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남(男)세청'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2018년 10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장. 국세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세무조사도, 세정 정책도 아닌 예상 밖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국세청 간부들의 성별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국감장에 앉아 있는 국세청 간부들을 둘러본 뒤 "여성 간부가 단 한 명도 없는 국감장은 처음 본다"며 "국세청이 아니라 남세청으로 불러야겠다"고 꼬집었습니다.
당시 국회에서 나온 남세청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국세청 대신 남세청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여성 간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표현이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국세청의 인사 지형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남세청이라는 별명이 어울리지 않는 조직이 됐을까요.

정말 '남세청'은 끝났을까
국세청에서 여성 고위직이 탄생한 건 올해 1월 말입니다.
전지현 전 부산지방국세청 감사관이 고위공무원(나급·옛 2급)으로 승진한 것인데요. 민간 전문가가 임용되는 개방형 직위인 납세자보호관 사례를 제외하면, 내부 승진으로 고위직에 오른 첫 여성 공무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남세청이라는 평가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여성 간부들이 꾸준히 늘면서, 차기 고위직을 맡을 후보군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입니다.
국세청은 최근 과장급 전보 인사 자료에서 "여성 고위직 후보군 양성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는데요.
이런 평가를 한데는 근거가 있습니다. 이번 인사 이후 본청 여성 과장은 13명에서 15명으로, 지방청 여성 과장도 15명에서 19명으로 늘었습니다. 몇몇은 부이사관 승진 코스인 지방청 조사국장과 성실납세지원국장 등에 배치되기도 했죠.
지난 6월 부이사관 승진 인사에서는 승진자 8명 가운데 3명(이선주 국세청 혁신정책담당관·오미순 전 국세청 조사2과장·최지은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여성이었습니다. 여성 간부가 꾸준히 핵심 보직을 맡고 승진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고위직으로 이어질 인재풀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남세청이라는 말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 별명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여성 납세자보호관' 공식도 바뀔까
국세청이 내부 여성 고위직을 배출하지 못하던 시절, 개방형 직위인 납세자보호관은 부족한 여성 고위직을 보완하는 수단처럼 여겨진 것이 공공연히 알려진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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