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년 납세자의 날(3월 3일)마다 발표하는 '고액납세의 탑'을 보면 한국경제의 산업 구조와 세수 흐름이 보인다.
고액납세의 탑은 연간 납세액이 1000억원을 넘거나 종전 최고 납부세액보다 1000억원 이상 증가한 법인에게 수여되는 대통령 명의의 기념탑이다. 일종의 '명예상'이다.
정부는 납세자의 날을 맞아 국가재정에 크게 기여한 기업을 공개적으로 예우함으로써 성실납세 문화를 확산한다는 취지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세무조사 유예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지는 모범납세자와는 다르게, 고액납세의 탑 수상 기업은 아무런 혜택은 없다. 하지만 국가 경제에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기업 이미지 상승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크다.
올해 고액납세의 탑 수상 기업은 3000억원 탑에 NH투자증권,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화재해상보험, 메리츠증권이며, 1000억원 탑은 라이나생명보험이 수상했다.
2024년에는 대한항공이 7000억원 탑, 2023년에는 기아가 7000억원 탑,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8000억원 탑을 받은 것에 비하면 법인세 납부 규모가 크게 줄었다.
수상 기업을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반도체·화학 등 전통 제조업이 여전히 중심을 이루지만 금융, 바이오, 플랫폼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삼성화재 등 금융회사가 최근 명단에 잇따라 등장한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2007년 고액납세의 탑 제정 이후 가장 많은 세금을 낸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2020년, 무려 10조원 규모의 법인세를 내며 고액납세의 탑을 수상했다. 그해 반도체가 핵심 사업인 기업이 막대한 납세실적을 보였는데, SK하이닉스는 국세 5조원 탑을 수상했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다시 살아나고 있어, 내년 고액납세의 탑 명단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존재감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