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팔까, 줄까, 빚 얹어줄까…중과 앞둔 다주택자의 계산서

  • 2026.02.05(목) 09:51

올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 중과세 적용
양도·증여·부담부증여, 세부담 비교하니

다주택 보유자들이 다시 계산기를 꺼냈다. 다주택자가 보유 주택을 처분할 때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조치가 오는 5월 9일 종료되면서, 같은 달 10일부터 주택을 팔 때는 중과된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예는 없다"고 못 박은 만큼, 중과세율이 다시 원복하는 건 사실상 확정이다.

다주택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은 '언제 팔아야 이익을 보느냐'다. 다만 중과세 여부만으로 유불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과세가 붙더라도 집값이 더 크게 오르면 실익이 남을 수 있어서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 굳이 중과세 유예 종료 시점에 맞춰 급하게 처분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도 할 수 있다.

만약 주택 처분을 결정한다면 선택지는 크게 세 갈래로 좁혀진다. 중과세를 적용받기 전에 매도(양도)하거나, 자녀에게 증여로 넘기거나, 채무를 함께 이전하는 부담부증여를 택하는 방식이다. 각 선택지에 따라 세금 부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따져봤다.

①5월 9일 넘겨 '양도'하면 세부담 얼마나 늘까

2022년 5월 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부동산 세제개편을 예고했다. 세부 과제 중 하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이었다. 이 조치는 2022년 5월 10일부터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1년 단위로 연장돼왔으며, 오는 5월 9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유예가 끝나면 양도세 부담은 확연히 달라진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처분하면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최고세율은 2주택자 65%, 3주택자는 75%까지 오른다. 중과 대상이 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중과세 적용 여부에 따라, 세금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차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5월 9일 전후로 양도했을 때 실제 세금은 어떻게 달라질까. 배세영 세무법인 센트릭 세무사의 자문을 받아 시뮬레이션해 봤다.

1세대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2채를 모두 보유한 상태에서, 10년 보유한 주택 1채를 양도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해당 주택의 취득가액은 10억원, 양도가액은 30억원이다. 편의상 필요경비(중개수수료 등)는 제외했다.

중과 배제를 적용한 상태에서는 양도차익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4억원을 뺀 16억원이 양도 소득금액이 된다. 이후 기본공제(250만원)를 제한 15억9750만원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납부할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

앞선 소득을 기준으로 45%의 세율을 적용받게 되며, 이에 따른 산출세액은 6억5293만5000원이다. 여기에 지방세(산출세액의 10%)를 더하면, 최종적으로 내야 할 양도세는 7억1822만8500원이 된다.

반면 중과세율이 적용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없고,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가산돼 최고 65% 세율이 적용된다. 이 경우 최종 납부세액은 13억5567만8500원으로 늘어난다. 주택 처분 시점이 하루만 달라도 세 부담이 6억원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세부담이 커지기 전 매물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양도세 중과 규정이 실제 시행된 2021년 전후에는 다주택자 매도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 양도 건수는 2019년 3만9000건에서 2020년 7만1000건으로 늘었고, 시행 첫해인 2021년에는 11만5000건까지 증가했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여유를 준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는 계약 후 3개월,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시 등 경기 12곳은 계약 후 6개월 내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접수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②시가 30억짜리 주택, 자녀에게 준다면

주택 처분을 계획하고 있는 다주택자에게 사실상 두 번째 선택지는 증여다. 앞선 사례와 같은 조건으로, 주택 1채(시가 30억원)를 자녀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해 봤다.

현재 증여재산의 가치를 따질 때 시가로 평가(평가기준일 전 6개월~평가기준일 후 3개월)하는 게 원칙이다. 시가로 인정되는 금액이 없다면, 기본적으로는 기준시가를 증여재산으로 평가하게 된다. 다만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있을 때는 이를 우선 적용해서 증여재산가액으로 본다.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때 '채무액(대출금 등 수증자 인수)'을 빼거나 '10년 내 증여받은 재산'을 가산해야 하는데, 편의상 이를 제외하고 증여재산가액(과세가액)을 30억원으로 했다.

이 금액에서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을 빼면, 29억5000만원이 과표가 된다. 이를 기준으로 40%의 세율을 곱한 뒤 누진공제액인 1억6000만원을 제외하면 산출세액은 10억2000만원이다.

여기에 자진신고세액공제 3%에 해당하는 3060만원을 빼주면 9억8940만원의 증여세를 내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택 증여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건 '취득세'다.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의 일정 금액 이상 주택을 증여할 때, 증여받는 사람이 낼 취득세율이 12%(1주택 9억원 초과는 3%)로 확 뛰기 때문이다. 추가로 교육세까지 부담한다면, 시가 30억원짜리 집을 증여받고 내야 할 세금은 13억6140만원이 된다.

③전세금 등 채무도 같이 증여한다면

같은 주택을 자녀에게 넘기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증여하느냐에 따라 세금은 크게 달라진다. 이때 채무(임대보증금 등)를 함께 넘기는 '부담부증여'는 절세 선택지로 자주 거론된다. 부담부증여는 임대보증금·주택담보대출 등 채무를 함께 넘겨주는 것을 조건으로 집을 증여해, 증여자산가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2주택자가 양도세 중과세가 적용되기 전에, 시가 30억원짜리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주택에 전세보증금 10억원이 설정돼 있어 자녀가 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부담부증여를 하면, 증여재산가액은 20억원으로 줄어든다. 대신 채무를 넘긴 10억원은 사실상 양도로 보고, 증여자에게 양도세가 매겨진다.

이 경우 증여자(부모)는 양도세·지방소득세로 2억538만원을, 자녀는 증여세·취득세로 8억8240만원을 부담한다. 가족 전체 세부담은 10억8779만원이다. 반면 채무(전세보증금)까지 증여자가 부담하는 일반 증여라면, 자녀가 내야 할 세금은 13억6140만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되는 5월 10일부터는 부담부증여의 절세 효과가 크게 줄어든다. 중과가 적용되면 채무 인수분이 양도로 간주되면서, 증여자에게 부과되는 양도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시가, 채무 등)으로 증여자가 부담해야 할 양도세·지방소득세는 4억1456만원이 된다. 자녀가 부담하는 증여세 등까지 합하면, 가족 전체 세부담은 12억9696만원으로 나온다.

결과적으로 중과 적용 이후에는 부담부증여가 일반 증여보다 여전히 세 부담이 적긴 하지만, 절감 효과는 약 6440만원(13억6140만원→12억9696만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