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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똑똑한 AI보다 필요한 건 '우리 회사 사용설명서'"

  • 2026.07.14(화) 14:10

더존비즈온 'AX 리더십 포럼'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있다. 누구에게 결재를 받아야 하는지, 어떤 고객은 특별 관리 대상인지, 환불은 어떤 경우에 승인되는지 같은 회사의 암묵적인 룰을 알아야 진짜 업무가 가능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챗GPT와 클로드 등 거대언어모델(LLM)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지만, 이를 곧바로 영업과 마케팅, 구매, 고객 대응 같은 핵심 업무에 맡기기는 쉽지 않다. AI의 성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AI가 '우리 회사가 일하는 방식'을 모르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36회 AX 리더십 포럼에서 이주환 스윗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조직의 도메인을 에이전트 친화적으로 모델링하기'를 주제로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강연했다. 

이 대표는 많은 기업이 "어떤 AI 모델을 도입할 것인가에 집중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AI가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조직의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환 스윗테크놀로지스 대표가 14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AX 리더십 포럼'에서 '조직의 도메인을 에이전트 친화적으로 모델링하기'를 주제로강연하고 있다. [사진: 더존비즈온]

그는 AI가 코딩이나 문서 작성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내는 반면 영업과 사업 전략에서는 한계를 보이는 이유도 업무 환경의 차이에서 찾았다.

개발 업무는 코드가 맞는지 틀린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닫힌 세계'다. 반면 기업의 비즈니스는 고객의 요구와 경쟁사의 가격 정책, 공급망 변화, 재고 상황 등 수많은 변수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열린 세계'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틀릴 수도 있는 환경이다.

운동화를 파는 회사에 고객이 환불을 요청했다고 가정해보자. 

AI는 고객의 의도를 이해해 '환불을 원한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환불을 진행하려면 배송이 완료됐는지, 환불 가능 기간은 지나지 않았는지, 금액이 자동 승인 대상인지, 관리자의 추가 승인이 필요한 사안인지를 차례대로 확인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AI는 일을 끝냈을지 몰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잘못된 환불이나 규정 위반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것보다 기업의 업무 규칙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업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AI에게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지능이 아니라 더 정확한 업무환경"이라고 말했다. [사진: 더존비즈온]

강연에서는 이를 '도메인 월드 모델링'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어떤 조건에서만 업무가 허용되는지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 대표는 "AI에게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지능이 아니라 더 정확한 업무 환경"이라며 "AI는 여러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지만, 최종 판단은 기업이 정한 규칙과 기준이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AX는 AI를 하나 더 도입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이 가진 암묵지와 업무 규칙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C-레벨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모델을 사용할지가 아니라, 우리 회사가 어떤 기준으로 일하는 조직인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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