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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알코올 맥주 마시면…국세청이 돈 못 버는 것 아니야?"

  • 2026.06.05(금) 10:00

<엄마와 딸의 마음이 반짝이는 경제에세이> #13

"엄마, 어린이는 왜 무알코올 맥주 못 마셔?"

이제는 건강을 위해 술을 줄이겠다며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던 내게, 이게 무슨 날벼락인 지 당황스러웠다.

사건의 발단은 딸 소영이의 잔소리였다. 나는 저녁마다 맥주 한 캔을 마시는 걸 즐겼지만, 어느 순간부터 맥주를 마시는지, 소영이의 잔소리를 듣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엄마는 맨날 술 마셔? 이제 그만 좀 마셔! 그러다가 엄마 일찍 죽으면 어떡해?"라며 걱정을 쏟아냈다.

딸의 걱정을 모른 척 할 수 없었으면서도, 나의 스트레스 해소 창구였던 맥주를 포기할 수 없던 나는 무알코올 맥주로 타협을 했다.

하지만 소영이 눈에는 무알코올 맥주도 맥주로 보였는지, 잔소리를 쏟아냈다. 나는 억울한 마음에 음료수라고 항변했지만 소영이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 어린이도 마실 수 있겠네? 나도 마실래"라고 외쳤다.

미성년자는 무알코올 맥주를 살 수 없지만, 나는 왜 그런지 몰랐다. 그동안 이유를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당연히 안 되는 줄만 알았다. 내가 한 말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 "그래, 음료수니까 네 마음대로 해"라고 했다.

소영이가 망설일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달리 한 모금을 마시더니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소감을 말했다.

소영이의 감상평에 정신이 번쩍 든 나는 급하게 미성년자가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면 안 되는 이유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아무리 술을 마셔도, 미성년자 딸이 술을 마시는 건 용납하기 어려웠다.

답을 찾은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소영이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소영아, 어린이가 무알코올 맥주를 못 마시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어. 완전히 알코올이 없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해. 조금씩 남아 있는 경우도 있고. 그리고 술처럼 생긴 걸 마시면, 술에 더 빨리 익숙해질 수도 있대"

법적으로 무알코올 맥주를 어린이에게 판매하지 말라는 연령제한은 없지만 실제로 어린이에게 술병처럼 보이거나 비슷한 형태의 식품은 정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판매 제한이 권고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무알코올 맥주를 많이 마시면, 국세청이 돈을 못 버는 거 아니야?"

소영이의 걱정이 내 건강에서 국세청으로 옮겨졌다. 얼마 전, 맥주와 와인 이야기를 하다가 술에 붙는 세금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말해준 적이 있다.

술에는 주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붙는데, 와인이나 소주 등에는 원가의 72%를 주세로 과세한다고 말해줬더니 깜짝 놀랐다. 소주 가격이 1000원이라면 절반 이상이 세금인 셈이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는 주세와 교육세를 내지 않는다. 이름은 맥주지만, 세금은 음료로 분류된다.

"소영아, 국세청이 돈을 못 벌까봐 걱정해주다니 대단한데? 그런데 나라 전체로 보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거나 사고를 쳐서, 그걸 수습하는 경찰의 인건비나 몸이 아파서 가는 병원비 등을 생각하면 이게 돈을 더 아끼는 걸 수도 있어"

"엄마도 건강 생각해서 무알코올 맥주도 아예 끊는 게 어때?"

"흠... 그런데 소영아, 엄마는 정신 건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공평하게 네가 초콜릿을 끊으면 엄마도 술을 끊을게."

정적이 흘렀다. 소영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참 뒤, 소영이가 비장하게 입을 열었다.

"아니야 엄마, 그냥 맥주 마셔. 나도 내 정신 건강이 더 중요한 것 같아"

[어린이도 이해하는 술 이야기] 무알코올 맥주와 세금

◎ 술에는 어떤 세금이 붙나요?

술에는 보통 세 가지 세금이 붙어요.

주세: 술에 직접 붙는 세금입니다. 주세율 중 가장 높은 것은 소주와 위스키, 와인 등으로 72%나 돼요.
교육세: 술의 종류에 따라 주세의 0~30% 등 일정 비율을 추가로 내는 세금이에요.
부가가치세: 물건을 살 때 붙는 세금으로, 술에도 10%가 적용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술을 살 때 내는 돈에는 술값뿐 아니라 여러 세금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요.

◎ 무알코올 맥주와 비알코올 맥주는 뭐가 달라요?
두 음료는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다릅니다.

무알코올 맥주(0.0%)는 알코올이 거의 없는 음료입니다.
비알코올 맥주(1% 미만)는 아주 적은 양의 알코올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주세법에서는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술이 아니라 음료로 분류해요.
그래서 두 음료 모두 주세와 교육세는 내지 않습니다.

◎ 무알코올 맥주는 술이 아닌데, 어린이는 왜 사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무알코올 맥주는 술은 아니지만, 맥주와 모양이나 이름이 비슷해요. 그래서 어린이가 자주 접하면 술에 대한 호기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제9조에는 어린이의 건전한 정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식품을 제한하는 내용이 있어요. 돈, 화투, 담배, 술병 모양으로 만든 식품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알코올 맥주에 '성인용'이라고 쓰여 있다고 해서, 법이 "어린이는 절대 살 수 없다"고 정한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성인용'이라고 쓰여 있어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제9조에 해당하지 않는 음료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술처럼 구매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린이에게 어울리는 음료는 아니기 때문에, '성인용'이라고 표시하고 어린이나 청소년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안내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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