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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81원…한국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나

  • 2026.01.21(수) 15:53

[프리미엄 리포트]신민호 대문관세법인 대표관세사

원·달러 환율이 고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은 단순한 시장 지표를 넘어 산업 구조와 소득, 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의 체온계다. 신민호 관세사(경제학박사)는 이번 기고에서 고환율을 일시적 변동이 아닌 구조적 흐름으로 진단하고, 수출·산업·가계가 어떤 방향으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짚는다. 환율을 방어의 대상이 아니라, 외환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경제 체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달러 환율이 1481원을 기록했다. 이 숫자는 외환시장 안에서만 의미를 갖는 지표가 아니다. 수입 물가와 에너지 비용, 해외 교육비와 여행비, 기업의 원가와 이자 부담까지 일상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환율은 단순한 금융 수치를 넘어, 우리 경제가 외부 충격을 어떻게 흡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체온계에 가깝다.

지금의 고환율을 일시적 변동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반복성과 지속성이 뚜렷하다. 단기적인 등락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나, 환율의 평균 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요인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글은 당장의 환율을 예측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왜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선택을 통해 이를 완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고환율의 파장: '수출국 프리미엄' 약화

과거에는 고환율이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고환율은 이익을 확대하기보다는 비용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제조업은 원자재·에너지·부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에서는 환율 상승의 효과가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환율 상승은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전이된다.

기업의 경우 수입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외화 부채를 보유한 기업은 이자 부담이 확대된다.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가격 결정력은 약화되고, 글로벌 바이어와의 장기 계약 체결도 어려워진다. 특히 중간재·부품 수입 비중이 높은 제조업일수록 환율 상승은 영업이익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수입 물가 상승은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해외 교육·여행·소비 비용은 빠르게 증가한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자산 격차도 확대되기 쉽다. 이처럼 고환율은 명시적인 세금은 아니지만, 실질소득을 잠식하는 효과를 가진다는 점에서 숨은 부담에 가깝다.

2. 고환율 시대가 도래한 구조적 원인

이번 환율 상승을 단순한 시장 과민 반응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차,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달러 강세 지표, 외환 수급 요인이 환율을 흔든다. 그러나 이러한 변동이 반복될수록 환율의 평균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외화를 벌어들이는 구조와 그 지속성이다.

첫째, 글로벌 달러 회귀 현상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고금리 기조를 장기화하며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시화되면서 달러는 다시 안전자산으로 선호되고 있다. 달러 결제망의 압도적 지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달러는 통화이자 글로벌 경제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둘째,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도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와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면,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출 비중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내수 기반 역시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는 외환이 자연스럽게 유입되기보다는, 노동·설비·물류를 거쳐서야 확보되는 구조임을 의미한다.

셋째, 자본 흐름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자금은 변동성이 크고, 위험 국면에서 이탈이 빠르며 재유입은 상대적으로 느린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환율은 하락보다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띠게 된다.

3. 환율은 어떻게 내려오는가: 구조가 바뀔 때

환율은 정책 선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외화를 지속적으로 벌어들이고, 그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 비로소 하락 압력이 형성된다.

수출 물량 중심에서 외화 수익률 중심의 경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물량 수출보다는 지식·서비스·솔루션 수출이 중요해진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 표준, 인증을 확보하는 구조로 이동해야 하며, 가격 경쟁보다 규제와 표준 대응 능력이 경쟁력이 되는 산업 구조가 요구된다. 외환은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에서 더 오래 머문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출과 외화 수익 산업이 확대되면 경상수지의 질이 개선되고, 외환 공급의 변동성이 줄어든다. 그 결과 중장기적으로 환율의 상방 압력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디지털 서비스,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 데이터·AI 기반 서비스, 글로벌 규제 대응 컨설팅과 솔루션은 공장을 해외에 짓지 않더라도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아울러 환율 방어 중심의 접근에서 환율 체질 개선으로 시선을 옮길 필요가 있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단기적인 시장 안정에 주력하고, 기업은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며, 가계는 소득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환 보유액을 소진하는 단기 방어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외화 유입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율은 목표가 아니라, 구조의 결과다.

4. 고환율 시대, 우리는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까

고환율 시대는 피해야 할 환경이라기보다, 적응하고 관리해야 할 환경이다.

기업은 외화 매출 비중을 점검하고, 거래 통화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환율 리스크를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계약 구조를 마련하고, 통관, 원산지, 규제 대응 역량을 내부에 축적해야 한다. 환율에 휘둘리는 기업과 환율을 하나의 조건으로 관리하는 기업 간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된다.

가계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원화 소득과 외화 소득을 병행하는 구조를 고민하고, 해외 소비 중심의 사고에서 해외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단기 환차익보다는 장기적인 외화 자산 흐름을 관리하는 관점이 중요하다. 가계 또한 환율의 소비자에서 환율의 참여자로 전환해야 한다.

1481원이라는 숫자, 그리고 우리의 선택

환율이 1481원까지 오른 지금, 한국 경제는 중요한 질문을 마주한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외화를 벌고, 그 흐름을 지속할 것인가?

고환율은 분명 부담이지만, 동시에 구조를 점검하고 전환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보다, 선택할 수 있는 구조에 집중해야 한다. 환율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장을 설득하는 선언이 아니라, 외환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오는 사업 구조와 경제 체질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단기 처방이 아니라 구조적 선택이다. 문제를 인식하고 차분히 대응한다면, 환율 역시 그 결과로서 달라질 수 있다.

☞신민호 관세사(경제학박사)는?
현 서울관세사회 회장이자 대문관세법인 대표 관세사다.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에서 국제상무 전공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법무법인 율촌·충정 등에서 관세·통상 자문을 수행했으며, 미국 워싱턴 D.C. 글로벌 로펌 파견을 통해 국제 통상과 환율·공급망 이슈에 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정책과 시장, 통관 실무를 연결하는 공급망 전략가로서 『2026 쇼크: 공급망은 이미 전쟁터다』, 『외국환거래법과 검사, 모르면 당한다』, 『트럼프 2.0의 경고』 등을 집필했으며, 최근에는 고환율과 통상 질서 변화 속 기업과 경제 구조의 대응 방향을 분석·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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