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무너진 상권 반영한다…간이과세, 26년 만에 '대수술'

  • 2026.04.15(수) 12:00

544개 지역 영세사업자 4만명 세부담 줄듯
'물가안정 기여' 소상공인, 정기 조사 유예

상권 침체에도 변하지 않았던 '간이과세' 기준을 26년 만에 손본다. 전통시장과 집단상가 등에서 상권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해 영세사업자가 간이과세를 적용받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간이과세 배제지역 정비로 약 4만명의 영세사업자 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14일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세정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간이과세 배제지역 일괄 정비를 비롯해 물가안정에 기여한 소상공인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유예, 플랫폼 미정산 피해 사업자 세정 지원 등 총 8개 과제를 담았다.

상권 변화 못 담은 배제지역, 절반 가까이 줄였다

현재 직전 연도 매출액이 1억400만원 미만인 개인사업자는 간이과세를 적용받는다. 연 1회 신고로 절차가 간편하고, 세율도 1.5~4% 수준으로 일반과세자(10%)보다 낮아 영세사업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다만 국세청은 매출 누락 등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해 특정 지역을 간이과세 배제지역으로 지정해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적용을 제한해 왔다.

문제는 최근 경기침체나 소비 위축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 국면에 접어들었는데도, 상권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데 있다. 실제로 영세한 사업자임에도 간이과세를 적용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전통시장, 집단 상가, 할인점, 호텔·백화점 등 주요 상권을 종합적으로 재분석해 간이과세 배제지역을 전면 정비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제도 시행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배제지역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것으로, 역대 최대 폭의 조정"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체 배제지역 1176곳 중 544곳(46.3%)이 정비되면서, 해당 지역 영세사업자 최대 4만명이 간이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유형별로 전통시장은 182곳 중 98곳(정비율 53.8%)이, 집단 상가·할인점은 728곳 중 317곳(43.5%)이 정비됐다. 특히 비수도권은 상권 쇠퇴와 지역 소멸 대응을 고려해 더 높은 비율로 정비됐다(전통시장 69.5%, 집단 상가·할인점 70.7%). 

정비 사례를 보면 A 전통시장 소재 사업자는 배제지역으로 지정돼 간이과세를 적용받지 못하는 반면, 유동인구와 매출 규모가 비슷한 인근 대형마트 입점 사업자는 간이과세를 적용받는 불균형이 발생했다. B 호텔은 관광객 감소와 경기 불황으로 이용객이 줄어 입점 사업자 매출이 크게 줄었다. 특히 카드 결제 비중이 높아 매출 누락 가능성이 낮은 업종임에도 간이과세 적용이 제한돼 왔다는 점에서 기준의 불합리성이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출처: 국세청]

개정된 기준은 행정예고를 거쳐 확정되며,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대상 사업자에게는 5월 중 과세유형 전환통지서가 발송된다. 

다만 간이과세 전환이 불리한 사업자는 6월 30일까지 포기 신고를 통해 기존 일반과세를 유지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 대한 부가가치세 신고는 기존 과세유형 기준으로 해야 한다.

세무조사 유예 받는 소상공인은 누구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기 세무조사 유예도 시행된다. 대기업과 다르게 소상공인은 회계·세무 전담 인력이 부족해 세무조사 대응 자체가 영업활동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우선 매출액 10억원 미만 소상공인(개인·법인)에 대해 올해 상반기 정기조사를 유예한다. 또 물가안정에 기여한 '착한가격업소'에는 최대 2년간 정기조사 유예가 적용된다. 착한가격업소는 행정안전부 등이 가격이나 품질·서비스, 공공성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며, 현재 약 1만2000여개 업체가 지정돼 있다.

유예를 희망하는 납세자는 착한가격업소 지정 증서와 세무조사 유예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한편 간담회 참석자들은 소상공인 세금신고 간소화, 국세청과 연합회 간 연계 순회 세무상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인상 등을 건의했다. 국세청은 세금신고 간소화 등은 가능한 한 조속히 개선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관계부처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