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비수도권 기업을 지원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수도권 밖 기업에 취업한 근로자에게 소득세를 깎아주고, 지방에 본사를 둔 중소·중견기업에는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혁신도시 입주기업, 지방 이전 기업, 비수도권 유턴기업에 대한 세제·재정 지원안도 함께 발의됐다.

가장 눈에 띄는 법안은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은 수도권 외 지역 기업에 2030년 12월 31일까지 취업한 근로자에게 근로소득세의 50%를 감면하도록 했다. 감면 한도는 과세기간별 500만원이다. 다만 법인 기업은 수도권 외 지역에 본점이나 주사무소를 둔 경우로 한정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이미 수도권 밖으로 공장이나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에 세액을 감면하고, 법인 본사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과세특례를 적용한다. 그러나 개정안은 기업에 주던 혜택만으로는 비수도권 인력난과 청년 유출 문제를 막기 어렵다고 보고, 근로자에게 직접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을 제시했다.
정부도 지방 근무자에 대한 세제 지원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지방 근무 여건이 수도권보다 불리한 만큼 세제 지원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방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부담을 덜어 인력 유입을 돕겠다는 취지다.
구 부총리는 "지방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서울 거주 때보다는 감면을 소득세 감면을 더 해주고 경우에 따라 자녀 교육비 지원도 검토할 수 있다"며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등 그 방법은 근로자들의 희망사항을 반영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발의된 비수도권 기업 지원 법안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허성무 의원은 수도권 외 지역에 본점이나 주사무소를 둔 중소·중견기업에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냈다. 이 안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 세율을 10%에서 7%로,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구간은 20%에서 17%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가업상속공제 한도' 2배 확대안도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혁신도시와 도청이전신도시에 입주하는 기업에 5년간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감면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28년 말까지 입주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최초 소득 발생 과세연도부터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를 감면하는 구조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수도권에서 10년 이상 본점이나 주사무소를 둔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2배로 늘리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냈다. 현행 가업상속공제 한도인 300억~600억원을 600억~1200억원까지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다만 공제를 받은 뒤 10년 이내 수도권에 일정 기준 이상의 사무소를 두면 상속세를 다시 납부하도록 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이 비수도권에 사업장을 신설·증설할 경우 자금·입지·인력·기반시설 지원을 확대하는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 지원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렇다면 현재 비수도권에 본사를 둔 주요 기업들은 어떤 곳들이 있을까.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준으로 비수도권에 본점 소재지를 둔 주요 사기업을 살펴본 결과, 권역별로 다양한 간판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는 KT&G를 비롯해 한온시스템·LX세미콘·알테오젠이 본사를 두고 있다. 대전을 제외한 충청권에는 에코프로·셀트리온제약·현대엘리베이터·코웨이·HD현대오일뱅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영남권에는 두산에너빌리티·넥센타이어·쿠쿠홀딩스·포스코홀딩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현대위아·HD현대중공업 등 굵직한 제조 대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호남권에는 금호타이어·우미건설·중흥건설·하림이, 제주에는 네오플·제주항공·카카오가 본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다수 주요 기업은 여전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5월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매출 1000대 상장사 법인 소재지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매출 상위 1000대 상장사 중 무려 70%인 700개사의 본사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특히 서울이 405곳으로, 사실상 대기업 10곳 중 4곳이 서울에 본사를 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