 차용증이나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등 관련 서류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잔액이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거나 이자를 계산하지 않으면 대표자 상여로 처분될 수 있다.
업무무관 자산도 마찬가지다. 고가 차량은 업무용 승용차 운행일지, 업무전용 자동차보험, 비용 한도 등을 갖춰야 한다. 차량이 여러 대로 늘어나거나 가족이 사용한 정황이 있으면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미술품 등도 실제 사업과 관련된 자산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임원 보수와 상여도 정관과 내부 규정에 근거해야 한다. 대표자나 가족 임원에게 과도한 급여를 지급해 법인 이익을 줄인 경우, 동종 업계나 직급별 보수 수준과 비교해 과다 급여로 판단될 수 있다. 근로자인데 사업소득자로 신고하거나, 사업소득자인데 근로자로 신고하는 등 인건비 신고 방식이 실제 근무 형태와 맞지 않는 경우도 가산세와 4대보험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
조사 착수 후엔 즉석 답변 피해야
실제 조사가 시작되면 절차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 세무조사는 사전 통지를 받고 조사 시기를 선택하는 절차가 있을 수 있지만, 비정기조사는 별도 예고 없이 조사관이 사업장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대표자와 회계 담당자, 주요 임직원 컴퓨터 자료를 확인하거나 포렌식 장비로 데이터를 확보하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이후에는 통장 거래 내역, 계정별 원장, 매출·매입장, 카드 사용 내역 등 자료 요청이 이어진다. 조사 기간은 사안에 따라 짧게는 20일, 길게는 한두 달 이상 이어질 수 있다. 특정 카드 결제 내역에 대해 무엇을 샀는지, 왜 업무상 필요했는지 영수증과 구매 내역, 사진, 내부 대화 기록 등을 요구받을 수 있다.
조사가 나왔다면 세무대리인과 함께 국세청과 세무 전문가의 용어로 정제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관에게 즉석에서 추측성 답변을 하거나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은 조사에 있어 안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김 세무사는 "조사를 키우는 것은 사실보다 대응"이라며 "자료를 제출하거나 답변할 때는 원본 자료를 그대로 넘기거나 아는 내용을 즉석에서 말하기보다, 확인한 뒤 전문가와 정리해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하고 사용자 대상 스마트교육 세미나는 오는 29일에도 열린다. 29일 세미나 강연자는 황재훈 세무법인HKL 대표세무사로, '세무법인 200억 돌파 비결: 영업노하우 대공개'를 주제로 인사이트를 공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