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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한 줄이 갈랐다…'레이디 두아' 상속세의 반전

  • 2026.02.25(수) 08:46

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 속 세금 이야기

신분을 바꾼 여성이 거대한 재산과 권력을 둘러싼 세계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 드라마의 긴장감과 반전 요소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장면은 돈이 움직이는 순간들이다. 술집에서 일하던 두아(신혜선)는 위장 결혼을 통해 신분을 바꾸고, 거액을 물려받을 수 있는 순간까지 맞닥뜨린다. 극적 장치로 소비되지만, 현실이라면 곧바로 상속세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레이디 두아 속 상속세 관련한 세금 이슈를 풀어보고자 한다. 

드라마 '레이디 두아'의 포스터. [출처: 넷플릭스]

#. 두아는 우연히 건강이 악화된 대부업체 사장 홍성신(정진영)을 만나게 된다. 신장이식이 절실했던 홍성신에게 두아는 위장 결혼과 장기 이식을 제안한다. 대가는 5억원. 이 과정에서 그는 본래 이름을 버리고 김은재라는 새로운 인물로 신분을 세탁한다. 혼인신고서에는 '홍성신·김은재'라는 이름이 나란히 적힌다. 두 사람은 사랑도 존중도 없는, 철저히 목적에 따른 계약 부부가 된다.

내가 가진 전 재산을 아내 김은재에게 상속한다.

결정적인 장면은 김은재가 남편 홍성신을 대신해 칼에 맞는 순간이다. 이 일을 계기로 홍성신의 태도는 달라진다. 김은재는 거래 상대에서 '진짜 아내'로 자리를 바꾸고, 그는 전 재산 상속을 공증으로 남긴다. 만약 극 중 설정처럼 김은재가 실제로 재산을 전부 상속받았다면 어떤 과세 이슈가 발생하는지 정리해 봤다. 

세법에서는 부부도 '남'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는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이며, 배우자가 아무리 많은 재산을 상속받더라도 공제 한도는 30억원을 넘지 못한다. 공제 한도가 '상속재산 가액에 법정상속분을 곱한 금액과 30억원 중 적은 금액'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자 상속공제를 적용할 때는 '사실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24조)을 보면, 상속인이 아닌 자(사실혼 배우자)가 유증을 받는 경우 상속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함께 살았더라도 혼인 신고가 없다면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을 수 없다.

흥미로운 점은 조세회피를 방지(재산 압류 등)하려 할 때는 법률혼과 사실혼을 같은 잣대로 본다는 것이다. 국세기본법상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족은 체납자의 압류 재산 대상이 되는데, 이때 사실혼 관계도 배우자로 본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법률혼 배우자와 세법 측면에서 다르게 취급하는 건 실질과세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혼과 사실혼, 상속세 차이는 ?

그렇다면 법률혼과 사실혼의 차이는 실제 세금에서 얼마나 벌어질까. 다시 드라마 이야기로 돌아와서, 홍성신과 김은재의 결혼은 장기 이식을 위한 계약에서 출발했다. 법조계 의견을 종합하면, 목적이 있는 결혼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혼인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혼인신고만 했고 실질적인 부부 공동생활의 의사가 없었다면 '가장혼인'으로 판단될 여지는 있다는 설명이다.

홍성신이 실제로 얼마의 재산을 남겼는지는 드라마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다만 억 단위 자산을 아무렇지 않게 다루는 설정을 고려해, 김은재가 ①사실혼 관계로 ②100억원의 재산을 단독 상속받는 상황을 가정해 세부담을 추정해 봤다. 

법률혼 배우자라면, 일괄공제(자녀가 있을 시)·배우자 상속공제를 거쳐 과세표준을 구한다. 하지만 사실혼 배우자는 세법상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공제를 못 받는다. 이에 과표 100억원에서 50%의 세율을 곱한 뒤 누진공제액인 4억6000만원을 빼면 된다. 

이 계산식을 거치면 결국 은재는 상속재산에서 절반 가까운 금액(45억4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만약, 은재가 법률혼 배우자라면 산출세액은 30억4000만원(70억원×50%-4억6000만원)이다. 이는 배우자 상속공제 30억원을 차감한 결과다. 일괄공제 5억원은 자녀가 없기 때문에 받지 못한다. 

강정호 세무법인 센트릭 세무사는 "배우자가 유일한 상속인인 경우는 일괄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며 "자녀가 있다면 일괄공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 수에 따라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가 달라질 수 있다. 민법상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은 '자녀 1명의 1.5배'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녀가 4명(한 명당 지분 1)이라면 전체 지분은 5.5(1.5+4)로,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비율은 약 27.3%(1.5÷5.5)다. 상속재산이 100억원이라면 배우자 상속공제는 약 27억3000만원(100억원 × [1.5 ÷ 5.5])이 된다. 

강 세무사는 "자녀가 많으면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이 줄어들어서 공제 한도는 30억원 이하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명품 되팔아서 돈 벌면 세금 낼까

드라마에서는 명품 브랜드 오픈런(문이 열리자마자 뛰어 들어가 구매하거나 관람하는 현상) 장면까지 더해진다. 고가 물품을 사고 되파는 행위 역시 현실에서는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영역이다. 

우선 사업을 위한 행위로 규정되느냐가 중요하다. 소득세법(제19조)에서는 사업소득을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하에 계속·반복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으로 규정한다. 이 조문만 보면, 반복적인 영리를 추구했느냐가 과세 기준이 된다는 소리다. 바꿔 말해, 일시적으로 중고 물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신혜선)이 현금을 싸 들고 에르메스 매장에 가서 가방을 싹쓸이하는 믿기지 않는 장면도 나온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 존재한다면, 주인공은 세무조사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확보한 정보(고액현금거래)가 세무조사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FIU 정보를 이용한 세무조사 실적은 2024년 기준 1만2181건으로, 전체 세무조사(1만3980건) 중 87%가 FIU 정보를 활용해 진행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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