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홈플러스 살리자면서 돈은 누가 내나…MBK 책임론 다시 커졌다

  • 2026.06.22(월) 16:52

메리츠 1000억원 DIP 금융 조건부 지원…“최대주주가 먼저 책임져야”
MBK “이미 4000억원 규모 지원” 반박에도 현금 투입·보증 구분 논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긴급운영자금 지원 조건을 놓고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정면충돌하면서 최대주주 MBK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최근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다만 MBK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에 추가 자금을 빌려주는 만큼, 최대주주 측의 책임 있는 보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MBK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MBK는 홈플러스가 단순한 담보가 아니라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생계가 걸린 계속기업이라며 메리츠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또 이미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자금과 신용을 부담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김병주 회장의 개인 증여 400억원, 대출 보증, MBK 측 DIP 금융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MBK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4000억원이라는 숫자 안에는 실제 현금 투입뿐 아니라 대출과 연대보증 성격의 지원이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얼마를 책임졌느냐”가 아니라 “위기 국면에서 최대주주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위험을 떠안고 있느냐”라는 지적이다.

MBK의 추가 지원 여력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MBK는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로서 수십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투자자 분배금과 펀드 수익률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를 강조하는 MBK가 정작 추가 지원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비즈워치]

김병주 회장의 개인 책임 문제도 논란의 한 축이다. 메리츠가 김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홈플러스 회생 부담을 채권자에게만 전가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김 회장은 국내 최고 자산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회생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최대주주와 오너 측의 책임은 제한적으로만 지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홈플러스와 MBK의 대응 방식도 논란을 키웠다. 당초 홈플러스는 MBK, 메리츠, 산업은행 등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의 DIP 금융을 추진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자 메리츠에 대한 지원 요구가 커졌다. 이후 메리츠가 MBK와 김 회장의 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 지원을 검토하자, 홈플러스 측은 추가 지원까지 요구하며 총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MBK가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라는 논리를 앞세워 직접 책임은 제한하면서, 채권자인 메리츠에 추가 부담을 요구하는 구도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메리츠도 부담이 적지 않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주요 점포를 담보로 이미 1조원대 자금을 빌려준 주요 채권자다. 회생절차 중인 기업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그 자체로 리스크가 크다. 실제 일부 메리츠 주주들은 홈플러스 DIP 지원에 반대하며 문제 제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홈플러스 DIP 갈등의 본질은 “메리츠가 더 빌려줄 수 있느냐”가 아니라 “MBK가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느냐”에 있다. MBK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를 믿는다면, 그 가치를 가장 먼저 자금과 책임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이 크다면 그 회사를 인수하고 경영에 관여해 온 최대주주가 가장 먼저 책임을 보이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수익은 투자자와 자본이 누리고 실패의 비용은 채권자와 사회가 떠안는 구조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회생 논의는 메리츠 등 채권자에 대한 압박이 아니라 MBK의 책임 있는 자세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계속기업가치를 강조하려면 최대주주가 먼저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