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무 당국의 최근 세무조사 경향을 보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부의 편법 대물림'에 대한 검증을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제도 중 하나가 바로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3)'다.
이는 지배주주와 그의 친족이 주주로 있는 법인(수혜법인)에 특수관계법인이 일감을 몰아주어 가치를 높였을 때, 그 이익을 지배주주 등이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과세하는 제도다.
실제 돈이 오가지 않은 '미실현 이익'에 세금을 매기다 보니 기업이나 대주주들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과세요건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법인의 주주가 뜻하지 않은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2025년 2월 28일 법령개정으로 부동산임대업이 중소기업에서 제외됨에 따라 부동산법인이 특수관계있는 법인에게 건물을 임대하는 경우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에 해당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이런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다음의 3가지 요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 발생한다.
첫째, 일감을 받아 이익을 얻은 수혜법인이 해당 사업연도에 세후영업이익을 달성해야 한다. 이익이 없어 적자가 났다면 과세되지 않는다.
둘째, 수혜법인의 매출액 중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매출액 비율이 기준을 초과해야 한다(대기업 30% 초과, 중견기업 40% 초과, 중소기업 50% 초과).
셋째, 수혜법인의 주주인 지배주주와 친족의 직·간접 주식보유비율이 기준을 초과해야 한다(대기업 3% 초과, 중소·중견기업 10% 초과).

많은 중소·중견기업 경영인들이 '우리는 대기업이 아니니 괜찮겠지'라며 방심하곤 한다. 하지만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의 현실을 감안해 거래비율과 지분율 기준을 완화해 주었을 뿐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올해부터 유의할 점은, 종전에는 중소기업인 수혜법인이 중소기업인 특수관계법인에게 매출하는 경우 그 매출액은 제외하고 매출액기준을 판단하도록 했으나, 2025년 2월 28일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2조 제1항과 제6조의4 제1항이 개정되어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법인은 중소·중견기업에서 제외되도록 하면서 2025년 2월 28일 이후 개시하는 과세연도부터 적용하도록 부칙에서 정했다.
따라서, 계속사업을 하던 12월말 부동산법인의 경우는 2026사업연도 임대 매출분부터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 해당할 수도 있게 됐으므로 내년 6월 신고분부터는 부동산법인의 지배주주는 위에서 말한 과세요건을 충족해 증여세를 내야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체계적인 법률 검토 없이 관행적으로 거래를 이어오다가 뒤늦게 증여세 추징 통보를 받고 당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증여세 부담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선제적인 구조 조정과 거래 방식의 전환을 통해 특수관계법인과의 매출 비중이 기준(중소 50%, 중견 40%)을 넘지 않도록 거래를 분산하거나 지배주주 및 친족의 지분율을 기준(중소·중견기업 10%)이하로 낮추는 지분 증여나 매각을 고려할 수 있겠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는 기업의 지배구조, 거래 형태, 주주 구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비전문가가 판단하기 매우 까다로운 영역이다. 법령의 개정으로 과세 요건에 해당함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해 신고조차 누락해 무신고 가산세까지 부담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매년 결산 시점에 맞춰 우리 기업의 특수관계 거래 비율과 지분 구조를 점검하고,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특히 세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안정적인 가업 승계를 이어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김주석 세무사는?
국립세무대학(5기) 출신으로 국세청에서 32년을 근무했고, 이 중 20년을 상속·증여세 업무를 수행했다. 후반 12년은 국세청 본청 상속·증여세과에서 법령해석 담당,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를 역임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국세동우회 칼럼리스트 및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상속증여세2024(광교), 가업승계와 상속증여세(삼일인포마인)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