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구미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1년 이상 직원을 파견했다. A사는 국세청에 '파견직원이 한국 거주자인지, 인도네시아 거주자인지' 확인을 요청했다. 어느 나라 거주자로 판정되느냐에 따라,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부담해야 할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우리 기업들에 세금 문제는 사업 전 과정에 걸쳐 따라다니는 숙제다. 해외 현지법인 설립부터 인력 파견, 세금 신고, 자회사와의 거래, 법인 청산에 이르기까지 국가마다 다른 세법과 신고 의무를 이해해야 한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전문인력이나 외부 자문을 활용하기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5월, 국세청 직원들은 1주일 동안 인천에서 부산까지 전국 7개 산업단지를 누볐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필요한 세무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기업들의 애로를 반영한 자리였다. 이 기간 만난 기업 수는 350여곳.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사업 현장에서 어떤 세무 고민을 안고 있었을까.

가장 많은 질문은 '해외 파견직원'
앞선 사례에서, A사가 가장 궁금해했던 '거주자 판정'은 어떻게 결정될까. 세법에서는 내국법인이 직접(또는 간접으로 100% 출자)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에 파견된 임직원을 한국 거주자로 규정한다.
다만 파견직원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의 거주자에 해당하는 '이중 거주자'가 될 수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중 거주자는 조세조약상 항구적 주거,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등을 고려해 어느 국가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최종 거주지국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외 파견직원 관련 세무 문제는 기업의 핵심 관심사였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단지 현장 간담회에서 기업 대표들은 '파견임직원 인건비'를 가장 많이 물었다고 한다. 앞선 A사 사례처럼 해외 파견직원의 거주자 판정 문제라든지, 해외 파견 본사 직원의 인건비를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해외 파견 근로자 인건비는 본사 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요건을 따져봐야 한다. ①내국법인이 100% 출자한 해외 현지법인에 파견한 임직원의 인건비로서 ②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고 ③본사 부담분이 전체 인건비의 50% 미만이면 비용으로 본다.
다만 국세청 관계자는 "파견직원이 실제로 국내 본사의 업무를 수행했는지, 해외자회사 업무를 수행했는지에 따라 비용 인정 여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 조세심판원도 해외 파견직원이 현지 시장 분석이나 신제품 개발 등 국내 본사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인건비를 손금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조심2021전3196). 반면 해외자회사 업무에 해당하는 인건비는 손금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조심2018중4299).
"현지서 낸 세금, 한국서 공제되나요"
아시아는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최대 해외 진출 무대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은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2602개사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9930개) 4곳 중 1곳 이상이 베트남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국세청 간담회에서는 외국납부세액공제(해외에서 낸 세금을 국내 법인세나 소득세에서 차감해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제도) 관련 질의도 적지 않았다. 실제 한 기업 대표는 "베트남 과세당국으로부터 소득세 등을 부과받은 경우 한국에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정부 해석도 바뀐 적이 있다. 2016년, 당시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는 베트남의 외국인계약자세(FCT)를 소득세가 아닌 거래세 성격으로 보고 외국납부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감사원이 '이중과세'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해석이 바뀌었다. 이후 기재부는 2018년 "베트남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해 납부한 외국인계약자세는 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국세청도 해당 예규를 판단 잣대로 삼고 있다.

나갈 때보다 접을 때 더 어렵다
해외시장 진출만큼이나 철수 과정에서의 세무 처리도 기업들의 관심사다. 해외진출 기업 대표 다수는 국세청에 '해외현지법인 폐업 사유로 유가증권평가(감액)손실 손금 인정 여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현지법인이 폐업했다고 해서 곧바로 투자 손실이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현지법인 청산 후 잔여재산이 없고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해산·청산 절차를 통해 최종 확정돼야 손금산입이 가능하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투자유가증권 감액(평가)손실은 회계처리와 세무 처리의 규정이 달라, 세법상 손금산입 시기를 잘 판단해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현지법인 금융계좌도 신고해야 하나요." 해외금융계좌는 매월 말일 중 하루라도 잔액 합계가 5억원을 넘으면 신고 대상이 되는데, 이런 의무를 해외진출 기업도 짊어지느냐는 문의도 있었다.
예컨대, 조세조약 체결국에 있는 외국법인 지분을 100% 보유한 내국법인은 해당 외국법인 계좌를 신고하지 않아도 될까. 국세청 관계자는 "내국법인이 사실상 관리하는 계좌라면 지분율이나 조세조약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는 "해외에서 부당하게 납부한 세금을 국세청이 해결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주요 국가에 파견된 국세관(국세청 출신 외교부 소속 주재관)이 현지 과세당국과의 분쟁이나 세무 애로 해결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문의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