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9일 "설 명절을 앞두고 먹거리, 생필품 등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야기하는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한 네 번째 세무조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4차 세무조사 대상은 모두 14개 업체다. 가격담합이나 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먹거리와 생필품 가격을 부당하게 올리고, 그 과정에서 정당한 세금을 회피한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들이 대상에 올랐다. 이들 업체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검찰 수사 결과 담합 혐의로 기소된 밀가루 가공업체와 할당관세 혜택을 받은 청과물 유통업체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담합·독과점 구조의 가공식품 업체와 생필품 제조업체, 농축수산물 유통업체 등 103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1차 조사에서는 53개 업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1785억원을 추징했다. 국민 먹거리와 직결된 독·과점 업체 3곳에서의 추징액(1500억원)이 전체의 85%였다.
이번 4차 세무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가공식품 제조업체(6곳)다. 한 밀가루 가공업체는 수년간 가격과 출하량을 담합해 제품가격을 44.5% 인상했고, 원재료 매입 단가를 조작해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탈세한 사실이 적발됐다. 특히 사주 일가의 장례비와 사주 소유 스포츠카 수리비 등을 회사 경비로 대신 부담한 정황도 확인됐다.
가격 인상으로 늘어난 이익을 원가 부풀리기로 숨긴 농축산물 유통업체와 생필품 제조업체는 5곳이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저가에 수입한 과일을 오히려 인상된 가격에 판매하거나, 특수관계법인에 과다한 유통비를 지급해 탈세한 사례가 포함됐다.
또 다른 조사 대상은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3곳)다. 이 중 전국에 10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둔 가맹본부는 지사로부터 받은 가맹비·로열티·광고비 수입신고를 누락하거나, 실제 근무하지 않는 가족에게 급여를 지급해 이익을 축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공정거래위원회나 검·경 수사를 통해 담합이나 독·과점 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즉각 조세 탈루 여부를 정밀 분석하고, 필요시 세무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